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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7

CT란 무엇인가?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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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한 나라의 세계국가순위의 척도 가운데 하나이며, 미국, 일본, EU 등 경제강국은 또한 문화강국이기도 하다. 과거 무형의 가치로만 인식되던 문화는 오늘날에 와서 기술과 접목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해 문화기술을 포함한 6가지 미래유망 신기술-우주항공기술(Space Technology), 나노기술(Nano Technology), 환경기술(Environment Technology), 생명공학기술(Bio Technology),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을 중점육성하기로 하였다. 이 가운데 ST, NT, ET, BT, IT는 대상과 범위가 어느 정도 명확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가 쉽게 인식되는 반면에 문화기술(CT)은 일반인들에게 상대적으로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것은 문화(culture)라는 용어 자체가 매우 광범위한 의미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문화와 기술이란 용어가 일반적으로는 상반된 의미로 인식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문화기술(CT)이란 용어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용어로서 보다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하는 분야이기도 하기 때문이란 이유도 있다. 이렇듯 문화기술(CT)이란 용어가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들어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선정될 정도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의미있고 인기있는 용어이기도 하다.


그럼 도대체 문화기술(CT)이란 무엇인가? 좁은 의미로는 문화산업을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기술을 의미하며, 광의(廣義)적인 개념으로는 이공학적인 기술뿐만 아니라 인문사회학, 디자인, 예술 분야의 지식과 노하우를 포함한 복합적인 기술을 총칭하게 된다. 즉 인간이 영위하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예술 발전을 촉진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이는 문화산업의 특성과 디지털 기술이 융합되어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는데, 예를들어 문화콘텐츠 창작기술, 예술표현기술, 생활문화기술, 문화원형기술, 디지털디자인, 미디어공학, 디지털문화이론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문화기술(CT) 관련 산업으로는 소프트웨어, 인터넷, 무선통신, 컴퓨터, 콘텐츠(영화, 방송영상, 게임, 음악), 생활문화(패션, 완구, 공예, 스포츠), 예술산업(시각예술, 공간예술, 공연예술), 문화유산 및 관광산업, 의료·복지산업 등이 있다. 앞으로 문화기술 육성은 미래 국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문화복지 증진 차원에서도 큰 기여를 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문화산업기술의 발전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정책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인 것이다.


이러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과학기술,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문화예술 육성전략으로는 문화예술 창작부문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유·무형의 인프라를 구축하여 문화예술 창작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둘째로는 과학기술인데 기반기술과 요소기술을 근간으로 전 세계에 한글처럼 널리 통용될 수 있는 세계표준화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반과 요소기술들의 바탕 하에서 문화예술의 창작 아이디어가 결합이 되면 세계를 선도할 상용화 제품이 나올 것이며, 국내 문화산업을 통하여 세계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문사회학을 들 수 있는데, 인문사회학의 기술을 통하여 지성을 기반으로 감성이 뛰어난 ‘이이(李珥)의 10만 양병설(養兵說)’에 버금가는 인력양성에 대한 교육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즉, 문화산업은 산업과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우리 문화·예술 활동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 그 자체인 것이다. 상기에 언급한 문화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를 구성하는 ‘사람’인 것이다.


앞서 문화기술(CT)을 개략적으로 설명했는데, 그 중에서 게임산업은 문화산업기술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게임산업은 영화산업과 더불어, 국내 문화산업을 리드하는 산업으로 위상을 높였으며, 게임은 다른 문화산업 분야에 비해 과학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게임개발에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술이 다른 문화산업 분야로의 확장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대규모의 전투신의 경우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표현하지만 전투에 참여하는 많은 수의 인물들이 모두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는 약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기술과의 결합을 통해서 수만명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각기 다른 행동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것은 이미 게임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몬스터(괴물)들이 이러한 기술을 통해 제작된다.


위의 예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할 뿐이다. 게임산업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인류가 축적해 온 사상, 기술, 예술의 복합체인 게임은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현실화하고 있다. 즉 환상(fantasy)과 실재(reality)의 조화를 통해 인간의 감성과 정서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산업은 인간에게 정서와 감성을 제공하는 정신적 문화적인 정서 서비스 산업이다. 즉 정신적 문화적인 정서 측면에서 보면, 게임콘텐츠를 제작하고 향유하는 개발자, 소비자 양자 공히 문화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개발자의 측면에서 풍부한 문화적인 토양 하에서 양질의 게임 콘텐츠가 제작될 수 있고, 주요 소비자인 청소년들에게는 정신적으로 강한 문화적 체험이 가능하게 한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하나의 사회가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하여 온 문화라는 토양에서 독창적인 문화적 감수성을 근간으로 개발자들에 의하여 기획 및 시나리오가 파생되고 게임콘텐츠가 제작되고, 이러한 게임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들 역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게임이 가진 문화적인 바탕을 받아들여지게 되고 공유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게임제작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게임엔진, 그래픽,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감성공학기술, VR·AI·홀로그램, 문화원형기술, 디지털예술표현, 디지털디자인 등에 대한 유기적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


과학기술의 기반·요소기술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의 창작문화를 표방하며 감성으로 중무장한 인재 육성을 필두로 하는 능동적인 자세를 갖고 접근할 때만이 세계적인 문화기술(CT)강국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제 기술만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것은 부족하다. 다가올 시대는 IT Korea보다 진화된 모습인 CT Korea의 모습으로 맞아야 한다. 다가올 미래에는 신기술과 감성의 융합이 뉴 패러다임으로 등장할 것이다. 현재의 상호연계 및 통합의 시대를 출발점으로 향후 전개될 유비쿼터스(Ubiquitous)에 맞는 문화기술(CT)에 대한 기술·산업정책, 지원, 인력양성에 대한 많은 관심과 투자가 되어야만이 게임선진국, 문화강국으로 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저작권자 2004-08-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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