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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성규 객원기자
2010-11-25

전신스캐너 ‘알몸 투시기’ 논란 사생활 침해에서 유해성까지 논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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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스캐너,일명 ‘알몸 투시기’ 논란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달 예멘발 미국행 항공화물을 이용한 ‘폭탄 소포’ 사건으로 항공기 테러 위협이 높아지면서 미국 정부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항공기 탑승객들은 물론이고 조종사와 승무원까지 무작위로 선별해 일명 ‘알몸 투시기’로 불리는 전신 스캐너 검색을 받도록 했고 이에 불응할 경우 항공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전신스캐너 ‘알몸 투시기’ 사생활 침해 논란

알몸 투시기를 통한 테러 방지는 지나치게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며 그간 각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런 가운데 알몸 투시기의 유해성 논란이 제기됐다. 알몸 투시기는 승객들이 은닉한 무기나 폭발물 등을 탐지하기 위해 공항 등에 설치되는 전신투시스캐너로 승객의 알몸을 일종의 3차원 영상으로 볼 수 있어 흔히 알몸 투시기로 불린다.


전신스캐너에는 고주파를 이용한 밀리미터파 스캐너(millimeter wavelength scanner)와 X선 투시기인 백스캐터 스캐너(backscatter scanner)가 대표적이다. 미국 주요 공항에 설치된 전신투시스캐너는 백스캐터 스캐너이다. X선은 원자나 분자를 이온화할 수 있으며 세포의 변화를 불러와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알몸 투시기는 미국 내 51개 공항에서 194대가 운용되고 있다. 내년 말까지 미국 내 공항에 1천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주요 공항에 설치된 백스캐터 스캐너는 낮은 준위의 X선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옷을 통과할 수는 있지만 피부나 금속을 통과하지는 못한다. 이 장치는 무기나 폭발물을 감지할 수 있어 보안 검색에 유용하지만 사람의 알몸을 투시할 수 있다. 이 알몸 투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교통안전국(TSA)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물질은 감지하면서도 사람의 이미지는 막대기 형태나 흐릿하게 보이도록 전환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에 있다.

알몸 투시기, X선 피부 집중 유해성 논란

미국 UCSD대 소속 과학자들은 지난 4월 한 공개서한을 백악관에 전달했다. 공항에 설치된 알몸투시기로부터 방출돼 사람의 피부에 전달하는 방사선의 양을 정부가 과소평가했다는 내용이다. 생화학자, 생물물리학자, 암학자, X선분석자로 구성된 이들은 정부의 측정방식이 신체 전체에 노출되는 방사선의 양을 기초로 작성됐다고 지적했다.

스캔을 하는 동안 방사선의 대부분은 신체의 표면에 집중될 수 있다. 이는 인체의 피부에 보다 집중된 양의 방사선이 전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 보건물리학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청 FDA와 공동으로 알몸투시기의 안전성을 조사했다. 이들은 아크릴로 만든 마네킹을 방사선에 노출했다. 마네킹 표면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알몸투시기로부터 방출되는 방사선의 양을 측정했다.

FDA는 이러한 방법은 “정당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켈리 클라식 FDA 대변인은 “이는 X선 기계로부터 방출되는 양을 측정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다”라며 이에 대해 “지난 50년 동안 사용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항에 설치된 알몸 투시기는 대부분의 의료용 장비와는 다른 방법으로 작동한다. 일군의 과학자들은 정부 발표 자료가 위험요소를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조지아 공과대 핵방사선공학과 글렌 스조덴(Glenn Sjoden) 교수는 “1천개의 알몸투시기와 정부가 측정에 사용했다고 말한 1개의 가슴측정용 X선 장치를 비교한 결과 위험요소가 일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람이 높은 준위의 방사선에 노출될 때 방사선은 인체 전체에 걸쳐 전달한다. 알몸 투시기에 사용되는 X선의 에너지는 가슴측정용 X선의 에너지보다 준위가 낮다. 이는 알몸 투시기의 방사선 노출이 피부에서 멈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조덴 교수는 “알몸투시기의 경우 신체의 모든 부분이 방사선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가 방사선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몸 투시기로부터 신체 전체의 방사선 양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피부에 노출된 양으로부터 외삽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조덴 교수는 충분한 안전성 검사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다. 어린이, 노년, 유전적으로 암이 될 경향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방사선 노출에 한층 민감하기 때문이다.

미 콜럼비아 의대 에드 니콜로프(Ed Nickoloff) 교수는 “안정성 데이터가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라며 “지금 시점에서 내가 보다 많은 정보를 얻기 전까지 나는 승객들에게 팻 다운(pat-down)방식을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팻 다운 방식은 보안요원들이 승객들의 몸을 직접 만지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9월 1일부터 인천공항을 비롯한 국내 4개 공항에서 전신검색장비(알몸 투시기)운영을 시험 가동했다.

이성규 객원기자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0-1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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