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이론물리학’을 하기 시작했다

6년 걸린 물리학 난제, 수 주일 만에 해결

인공지능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은 자율주행, 암 치료 등 각 분야에서 사람의 능력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독일‧프랑스‧일본 과학자들이 모여 이론물리학(theoretical physics)과 같은 학문 분야에서 머신러닝이 바둑이나 체스에서처럼 사람을 능가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인공지능 기계학습 기능인 머신러닝이 이론물리학을 하기 시작했다. 자석의 스핀현상을 분석하는데 이론물리학자들이 6년 걸린 일을 수 주일 만에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einfochips.com

인공지능 기계학습 기능인 머신러닝이 이론물리학을 하기 시작했다. 자석의 스핀 현상을 분석하는데 이론물리학자들이 6년 걸린 일을 수 주일 만에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einfochips.com

머신러닝으로 스핀 현상 수수께끼 풀어    

15일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실험은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OIST), 독일 뮌헨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론물리학에 있어 어려운 문제들을 과학자들처럼 풀 수 있는지, 풀 수 있다면 얼마나 빨리 답을 내놓을 수 있는지 그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난해한 문제를 제시한 후 이론물리학자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머신러닝이 이론물리학자들을 훨씬 앞서고 있다.

최근 OIST가 국제학술지 ‘PRB(Physical Review B)’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OIST 과학자들이 결론에 이르는 데 6년이 걸린 문제를 수 주일 만에 풀어버렸다.

제시한 문제는 4면체의 격자구조를 지닌 자연 상태의 광물 파이로클로르(pyrochlore)의 색다른 소프트 자성상(magnetic phases)을 밝혀내는 일이었다.

OIST의 양자물리학자인 닉 섀넌(Nic Shannon) 교수는 “그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혀온 문제를 놓고 머신러닝이 이전과 다른 매우 의미 있는 방식으로 사람보다 더욱 치열하게 이론물리학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모든 자석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은 자기장을 형성하는 자기 모멘트(magnetic moment)와 결합돼 있다. 자기 모멘트는 전자의 스핀(spin, 자전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데 물질이 갖고 있는 자기적 성질의 바탕이 된다.

전통적으로 물리학자들은 이 자전 운동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고체 속의 원자처럼 한 방향으로 배열돼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OIST 과학자들은 파이로클로르와 같은 물질의 경우 주변 상황에 따라 고체, 액체, 기체로 변화하는 것처럼 자기 모멘트의 자전운동이 방향을 바꾸면서 색다른 소프트 자성상(unusual magnetic phases)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론물리학 난제들 더 빨리 풀 수 있어    

OIST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스핀 리퀴드(spin liquids)’라 명명했다.

그리고 이 현상을 분석한 결과 그 안에서 수많은 스핀(자전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경쟁과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OIST 과학자들은 자연상태의 광물인 파이로클로르를 대상으로 주변에 다양한 온도 변화를 가하면서 자기 모멘트를 유발하는 스핀 현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관찰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상태도(phase diagram)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매우 고된 일이었던 만큼 다이어그램을 작성하는 데 6년이 걸렸다. 그 결과는 2017년 학술지 ‘PRX( Physical Review X)’에 게재했다.

섀넌 교수는 “파이로클로르의 스핀 현상이 다른 물질과 비교해 단순했음에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물질을 분석하는 일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머신러닝 기술의 발전이 OIST 연구팀의 주목을 받았다.

섀넌 교수는 “처음에는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초의 시도인 만큼 작은 기대감을 갖고 머신러닝에게 이 일을 맡긴 결과 놀라운 결과를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섀넌 교수는 “불과 수 주일 만에 파이로클로르의 스핀 현상을 해독해 다이어그램을 작성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큰 충격을 받았으나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OIST 연구팀은 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뮌헨대학의 머신러닝을 사용했다. 뮌헨대 로더 폴레트(Lode Pollet) 교수는 ‘tensorial kernel’이란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스핀 현상의 배열을 파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프랑스 CNRS에서도 첨단 머신러닝을 제공했다. 연구소의 로도빅 조베르(Ludovic Jaubert) 박사는 “새로 개발한 알고리즘은 파이로클로르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질의 스핀 현상을 빠른 시간에 분석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가 성공을 거두면서 이들 이론물리학자들은 머신러닝의 위력에 대해 새롭게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섀넌 교수는 “지금은 최초의 성공이지만 앞으로 스핀 현상은 물론 또 다른 이론물리학 과제들을 빠른 시일 안에 풀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들떠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PRB’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 Identification of emergent constraints and hidden order in frustrated magnets using tensorial kernel methods of machine learn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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