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스마트폰 기술 접목해 망가진 시력 ‘회복’

아이리스비전 통해 망막 신경에 이미지 전달

지미 블레이클리(Jimmy Blakley)는 베트남전에 참전용사다.

정부의 징병 정책에 따라 베트남전에 참여했고 전쟁이 끝나기 4년 전인 1971년 병역 의무를 마쳤는데 제대 이후 시력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상한 것을 느낀 그는 의사를 찾아갔고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 때문인 것 같다는 의사의 진단이 내려졌다. 미군이 베트남 정글에 살포한 고엽제 성분이 블레이클리 씨의 눈에 들어갔고 시력을 손상시켰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

망가진 시각장애인의 시력을 보완해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저시력 보조 장치 ‘아이리스비전’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전 세계 수많은 장애인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ialvs.com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시신경에 전달

수년에 걸쳐 시력을 되살리기 위한 시술이 이루어졌다.

또한 시력을 유지하기 위한 약물을 투여했으나 결과는 더 악화됐고, 1999년에는 법적으로 실명 상태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72세가 된 블레이클리 씨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안경 렌즈 위에 확대 렌즈를 부착하고 60cm 떨어진 곳에 있는 TV 화면을 보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등 시력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최근 VR 헤드셋과 스마트폰을 사용한 저시력 보조 장치 ‘아이리스비전(IrisVision)’에 대해 알게 됐다. 곧 이 장치를 구입해 착용했고 자신의 인생이 바뀌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블레이클리 씨는 13일 ‘시애틀 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장치를 통해 시력검사표를 보자 표의 아랫부분이 보이기 시작했고, 다시 젊음을 찾은 것 같은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리스비전’은 앞면에 스마트폰을 끼워놓을 수 있도록 설계된 고글(goggles)이다.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카메라가 포착한 영상을 고글에 보내면 시각장애가 있는 사용자는 알고리즘에 의해 교정된 이미지를 보게 된다.

이 장치를 처음 개발한 사람은 UC 버클리 신경과학자였던 프랭크 워블린(Frank Werblin) 교수다. 그는 1969년 하버드 대학의 신경과학자 존 다울링(John Dowling) 교수와 함께 망막의 신경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전기생리학적 장치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4년에는 황반변성, 당뇨병성 망막증, 색소성 망막염, 녹내장 등으로 시력이 약화된 사람들을 위해 망막 칩 이식술을 시도하던 중 VR(가상현실) 기술을 결합시켜 안구 이식보다 훨씬 낮은 비용이 드는 ‘아이리스비전(IrisVision)’이 개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세계 시각장애인 위해 AI 플랫폼 구축

‘아이리스비전’의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한마디로 VR 기능의 헤드셋에 스마트폰을 연결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카메라 기능이 영상을 촬영하면 그 이미지가 사용자의 눈에 인식된다.

그러나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매우 세밀한 기능들이 작동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의 다양한 증상을 진단한 후 그 증상에 맞춘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알고리즘이 작동하면서 사용자에게 완전한 영상을 전송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미지의 크기를 확대하거나 선명하게 하는 등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산하 기관인 국립시각연구소(National Eye Institute)에서 ‘아이리스비전’을 개발하고 있는 프로그램 디렉터 제롬 우제크(Jerome Wujek) 박사는 향후 ‘아이리스비전’을 통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기능을 추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새로운 시장 역시 크게 창출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640만 명이 넘는 시각장애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중 40대 이상이 420만 명에 이르고 있다.

관계자들은 노인층 증가 추세에 비추어 향후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변증 등과 같은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의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와 같은 세균성 질병들은 시각 손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아이리스비전’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이리스 비전’ 연구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이리스비전’ 개발자 프랭크 워블린 교수는 국립시각연구소(NEI)로부터 150만 달러, 다른 벤처 투자가들로부터 4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으며, 스탠퍼드와 존스홉킨스 대학, 삼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VR, AR 기술 등 영상 기술과 융합 기술을 결합해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을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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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7월 14일4:20 오후

    장애가 있다고 해도 그대로 평생 살기에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학기술의 개발은 많은 장애를 극복해줄 희망입니다. 더 좋은 연구도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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