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꿔 놓고 있는 곳은 현실 세계뿐만이 아니다. ‘팬데믹’은 가상의 세계도 과거와 다른,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비대면 방식이 원격회의나 가상현실 같은 ICT 관련 분야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지 않아도 마치 함께 모여 회의를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 현실이 아닌데도 진짜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비대면 방식이 메타버스 시스템을 다시 소환하고 있다 ⓒ avatarorchestra.org
특히 가상현실(VR)의 경우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현실감을 높여 실제처럼 보이게 만드는 증강현실(AR) 기술이나 가상과 현실을 섞어놓은 듯한 혼합현실(MR)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이 일상처럼 바뀌게 되자 보다 정교하면서도 진짜 같은 가상의 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리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그리고 혼합현실을 하나로 합친 시스템이 바로 ‘메타버스(metaverse)’다.
BTS 신곡 발표에 사용된 메타버스 시스템
초월이란 의미를 가진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용어로서, 기존의 가상현실보다 확장된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시스템이 최근 들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 아이돌 그룹인 BTS 덕분이다. 빌보드 1위에 오르며 K-팝의 새 역사를 쓴 신곡인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메타버스 기반의 온라인 공간에서 발표됐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다이너마이트가 처음 발표된 곳은 TV의 음악 전문 프로그램이나 동영상 공유 사이트의 뮤직비디오가 아니었다. 온라인 게임사가 운영하는 소셜 공간에서 공개됐다. 소셜 공간은 회원들이 게임을 하다가 잠시 쉬며 잡담을 나누는 온라인 카페 같은 공간이다.
BTS의 신곡인 다이너마이트가 발표된 무대는 온라인 상의 메타버스 시스템이었다 ⓒ Youtube
다이너마이트가 발표된 날, 게임을 하던 회원들은 잠시 게임을 멈추고 소셜 공간에 참여해 처음 공개되는 다이너마이트를 보며 각자의 게임 장소에서 BTS의 신곡을 들으며 파티를 즐겼다. 이에 대해 많은 가상현실 전문가들이 BTS의 신곡 발표를 ‘메타버스’ 기반의 온라인 공연이라 평가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만 하더라도 가상현실 기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감염병이 창궐하며 비대면이 일상화되자 가상현실이 이왕이면 보다 현실과 가까워지기를 바라게 되었고 그 결과물로 BTS의 온라인 공연 같은 메타버스 시스템이 소환된 것이다.
실제로 메타버스는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비주얼 컴퓨팅 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선도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최근 열린 GPU연례개발자대회(GTC)의 기조연설에서 “지난 20년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면 미래 20년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벌어질 것이다. 메타버스가 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축하 파티 및 품평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메타버스 시스템이 코로나19 사태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사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의 일이다.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가인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지난 1992년에 발표한 소설인 ‘스노우크래쉬(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한 것.
‘가상 현실 속에서의 나’라는 의미를 가진 ‘아바타(avatar)’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해서 유명해진 이 소설은,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아바타라는 가상의 신체를 빌려 활동한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메타버스 시스템이 세간의 주목을 끌게 된 것은 지난 2003년 미국에서 등장한 가상현실 서비스인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에 의해서다. 가상의 공간에서 아바타로 변신한 사람들이 다른 아바타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생활했고, 때로는 경제적인 활동까지 수행하며 돈도 벌 수 있어서 말 그대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세컨드라이프의 유행은 거기까지였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혁명이 일어나면서 PC 중심으로 구현되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 시들었다.
이처럼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져 가던 메타버스 시스템이 코로나19로 인해 현실로 다시 소환이 되면서 이제는 선거나 회의 등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파티 및 세미나 등 메타버스를 활용한 행사가 확대되고 있다 ⓒ esri.com
앞에서 소개했던 BTS의 신곡 발표 외에도 메타버스의 대표적 사례로는 최근 치러진 미 대통령 선거를 들 수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이 확정된 지난 7일 밤 온라인상에서는 민주당 지지들을 위한 메타버스 파티가 열렸다.
고글 형태의 VR 헤드셋을 착용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위치는 미국의 전역에 흩어져 있었지만, 각자의 아바타는 온라인상에서 개최된 파티가 열리는 공간에 입장하여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흥겹게 춤을 추며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로 발돋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도 신차 디자인 품평회를 최근 메타버스 기반으로 개최하여 눈길을 끌었다.
원래 신차 디자인 품평회를 열면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국내에 와서 차량 모형을 직접 깎아가며 회의를 했기 때문에 비용만 해도 수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 품평회에서는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모형 한 대 가격만 수천만~1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부터 현대차 디자이너들은 HTC의 VR 헤드셋을 착용한 채 온라인상에서 열린 품평회에 참석한 관계로 신속하고 저렴하게 품평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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