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10개국 TV에 방영되며 프랑스 최고시청률 51.7퍼센트를 기록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있다.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대통령 대신 ‘뽀통령’이라 불리며 시청 중에는 높은 집중력을 발휘시켜 육아 필수품으로 꼽힌다. 바로 ‘뽀로로’다.
국내 시청률뿐만 아니라 인지도, 호감도, 매출액 등 애니메이션 관련 조사에서 언제나 1위를 달린다. 지난해 팔려나간 캐릭터 상품만 4천500만개에 달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모바일 분야에는 ‘카카오톡’이 있다. 별도의 비용 없이 스마트폰끼리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게 해주는 서비스로, 사용자만 3천만명에 달하고 하루에 전송되는 메시지가 7억건을 넘어섰다. “문자로 보내라”는 말 대신 “카톡으로 얘기하자”는 표현이 익숙할 정도다.
지식서비스 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회사들이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4일(목)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1 지식서비스 국제 컨퍼런스’에는 뽀로로 캐릭터를 디자인한 김일호 ㈜오콘 대표와 카카오톡으로 메신저 신화를 새로 쓴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가 연사로 섰다.
‘협력과 상생’이 지식서비스 성공의 핵심
김 대표와 이 공동대표가 지식서비스 산업의 핵심을 꼽은 것은 ‘협력과 상생’이었다. 생태계를 건전하게 유지해서 업계 전체의 수준을 높여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일호 대표는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제작구조에 대해 설명하며 “전문성 갖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창작, 사업, 방송 역할을 분담한 것”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현재 뽀로로는 ㈜오콘이 기획과 창작을, ㈜아이코닉스가 마케팅과 사업을, EBS가 방송을 담당하고 있으며 저작권도 3개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탄탄한 공조체제 덕분에 해외진출 과정에서도 애니메이션 방영과 캐릭터 상품 판매를 동시에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 창작을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팀과 저작권을 담당하는 비즈니스팀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석우 공동대표는 카카오 서비스가 아이폰,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등 플랫폼이 서로 다른 스마트폰 간의 장벽을 뛰어넘은 비결에 대해 “서비스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메시지의 가치뿐만 아니라 인간관계까지도 확장시켰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사람을 연결하는 ‘플러스친구’에 이어 게임, 음악, 미디어까지 포괄하는 ‘카카오링크’를 서비스 중이다. 개인뿐만 아니라 회사까지도 카카오 서비스를 자신의 플랫폼에 탑재시켜 마음껏 이용할 수있는 ‘서드 파티(Third Party)’ 정책을 허용해 동반성장을 이룬 것이다.
“비전문가도 마음껏 변경할 수 있어야 지식서비스”
이날 컨퍼런스에는 해외 전문가들도 함께 했다. 소프트웨어 설계의 권위자인 데이비드 갈란(David Garlan)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가 ‘서비스지향 아키텍처를 넘어 최종사용자 아키텍처로(Beyond Service-Oriented Architectures: End-User Architecting)’이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갈란 교수는 “과학이나 비즈니스 등의 분야에서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에는 장벽이 높다”고 지적하며 갈란 교수는 “기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용자들도 소프트웨어를 마음껏 설계하고 변경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기술을 개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전문가 또는 준전문가에 해당하는 최종사용자(end-user)도 소프트웨어를 마음대로 설계하고 변경할 수 있도록 ‘아키텍처 레이어’ 개념을 도입하라”고 조언했다. 아키텍처 레이어(architecture layer)는 필요와 요구에 따라 소프트웨어를 변형시킬 때 기능을 바꾸면서도 핵심기술은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중간층’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뇌 촬영에 쓰이는 이미지 변환 프로그램이 너무 복잡하고 다양해 의사나 과학자들 스스로 최적화시켜 사용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아키텍처 레이어’ 개념을 도입하면 소프트웨어 본래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사용자 개인별로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후 진행된 세션에서는 가빈 맥과이어(Garvin Maguire) 영국 엔진그룹 수석디자이너가 ‘차별화 전략을 통한 효과적인 서비스 디자인’에 대해, 리즈벳 볼 폴슨(Lisbeth Bahl Poulsen) 유럽연합위원회 정책관이 ‘산업 정책을 위한 서비스 혁신’에 대해 강연했다.
이외에도 한국과 일본의 성공사례가 소개되는 등 지식서비스 혁신과 활성화에 대한 폭넓은 정보공유가 이루어졌다.
- 임동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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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11-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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