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미국 플로리다 스크립스 연구소(TSRI) 연구진이 10여개의 불치병 치료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이 분야 신약 후보물질을 창출해 냈다. 이 물질들은 전신 운동 실조증을 비롯해 치료가 어려운 진행성 유전질환을 일으키는 세포의 잘못된 RNA 구조를 공격하거나 중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지난 1일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화합물이 척수 소뇌 실조증의 한 형태인 SCA10(spinocerebellar ataxia type 10)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추출한 세포들의 상태를 여러 측면에서 크게 향상시키는 결과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30개 이상의 불치병, RNA 문제로 발병”
연구를 이끈 매튜 디즈니(Matthew Disney) 교수는 “대부분 불치병인 30개 이상의 질병들이 세포의 RNA 반복 때문에 발병한다”며, “철저한 기초과학 탐구를 통해 정확하게 RNA 염기쌍을 타겟으로 하는 신약 후보 소분자들을 식별해 내는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매튜 교수는 “이 정보로 SCA10 병소에 결합하는 최초의 신약 후보를 고안해 적용한 결과 세포의 여러 양상을 결함이 없었던 것과 같은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디즈니 교수팀의 RNA motif-ligand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신약 개발 연구 도식. RNA motif-ligand 데이타베이스에 포함된 정보들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병합함으로써 신약 후보인 작은 생체활성 분자들이 유사성 검색에 의해 최적화될 수 있다. 그림은 플로리다 스크립스 연구소 디즈니 랩 홈페이지 인용.
SCA10은 ‘펜타뉴클레오티드 반복’이라 불리는, 다섯 개 뉴클레오티드의 유전적 염기서열이 정상에 비해 수 없이 반복됨으로써 세포의 에너지 원천인 미토콘드리아에 영향을 미쳐 병을 일으키게 된다. 2AU-2로 알려진 신약 후보물질은 RNA 염기쌍과 결합함으로써 이 같은 반복을 차단한다는 것.
논문의 제1저자인 양왕용 박사는 “SCA10에서 구조적으로 유도된 독성을 완화시키는 2AU-2의 강력한 생체 활성력은 염기쌍을 타겟으로 하는 RNA 모듈이 다른 RNA 관련 질환에 대응하는 다른 화합물을 개발하는 데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RNA 2차구조의 70% 이상은 염기쌍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양왕용 박사, 분자 인식문제에 새롭게 접근
디즈니 교수 그룹은 RNA 구조와 이를 타겟으로 하는 신약 후보 사이의 최적의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개발했다. 이 같은 상호작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는 이미 여러 소분자 약물 후보를 디자인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디즈니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수백만 개의 RNA가 포함된 복잡한 세포 환경 속에서 어떠한 RNA의 구조적 문제에도 대응 가능한 소분자들을 고안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양왕용 박사는 그 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분자 인식문제에 탁월한 시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병원성 RNA 반복은 헌팅턴병을 포함해 취약한 X염색체 관련 떨림 운동실조증과 근육긴장 퇴행 위축 1형과 2형 등의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왕용 박사는 부산대 화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화약품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미국으로 유학해 플로리다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부터 스크립스 연구소 화학과 연구원으로 난치병 치료 등을 위한 신약 개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4635)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44억년 전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 재료가 되는 탄화수소, 알데히드, 알코올 등 유기 분자들이 철이 풍부한 운석이나 화산재 입자들이 촉진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수술 후 전이·재발을 막을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 백신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대 진준오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얻은 표면 단백질을 항원으로 이용한 지질 나노입자(AiLN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복통, 설사, 직장 출혈, 철 결핍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등 4가지 징후 또는 증상이 50세 이전에 나타나는 조기 발생(early-onset) 대장암의 경고 신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학 섬유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생분해가 가능한 옷을 찾는 착한 소비가 생기고 있지만 생분해를 내세우며 개발된 섬유도 실제 환경에서는 제대로 썩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인 화성 탐사를 앞두고 이것이 실제 가능한지 관심이 높은 가운데 쥐 머리에 초음파를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반복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WUSL) 홍 천 교수팀은 26일 과학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서 초음파 펄스를 생쥐와 쥐의 뇌 특정 부위에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가역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방법은 머리 위에 초음파 방출기를 장착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초음파를 쏴 뇌의 신경 세포를 일시적으로 활성화해 체온을 낮추고 신진대사를 늦출 수 있다며 향후 의학이나 장거리 우주 비행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보놀 성분을 함유한 사과와 블랙베리 등을 섭취하는 것이 노인의 '노쇠' 발현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쇠(frailty)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필연적으로 떨어지는 노화(aging)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나이에 비해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약해져 낙상과 골절 등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장애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계열 임상 연구소인 '힌다·아서 마커스 노화연구소' 등에 따르면 플라보노이드의 하위그룹인 '플라보놀' 섭취와 노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예상치보다 최대 3배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극지연구소가 24일 밝혔다. 포항공과대학교 국종성 교수 연구팀,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임형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탐사를 포함한 다양한 북극해 현장 탐사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농도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2100년 식물플랑크톤의 농도는 기존 IPCC 5차, 6차 보고서의 예측과 비교할 때 감소 폭이 최대 3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