이제 벌써 7기를 맞는 ‘대학생 과학나눔 봉사단’을 비롯해,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강혜련)에서는 소외된 지역의 과학문화 체험을 위한 각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500개소 읍면동에서 실시되고 있는 ‘생활과학교실’, 청소년 보호시설, 고아원, 복지관 등 상대적으로 과학문화 환경에서 소외되고 있는 청소년을 찾아가 강연을 펼치는 ‘과학기술앰배서더’ 등도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 중 하나다.
비단 외부 활동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재단 내부에서도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과학문화 확산에 일조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벌써 4년째를 맞이하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과학 실험’ 이 바로 그것.
100%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봉사활동
지난 28일, 성남시에 위치한 수정청소년수련관 강의실에서는 관내 결손가정 청소년 40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열렸다. 과학실험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키트 설명을 도와줄 도우미, 실험과 관련된 과학 원리를 설명하는 강사 모두 창의재단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날 이뤄진 과학실험 주제는 ‘시계야 소금물이 필요하니?’로,키트를 사용해 학생들이 소금물 전지를 직접 만들어보고, 관련된 내용인 친환경 첨단전지 및 전기회로에 대한 원리를 배우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학생들이 실험에 임하는 자세였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강의실은 꽉 차있었고 재능기부 강사들에게 쉴 새 없이 질문을 하는 등 배움에 대한 열기 또한 대단했다. 영재 아카데미의 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이, 학생들은 과학 도구들을 직접 조립하고 만져보는 일에 집중하며 진지한 자세로 실험에 임하고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희망대 초등학교 이민혁 학생은 “주말에 할 일 없으면 게임방을 가거나 운동을 하러 가는데, 이렇게 과학 도구를 직접 만지고 다루는 자리가 있으면 내 학습이나 머리를 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오게 된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과학 도구들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제법 의젓하게 말한다.
‘나홀로족’이 많은 결손 가정 자녀들은 컴퓨터 중독에 걸리거나 사회성 부족으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탈선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여성가족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를 통해 다양한 청소년활동 프로그램 운영하고 청소년을 위한 종합서비스를 지원하는 국가정책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과학 봉사활동도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와 연계해 작년부터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열리고 있다.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의 장명아 지도사는 “예산 문제로 과학 실험 재료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과학실험 프로그램은 실험의 질이 높고 흥미로워서 학생들이 기다릴 만큼 너무 좋아하고 있다”며 “이곳에 나오는 학생들은 상처가 있지만 머리가 똑똑한 학생들이 많다. 과학실험이 학생들에게 학습흥미를 불러일으켜 개개인의 진로를 발견해 나가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 것 같다”고 봉사활동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과학문화 확산…안으로, 더 안으로
과학창의재단 봉사동아리인 ‘한마음회’와 ‘청미회’가 본격적으로 봉사 활동을 진행한 것은 지난 2008년부터였다. 공공기관으로서 창의재단의 비전인 ‘과학문화 확산’을 공감하는 직원들이 해택을 받지 못하는 과학문화 소외 계층을 직접 찾아가 학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주자는 마음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자발적으로 회비를 걷고, 모임 구성에서부터 활동까지 직원들의 재능기부로만 이뤄진 이 봉사활동은 4년째 지속되고 있다. 봉사활동을 시작했던 ‘남산원’, ‘안산 다문화가정 센터’ 그리고 ‘성남 수정청소년센터’에 이르기까지 학생들과 정도 들어서, 작년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에는 안산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초청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해 온 재단 관계자는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1년 이상 지속할 것을 약속한다. 봉사활동한 곳이 사회의 관심을 받아 지원이 많아지면 다시 더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으로 이동해 더욱 많은 아이들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처음부터 그저 아이들이 좋아 활동을 시작했다는 장순범 노조지부장은 “전 직원이 협력적으로 진행하는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과학문화 확산의 분위기가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외된 자들을 돌아보고 보듬어 주는 재능기부 봉사활동. 소외된 지역을 찾아 안으로, 더 안으로 들어가는 헌신적인 행동들이 역으로 더 넓고 큰 의미의 과학문화 확산활동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박정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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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01-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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