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성균관대 연구팀, 전자만으로 이뤄진 액정 구현 성공

네이처 머티리얼스 게재…연구진 "'위그너 격자' 구현 가능해질 것"

국내 연구진이 순수하게 전자(electron)만으로 이뤄진 액정(액체와 고체의 중간 상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김성웅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와 김용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게재했다고 2일 밝혔다.

자연 상태의 물질에서 전자는 항상 원자핵과 결합한 상태로 원자를 구성하고, 원자는 원소의 화학적 성질을 갖는 최소 단위가 된다.

이에 과학계에서는 전자만으로 기체나 액체, 고체 등 하나의 ‘상'(phase)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을 품어왔다.

‘순수 전자상'(electron phase)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론적 예측은 1930년대부터 있었지만, 실험을 통해 구현하는 건 지금까지 어렵다고 여겨진다.

연구팀은 순수 전자상을 실현하기 위해 ‘전자화물'(electride)이라는 양자 소재에 주목했다.

전자화물은 보통의 물질처럼 전자가 원자의 최외각 궤도에 위치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배열된 원자들 사이의 공간에 음이온 형태로 존재하는 신소재다.

연구팀은 2차원 전자화물인 ‘가돌리늄 탄소화합물'(Gd₂C) 표면의 원자층을 제거하고 안에 있던 음이온 전자층을 드러냈다.

이어 전자층을 Gd2C 원자층으로부터 3Å(옹스트롬·원자 사이 거리를 재는 단위) 떨어진, 빈 진공 공간에 떠 있는 상태로 구현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10K(켈빈, 절대온도의 단위)에서 떠 있는 전자의 밀도를 줄여 액체 상태의 전자상을 액정 상태로 변화시키는 데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성웅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연구를 좀 더 발전시키면 전자만으로 고체가 실제 존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위그너 격자'(Wigner crystal) 구현이 가능해질 것이라 기대했다.

위그너 격자란 원자가 정렬돼 고체 물질을 이루는 것처럼 전자가 원자핵 없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고체 상태를 형성하는 것으로, 헝가리 태생 미국 물리학자인 유진 위그너(Eugene Wigner)가 1934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또 기존의 순수 전자상에 대한 연구는 0.1K 이하의 극저온에서 액체 헬륨을 이용해 이뤄졌으나, 이번 결과는 그보다 높은 온도에서 얻어져 양자컴퓨팅 등 응용 연구로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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