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가 바꿔 놓은 전기차의 미래는?

[과학자의 연구실] KBSI 연구팀, 구부리거나 잘라도 작동하는 이차전지 개발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자동차 판매량이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43% 성장한 324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주목받고 있는데요. 환경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그린뉴딜 정책이 확산되면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신할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비로소 전기차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일까요?

전기차는 미래의 자동차일까?

전기차를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첨단 이동수단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사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운송기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K.벤츠와 G.다임러가 처음으로 실용적 가솔린기관을 완성해 특허를 받았던 1855년보다 앞선 1834년,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로버트 앤더슨은 최초의 전기차를 발명했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적고, 간단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로버트 앤더슨이 개발한 최초의 전기차 ⓒ스케넥터디 과학기술박물관

 

1912년에는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고, 에디슨은 포드 자동차와 손을 잡고 전기차 생산 효율화에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에디슨은 무거운 납산 배터리를 싣고 달리던 전기차에 니켈 철 배터리를 적용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개발이 성공하기 전에 내연기관차의 대량 생산 체제가 구축되고, 미국에서 원유가 발견되면서 전세가 역전된 것이죠. 가솔린 자동차보다 비싼 데다가, 배터리 중량과 충전 문제까지 갖고 있었던 전기차는 자동차 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배터리 잡아야 전기차 시대 온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자리를 내주어야 했던 가장 큰 원인은 배터리에 있습니다. 현재도 전기차 상용화를 더디게 만드는 것은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 그리고 충전 관련 인프라 등의 문제입니다. 특히 전기차 보급률과 함께 증가하는 전기차 화재 사고는 자동차가 가장 우선으로 보장해야 할 탑승자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전기차의 대중화를 미루고 있습니다.

전기차 발화 원인의 대부분이 전기적 요인, 즉 배터리나 배터리 관련 부품으로 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왜 폭발하는 걸까요? 현재 전기차에 가장 대중적으로 적용되는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로, 이차전지의 일종입니다. 이차전지는 한번 사용하고 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일차전지와 달리, 방전된 후에도 충전하여 재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를 일컫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차전지는 분리막,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물처럼 극성을 띤 용매에 녹아서 이온을 형성함으로써 전기를 통하는 물질)의 4대 핵심 소재로 구성되는데,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전해질은 가연성 액체입니다. 이 액체를 통해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이동하며 전류를 발생시키는데요. 바로 이 액체 전해질에 열이나 충격이 가해지면서 발화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작은 홈만 생겨도 분리막이 망가져 외부로 전해질이 새어나와 폭발을 유발하기도 하고요.

액체 전해질을 가진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한, 화재의 위험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요. 이에, 최근 KBSI는 전기차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제시했습니다.

폭발하지 않는 배터리

KBSI 김해진 박사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 성균관대, 전남대, 인하대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잘라도 작동하는 전고체 이차전지를 개발했습니다. 전고체 전지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입니다.​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폭발 위험이 0에 가깝고, 분리막도 필요 없는 배터리인 것이죠. 게다가 KBSI가 개발한 배터리는 500번의 충‧방전과 1,000번의 굽힘 테스트를 진행한 후에도 90%의 용량을 유지해, 변형과 공기 중 노출에도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합니다.

특히 리튬이온을 전극 내부까지 원활히 이동시키는 복합 전극 기술을 개발해 전지의 효율을 높였으며, 계면저항을 최소화해 셀을 조립하고 이를 넓은 면적에 적용할 수 있는 적층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기술을 응용해 대용량, 고전압의 전고체 이차전지를 개발한다면, 전기차에 활용되는 중대형 배터리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물론 전고체 이차전지를 전기차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 오랜 연구와 개발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배터리 업계를 주도할 차세대 기술이자 전기차 상용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배터리의 가격, 중량 문제를 극복한 리튬 이온 배터리가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해 발이 묶인 상황에서, 배터리의 안전성만 입증이 되면 전기차의 대중화는 시간 문제라고 보는 것입니다. 현재 전세계의 유명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에 사용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를 목표로 R&D 역량을 집중 투자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친환경적 개발이 필요한 지금, 매연을 내뿜는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수 있는 이동수단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전기차는 배터리 문제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지만,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어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이 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네이버 블로그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KBSI의 다른 콘텐츠 ↓

[의사-연구원 의기투합해 슈퍼박테리아 물리친다]

[“세계현미경학회 총회의 성공적 개최로 국제적 위상 높이겠다”]

(1886)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