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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교육에 장벽‧편견은 없고 ‘재미’는 있죠” ‘놀이로 배우는 AI’…유원대 디지털 새싹 캠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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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충북 영동 유원대에서 열린 ‘방학 중 SW‧AI 교육 캠프’에서 학생들이 감정을 판독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만져봐. 이게 나사고 여기가 구멍이야. 드라이버를 오른쪽으로 돌려서 나사를 꽉 조여보자!” 지난달 23일 충북 영동에 위치한 유원대학교 영동캠퍼스를 찾았다. 초등부 학생들이 대학생들과 둘씩 짝을 지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부품들을 조립하고 있었다. 유원대가 한국과학창의재단(이하 창의재단)이 주관하는 ‘디지털 새싹 캠프’의 일환으로 1월 30일부터 2월 24일까지 진행한 ‘방학 중 SW‧AI 교육 캠프’ 현장이다. 디지털 새싹 캠프는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 체험과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창의재단이 전국단위로 처음 실시한 교육 사업이다. 유원대의 경우 사회적배려형 캠프 운영을 맡았다. 사회적배려형 캠프의 경우 특수교육대상자, 다문화 배경 학생, 도서‧벽지 학생 등 SW 및 AI 교육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손끝의 느낌으로 조립하고, 소리로 성취감 확보

▲ 시각장애인인 참가 학생은 손끝에 감각을 집중해 멘토 학생의 도움으로 무선조정차 조립을 완성했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초등부 강의실에 들어가니 무선조정차(RC카) 조립이 한창이었다. 빛을 전혀 감지 못하는 전맹 시각장애인인 지영(가영)이 주변에는 유독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1대 1로 멘토링을 맡은 유원대 학생뿐 아니라 유원대 특수교육과 교수까지 총충돌하여 지영이가 스스로 RC카를 조립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영이의 멘토를 맡은 김채림 유원대 간호학과 2학년 학생은 “눈이 보이지 않는 만큼, 촉각이 뛰어나서 부품들의 위치만 알려주면 곧잘 조립하고, 강의에서 질문도 하며 적극적으로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며 “조립을 완성하고 내일 RC카가 움직이게 되면, 지영이는 그 소리를 듣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놀이로 배우는 AI’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유원대의 캠프에는 김채림 학생과 같은 유원대 학생들의 봉사로 진행됐다. 유원대는 간호학과는 물론 초‧중등 특수교육학과를 보유하고 있어 사회적배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유리한 환경을 갖췄다. 25명의 참가 학생들과 1대 1로 짝을 맺은 멘토 학생들은 방학 중임에도 SW‧AI 캠프를 돕기 위한 교육도 따로 받았다. 강의의 주강사는 유원대 IT 관련 학과 교수들이 맡았고, 보조강사는 특수교육학과 교수진이 맡았다.

▲ 고등부 학생들은 RC카 조립을 완성한 후 RC카를 작동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하는 것까지 진행했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박상현 유원대 중등특수교육과 4학년 학생은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있지만, 실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실습할 기회는 많지 않다”며 “다운증후군 참가 학생을 담당하고 있는데,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도만 개입해도 수업을 재밌어하며, 잘 따라간다”고 말했다.  

참가자 모집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학부모 찾아다녀

▲ 유원대는 ‘놀이로 배우는 AI’를 주제로 캠프를 진행했다. Ⓒ사이언스타임즈 권예슬

유원대는 겨울 방학 동안 4회차에 걸쳐 캠프를 열었다. 참가자 100명 모집을 목표로 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참가 신청이 모여 최종적으로 110명이 캠프에 참여했다. 기획을 총괄한 지홍일 유원대 자동차소프트웨어학과 교수가 참가자 모집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참가자 모집을 위해 뛴 덕분이다. 지홍일 교수는 “사업 결과 발표로부터 캠프 시작까지 1달이라는 시간밖에 없었는데, 이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인근 지역 군청 및 교육청, 학부모 단체를 찾아다니며 설명회를 진행했다”며 “그 덕분에 영동군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학생들도 아침마다 학교가 마련한 셔틀버스를 타고 이곳에 모인다”고 말했다. 커리큘럼을 만들 때 일반 학생들 교육 과정과 특별한 차이를 두지 않았다. 소중한 기회로 느끼는지, 강의에서는 오히려 더 집중한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한다. 지 교수는 “멘토 학생들에게 교육 및 실습 과정에서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개입만 하고, 가능한 모든 것을 참가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두라고 지침을 내렸다”며 “참가 학생들은 평소 보살핌을 받는 것에 익숙했는데, 이번 캠프를 통해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경험을 했고 이것이 향후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다른 새싹 캠프는 1~2일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유원대는 5일짜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많지 않은 기회를 여실히 느끼라는 것도 있었지만 학부모들을 위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지 교수는 “5일간 학생들을 전문가와 함께 안전하게 보육해줌으로써 부모들도 업무에만 집중하거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숨통이 트이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학생이나 부모에게 어떤 피드백을 받았냐는 질문에 지 교수는 학부모로부터 받은 문자를 보여줬다. 학교를 다녀오면 하루 종일 병원 치료에 다니느라 엄마와 떨어져 살아본 적 없는 아이들이 긴 하루를 잘 보낼지 걱정했지만, 캠프에 다니면서 자신이 배운 SW와 AI에 대한 이야기로 수다를 떤다는 내용이었다. 나중에 커서 소방관이 되어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곳에 AI를 이용해 화재를 탐지하고 싶다는 학생도, 나중에 유원대에서 AI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한 학생도 있었다. 끝으로 지 교수는 “우리 캠프는 참가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를 본인의 능력으로 해결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SW와 AI를 배우길 바랐다”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무엇보다 사고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몸은 힘들었지만, 참여해준 학생들에게 보람된 4주를 보내게 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3-04-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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