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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황지혜 객원기자
2020-12-16

어린 까마귀가 어른 유인원만큼 똑똑하다 사회적 학습, 의사 소통이 가능하고 인과 관계를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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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인지 발달이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빠르게 진행되며 인지 능력의 수준이 유인원 성체와 동등한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까마귀는 예로부터 지능이 높은 동물로 알려졌다. 이솝우화에는 까마귀가 주전자에 물이 조금밖에 남지 않았을 때 돌멩이를 넣어 물이 위로 올라오도록 해 마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동안 수행된 여러 연구를 통해 까마귀가 도구 제작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했다.

까마귀의 인지 발달이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빠르게 진행되며 인지 능력의 수준이 유인원 성체와 동등한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pixabay

독일 오스나브뤼크 대학(University of Osnabrück) 인지과학연구소(Institute of Cognitive Science)와 막스 플랑크 조류학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Ornithology) 연구팀의 실험 결과 태어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는 큰까마귀가 성체 유인원과 비슷한 인지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결과는 10일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독일 뮌헨 인근 막스 플랑크 조류학연구소에서 4, 8, 12, 16개월이 된 총 8마리의 큰까마귀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공간 이해 등 9개의 물리적 영역 평가와 커뮤니케이션 등 6개의 사회적 영역 평가를 포함해 총 15개 부문에 걸쳐 33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큰까마귀는 침팬지와 오랑우탄처럼 사회적 학습이 가능했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사물의 양과 사건의 인과 관계를 이해하는지에 대한 테스트를 능숙하게 수행했다.

예를 들어 셀 게임(엎어놓은 3개의 종지 등에 작은 물건을 넣어놓고 여러 번 위치를 바꿔 어느 종지에 물건이 들어있는지 맞추는 게임)처럼 세 개의 컵 중 하나의 컵에만 간식을 숨기고 컵을 여러 번 이동시켰을 때 까마귀는 간식이 들어있는 컵을 부리로 가리켰다.

세 개의 컵 중 하나의 컵 안에만 간식을 숨기고 컵을 이동시켰을 때 까마귀는 부리로 간식이 들어있는 컵을 가리켰다.ⓒScientific Report

또 피실험자가 간식이 들어있는 컵을 손으로 가리키며 신호를 줬을 때 이를 이해하고 컵을 선택했다. 이와 함께 인과 관계를 이해하는지, 공간 및 회전 기억을 가졌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에서도 까마귀는 모두 능력을 보여줬다.

이번 실험을 위해 연구진은 영장류를 위해 개발된 실험용 테스트를 까마귀 특성에 맞게 조정(The Corvid Cognition Test Battery(CCTB))해 활용했다. 큰까마귀로부터 도출된 결과를 침팬지 106마리와 오랑우탄 32마리를 대상으로 했던 실험 결과와 비교했을 때 큰까마귀의 능력은 유인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 부화한 지 4개월 된 큰까마귀나 16개월이 된 큰까마귀의 인지 능력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아 큰까마귀의 인지능력이 매우 빠른 시간 내에 완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큰까마귀는 4개월의 나이에 독립적으로 자신만의 생태, 사회적인 환경을 찾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실험용 새장의 구조도ⓒScientific Report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요 과학자인 오스나브뤼크 대학의 시모네 피카(Simone Pika)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까마귀의 인지 능력을 광범위하게 실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연구결과 까마귀는 사회적이나 물리적으로 정교한 인지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가 포유류와 조류 사이의 인지 진화 연결고리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포유류와 조류는 약 3억 년 전에 진화 계통이 분리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실험 평가 결과가 인간이 사육한 8마리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전체 까마귀의 인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황지혜 객원기자
저작권자 2020-1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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