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 돼지고기, 식탁 오른다

FDA ‘과학적 혁신 위해 엄청난 이정표 될 수 있을 것’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 변형된 식용 돼지 사용을 승인했다.

17일 ‘CNN’ 등 주요 언론들은 FDA가 유전자가 조작된 돼지를 의료 및 식품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전에 연어가 식품용으로 사용이 승인됐지만 GE 돼지가 의료‧식품용으로 사용 승인된 것은 포유류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FDA 심의위원인 스티브 한(Stephen Hahn ) 박사는 “이번 승인이 과학적 혁신을 위한 엄청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FDA가 GE 돼지를 식품‧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유전자변형 포유류로는 최초의 사용승인으로 향후 연구, 의료는 물론 식품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게티 이미지

최초 GE 돼지의 이름은 갤세이프

사용허가를 취득한 GE 돼지의 이름은 ‘갤세이프(GalSafe)’다.

유나이티드 세러퓨틱스의 자회사 리비비코(Revivicor)에서 개발했는데 지난 1996년 7월 복제양 돌리(Dolly)를 탄생시킨 회사다.

FDA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 GE 식용돼지가 ‘알파 갈 알레르기(alpha-gal allergy)’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질병은 사람에게 ‘알파 갈’ 당이 주입됐을 때 발생하는 알레르기 증상이다.

알파갈 당은 소, 돼지, 사슴, 토끼고기와 같은 붉은색 고기와 심지어 일부 유제품에서도 발견되지만 소화가 되는 음식을 통해 섭취하면 일반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야생 진드기에 물리면 사람에게 없는 이 이물질로 인해 항체가 생성되면서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일부 육류와 유제품을 섭취한 후에 심각한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게 된다.

미국에서는 ‘론스타(Lone Star)’라 불리는 진드기에 물려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또 한국을 비롯한 호주, 프랑스, 독일, 스웨덴, 스페인, 일본 등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FDA는 “‘알파 갈 알레르기’ 환자가 ‘갤세이프’ 육류 제품을 섭취할 경우 알레르기 증상이 없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GE 돼지고기를 식품으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리비비코 관계자는 “이 돼지고기를 (슈퍼마켓이 아닌) 우편 주문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E 동물이 식품용으로 승인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5년 FDA는 ‘아쿠아어드벤티지(AquAdvantage)’로 명명된 GE 연어를 의료용이 아닌 식품 용도로만 승인한 바 있다. 그러나 사회적 반발로 대중적인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알레르기 증상 없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어

돼지를 비롯한 소, 양 등 일부 포유류는 사람에게 없는 ‘알파 갈’ 당 분자를 지니고 있다.

GE 돼지 개발에 참여한 리비비코의 과학자들은 돼지 유전자를 변형시켜 이 당 분자가 결핍되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알파 갈이 장기나 조직 이식을 받는 사람들에게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유전자 변형을 통해 안전한 이식이 가능한 돼지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런 시도가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FDA는 또 이 ‘갤세이프’ 돼지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체 조직 내 ‘알파 갈’이 검출되지 않을 만큼 안전한 섭취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번 심의에 참여한 FDA 수의학센터의 스티븐 솔로몬(Steven Solomon) 박사는 “독성학의 과정을 통해 ‘갤세이프’가 인류가 식량으로 섭취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승인된 사용허가서에는 식품으로뿐만 아니라 이식용 세포조직, 장기뿐만 돼지 내장에서 생성된 헤파린(heparin)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헤파린은 산성 다당류의 일종으로 신체 내에서 혈액응고를 막는 작용을 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하지만 이 돼지고기를 섭취할 경우 ‘알파 갈 알레르기’ 증상을 예방할 수 있는지는 평가를 시도하지 않았다. 그런 만큼 향후 ‘갤세이프’를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모든 기관들은 사용할 때마다 FDA 승인을 받아야 한다.

FDA가 이번 사용승인 조치는 과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관계자들은 독성학 등 안전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향후 추가 심의를 통해 돼지 외의 다른 GE 포유류를 대상으로 식품, 혹은 의료용으로 사용승인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용승인을 신청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제노 세러퓨틱스(Xeno therapeutics)는 ‘알파 갈 알레르기’ 환자 치료를 위해 ‘갤세이프’ 피부 이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회사인 이 기업에서는 안전성을 검증하는 1상 임상시험을 위해 현재 FDA에 3명의 환자를 등록했으며, 향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3건의 임상시험을 추가 실시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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