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수학 공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라마누잔 머신’ 통해 100여 개 가설 생성…학자들이 정리 중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수학의 역사 속에서 가설(Conjecture)은 천재들의 전유물이었다.

지난 100년 동안 발견한 중요한 수학 공식은 수십 개에 불과하다. 또한 많은 수학자들이 하나의 공식을 생성하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이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미 과학 전문지 ‘ZME 사이언스’는 테크니온 이스라엘 공과대학에서 지난 2019년 개발한 인공지능이 당초 목표대로 ‘가설(conjectures)’을 생성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수학자들이 해야 할 새로운 추측을 컴퓨터가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수학에 있어 가설(추측)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라마누잔 머신’이 최근 천재 수학자들이 해왔던 가설을 발굴해 정리하기 시작했다. ⓒ게티이미지

수학 천재들이 해온 일 AI가 대신해

지난 2019년 7월 테크니온에서는 수학에 있어 가설(추측)을 생성하는 알고리즘인 ‘라마누잔 머신(Ramanujan Machine)’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알고리즘 세트는 인도의 수학자 스리니바사 라마누잔(Srinivasa Ramanujan)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는 1887년 이전에 해결되지 않은 방정식에 대해 많은 수학적 추측, 증명 및 설루션을 생각해낸 신동이다.

그는 다른 수학자들과 달리 수와 패턴에 대해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었는데 6165개에 달하는 가설을 만들어냈다.

15일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라마누잔 머신’은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처럼 이전의 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 값이 변하지 않는 상수를 통해 새로운 방정식 가설을 제안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테크니온의 이도 가미너(Ido Kaminer) 교수는 “공식을 증명하는 것이 쉽거나 어려운지 상관하지 않고 수학 상수의 숫자만을 가지고 (라마누잔처럼) 수학적 패턴을 추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연구자들은 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생성된 추측(conjectures)을 정리(theorems)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자들은 가설 증명을 위해 ‘자동 정리 증명(a process called automated theorem proving)’이라고 하는 프로세스를 사용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많은 양의 데이터 패턴을 감지하는 기계 학습은 이미지 인식에서 신약 발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적용돼 왔다. 그러나 보다 더 근본적인 영역인 숫자와 숫자 간의 이론 연구에 인공지능이 투입돼 주역이 되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지난 3일 ‘네이처’ 지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인공지능을 통해 추출한 아이디어가 미래 수학의 모든 영역에서 수학적 가설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학 연구 전반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논문 제목은 ‘라마누잔 머신의 기본 상수에 대한 추측 생성(Generating conjectures on fundamental constants with the Ramanujan Machine)’이다.

100개가 넘는 흥미로운 가설 생성해

가설이란 어떤 사실을 설명하거나 어떤 이론 체계를 연역하기 위해 설정한 가정을 말한다.

이로부터 이론적으로 도출된 결과가 관찰이나 실험에 의하여 증명되면 가설의 위치를 벗어나 일정한 한계 안에서 타당한 진리가 된다.

정리란 어떤 가설이 진리임을 증명하는 것을 말한다. 고대로 가면 피타고라스의 정리(Pythagorean theorem), 17세기 들어서는 프랑스의 천재 수학자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Fermat’s Last Theorem)를 예로 들 수 있다.

수학 천재들은 당시로서는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은 가설을 제시한 후 다른 사람들이 그 명제를 증명하지 못한 가운데 그 가설이 진리임을 정리(증명) 했다.

테크니온 연구팀이 하고 있는 작업도 이들 천재 수학자들과 유사한 모습을 따르고 있다. 그동안 알고리즘을 통해 방정식에 있어 기본 값인 상수를 표현하는 공식의 존재를 나타낼 수 있는 패턴을 찾기 위해 많은 수의 잠재적 방정식을 스캔해왔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먼저 제한된 5~10개 정도의 숫자를 스캔한 다음 일치하는 항목을 기록하고 확장해 패턴이 더 반복되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유망한 패턴이 나타나면 그 추측을 증명하는 정리 단계로 넘어가는데 아직까지는 그 일을 사람이 하고 있다.

메드트로닉 하다드 부사장은 “지금까지 100개가 넘는 흥미로운 가설이 생성됐으며, 그중 수십 가지가 학자들을 통해 입증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웹 사이트 ‘RamanujanMachine.com’을 개설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생성하는 가설을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새로운 정리를 발견하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시도된 증명을 수집하기 위한 것이다.

하다드 부사장은 “‘라마누잔 머신’이 수학이 행해지는 방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숫자 이론의 발전이 어떻게 실제 응용으로 변환될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팀은 ‘라이브 사이언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프로젝트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그 잠재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새로 발견되는 패턴과 개념들이 수학과 물리학 분야, 또는 다른 과학 분야에서 일반화되면 새로운 연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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