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남성호르몬 보충제의 위험성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FDA는 이미 지난해에도 테스토스테론이나 아나볼릭 안드로제닉 스테로이드(AAS)가 심근경색, 인성 변화, 불임 등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AAS는 테스토스테론의 합성 약물들이다.
FDA는 그런데도 이들 약물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남용되고 있어 추가로 보고된 심각한 부작용들을 포함해 관련 경고를 강화한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과 다른 AAS 약물들이 운동선수와 보디빌더를 비롯해 성인은 물론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일반 남성들에게도 남용되고 있어 경고를 강화하고 이를 약품 설명서 내용에 기재토록 조처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현재 근육강화나 정력 증가, 또는 정력감퇴 개선용으로 테스토스테론 캡슐, 겔, 주사제 등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테스토스테론 남용은 특히 고용량이거나 여러 AAS약물과 혼합해 쓸 때 더 커지며 심장, 뇌, 간, 정신건강, 내분비계 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주요 부작용은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우울증, 적대감, 공격성, 간 독성, 남성 불임 등이다. 약을 끊을 때도 금단증상으로 우울증, 피로감, 과도한 흥분, 식욕부진, 성욕 감퇴, 불면증 등이 나타난다.
FDA는 테스토스테론 보충 치료(TRT)를 '마법의 약'이나 '제2의 비아그라'처럼 선전하고 정상적 노화과정에 있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필요한 것으로 오도하는 일이 만연하자 지난해 이런 광고를 금지하고 제품 포장재의 적응증 설명 등을 바꾸도록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남용이 만연하고 부작용 피해가 속출하자 이번에 다시 경고를 강화한 것이다.
곳곳에서 "심혈관 건강은 물론 성 기능·전반적 신체기능·정서 및 인지능력 저하·만성피로와 무력감 등 다양한 노화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며 호르몬 수치 검사와 약품 허가 사항에도 없는 치료방식(off-label)으로 TRT를 권유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제약업계의 공격적 마케팅, 이른바 '남성 폐경기'(갱년기)에 대한 일반인과 일부 의사들의 근거 없는 믿음과 오해, 병원이나 피트니스센터의 상술, 남성 잡지를 비롯한 미디어의 잘못된 보도 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미국의 경우 2013년에 TRT가 230만 회나 처방됐는데 이는 3년 사이에 75% 증가한 것이다.
애브비와 일라이릴리 등 제약업체들은 2012~2013년 테스토스테론 제품 광고에 2억5천만달러(약 2천750억원) 이상을 쏟으며 판촉에 열을 올렸고, 2013년 이 약의 매출이 20억달러(약 2조2천억원)에 달했다.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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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10-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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