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세균)는 억울합니다. 사람들이 더럽고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박테리아 중에는 배탈을 일으키는 대장균도 있고, 결핵균이나 콜레라균처럼 전염병을 일으키는 녀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박테리아가 이렇게 나쁜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착한 박테리아계의 대표주자인 ‘뿌리혹박테리아’만 해도 그렇습니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콩의 뿌리에 난 혹에서 사는 박테리아인데요. 이들은 공기 속에 있는 질소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콩에게 질소를 만들어주는 대가로 영양소와 산소를 얻고 있습니다. 이렇게 콩과 뿌리혹박테리아는 서로 도우면서 함께 사는 ‘공생 관계’에 있습니다.
인간 몸 속에 있는 착한 박테리아
질소는 공기의 78%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물질입니다. 하지만 뿌리혹박테리아가 없다면 콩은 질소를 하나도 활용하지 못하고 말라죽게 될 것입니다. 뿌리혹박테리아가 만든 질소는 단백질로 바뀌어서 콩 속에 가득 들어차게 되는데요. 이것은 결국 우리에게도 중요한 영양소가 됩니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콩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에게도 좋은 일을 하는 셈입니다.
착한 박테리아는 콩 속에만 사는 게 아닙니다. 우리 인간의 몸속에도 착한 박테리아가 많습니다. 우리 몸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는 100조~1,000조 개 정도가 되는데요. 사람의 세포가 약 60조 개라는 걸 생각해보면, 몸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가 사람의 세포보다 훨씬 많은 어마어마한 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박테리아의 종류도 무척 다양합니다. 사람의 피부에 사는 박테리아의 종류는 약 150종, 장 속에 사는 박테리아는 약 400종이나 된답니다. 물론 이중에는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 나쁜 박테리아도 있습니다. 하지만 뿌리혹박테리아처럼 사람과 서로 도우면서 사는 착한 박테리아도 많습니다.
우선 피부에 사는 착한 박테리아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피부에 해로운 병원균이 살지 못하게 쫓아내거나, 피부에서 나오는 지방을 분해해서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샤워를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착한 박테리아를 해쳐서 피부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에 있는 소화기관 중 하나인 대장 속에 사는 박테리아는 ‘제3의 장기’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일들을 합니다. 우선 사람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사람이 소화시킬 수 없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도 소화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사람이 음식을 먹고 얻는 에너지의 10~15%는 장 속 박테리아가 소화시켜 준 것이랍니다.
장 속 박테리아는 면역작용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장 속 박테리아는 탄수화물을 발효시켜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드는데요. 이 물질은 대장세포를 튼튼하게 만들어 암 같은 병이 잘 걸리지 않게 만듭니다. 또 핏속에 있는 나쁜 지방인 콜레스테롤도 낮춰 줍니다. 나쁜 박테리아들이 우리 몸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도 장 속 착한 박테리아입니다.
오징어 몸 속에 사는 '발광 박테리아'
참고로 우리 몸에는 장 속 박테리아를 위한 비밀 장소도 마련돼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맹장이라고 부르는 ‘충수’인데요. 대장 끝에 달린 조그만 꼬리 같은 기관인 충수는 오랫동안 필요 없는 기관이라고 생각돼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팀의 실험결과, 이곳이 착한 박테리아가 숨는 공간이라는 게 밝혀졌답니다. 설사 같은 병이 나서 장 속의 박테리아가 모두 비워질 때, 착한 박테리아들이 충수에 숨었던 거죠. 병이 낫고 나면 착한 박테리아들은 충수 속에서 나와 나쁜 박테리아들보다 먼저 장 속을 차지한답니다.
이러한 박테리아 연구를 위해 우주로 떠난 별난 생물체들도 있습니다. 마지막 비행을 마친 미국의 우주왕복선 ‘인데버호’에는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특별한 생물들이 우주여행을 했습니다. 바로 길이가 1~8cm에 불과한 짧은 꼬리 오징어와 이 오징어의 몸 속에서 사는 ‘발광박테리아’ 였습니다.
‘발광박테리아’는 짧은 꼬리 오징어의 몸 속에서 빛을 만들어 바다속에서 달빛을 받은 오징어가 포식자들에게 포착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짧은 꼬리 오징어는 이처럼 공생관계에 있는 발광박테리아가 우주공간이라는 극한환경에서 해로운 박테리아로 변하는지 등을 실험하기 위해 우주로 보내졌다고 해요. 이처럼 많은 종류의 박테리아가 사는 만큼 박테리아에 대한 연구는 우주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있답니다.
자, 이렇게 우리 생활과 몸속에 유익한 박테리아가 있다는 것을 알고보니.. 그 동안 더럽고 해롭다고만 생각했던 박테리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제부터는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착한 박테리아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박테리아야, 함께 살아줘서 고마워!”라고 인사해보는 건 어떨까요?
착한 박테리아계의 대표주자인 ‘뿌리혹박테리아’만 해도 그렇습니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콩의 뿌리에 난 혹에서 사는 박테리아인데요. 이들은 공기 속에 있는 질소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콩에게 질소를 만들어주는 대가로 영양소와 산소를 얻고 있습니다. 이렇게 콩과 뿌리혹박테리아는 서로 도우면서 함께 사는 ‘공생 관계’에 있습니다.
인간 몸 속에 있는 착한 박테리아
질소는 공기의 78%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물질입니다. 하지만 뿌리혹박테리아가 없다면 콩은 질소를 하나도 활용하지 못하고 말라죽게 될 것입니다. 뿌리혹박테리아가 만든 질소는 단백질로 바뀌어서 콩 속에 가득 들어차게 되는데요. 이것은 결국 우리에게도 중요한 영양소가 됩니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콩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에게도 좋은 일을 하는 셈입니다.
착한 박테리아는 콩 속에만 사는 게 아닙니다. 우리 인간의 몸속에도 착한 박테리아가 많습니다. 우리 몸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는 100조~1,000조 개 정도가 되는데요. 사람의 세포가 약 60조 개라는 걸 생각해보면, 몸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가 사람의 세포보다 훨씬 많은 어마어마한 수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박테리아의 종류도 무척 다양합니다. 사람의 피부에 사는 박테리아의 종류는 약 150종, 장 속에 사는 박테리아는 약 400종이나 된답니다. 물론 이중에는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 나쁜 박테리아도 있습니다. 하지만 뿌리혹박테리아처럼 사람과 서로 도우면서 사는 착한 박테리아도 많습니다.
우선 피부에 사는 착한 박테리아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피부에 해로운 병원균이 살지 못하게 쫓아내거나, 피부에서 나오는 지방을 분해해서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샤워를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착한 박테리아를 해쳐서 피부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에 있는 소화기관 중 하나인 대장 속에 사는 박테리아는 ‘제3의 장기’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일들을 합니다. 우선 사람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사람이 소화시킬 수 없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도 소화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사람이 음식을 먹고 얻는 에너지의 10~15%는 장 속 박테리아가 소화시켜 준 것이랍니다.
장 속 박테리아는 면역작용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장 속 박테리아는 탄수화물을 발효시켜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드는데요. 이 물질은 대장세포를 튼튼하게 만들어 암 같은 병이 잘 걸리지 않게 만듭니다. 또 핏속에 있는 나쁜 지방인 콜레스테롤도 낮춰 줍니다. 나쁜 박테리아들이 우리 몸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도 장 속 착한 박테리아입니다.
오징어 몸 속에 사는 '발광 박테리아'
참고로 우리 몸에는 장 속 박테리아를 위한 비밀 장소도 마련돼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맹장이라고 부르는 ‘충수’인데요. 대장 끝에 달린 조그만 꼬리 같은 기관인 충수는 오랫동안 필요 없는 기관이라고 생각돼 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팀의 실험결과, 이곳이 착한 박테리아가 숨는 공간이라는 게 밝혀졌답니다. 설사 같은 병이 나서 장 속의 박테리아가 모두 비워질 때, 착한 박테리아들이 충수에 숨었던 거죠. 병이 낫고 나면 착한 박테리아들은 충수 속에서 나와 나쁜 박테리아들보다 먼저 장 속을 차지한답니다.
이러한 박테리아 연구를 위해 우주로 떠난 별난 생물체들도 있습니다. 마지막 비행을 마친 미국의 우주왕복선 ‘인데버호’에는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특별한 생물들이 우주여행을 했습니다. 바로 길이가 1~8cm에 불과한 짧은 꼬리 오징어와 이 오징어의 몸 속에서 사는 ‘발광박테리아’ 였습니다.
‘발광박테리아’는 짧은 꼬리 오징어의 몸 속에서 빛을 만들어 바다속에서 달빛을 받은 오징어가 포식자들에게 포착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짧은 꼬리 오징어는 이처럼 공생관계에 있는 발광박테리아가 우주공간이라는 극한환경에서 해로운 박테리아로 변하는지 등을 실험하기 위해 우주로 보내졌다고 해요. 이처럼 많은 종류의 박테리아가 사는 만큼 박테리아에 대한 연구는 우주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있답니다.
자, 이렇게 우리 생활과 몸속에 유익한 박테리아가 있다는 것을 알고보니.. 그 동안 더럽고 해롭다고만 생각했던 박테리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제부터는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착한 박테리아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박테리아야, 함께 살아줘서 고마워!”라고 인사해보는 건 어떨까요?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 저작권자 2011-11-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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