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alphabet)’은 그리스 자모 처음과 두 번째 명칭인 ‘알파(alpha)’와 ‘베타(béta)’를 결합한 말이다. 지금 영어 등에서 배우는 A, B, C 방식의 자모를 말하는데, 유럽은 물론 중동, 러시아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알파벳을 처음 사용한 사람들은 페니키아인들로 기록되고 있다. 기원전 3000년 무렵 시리아 중부 지방에 세워진 이 도시국가는 해상 무역권을 쥐고 지중해의 여러 나라와 교역을 하고 있었는데, 많은 나라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문자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에게 알파벳을 전해준 이가 누구인지에 대해 다양한 주장이 제기돼 왔다. 분명한 것은 알파벳을 만든 사람이 페니키아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흔적이 이집트에서 발견됐다.
3400년 전 고대 이집트 석회암에 새겨져 있는 성각문자(왼쪽)와 알파벳 기호. 영어, 아랍어 등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 문자인 알파벳이 고대 이집트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Nigel Strudwick
센네페르 묘 석회암에 알파벳 표기
17일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영국 컬럼비아 대학의 이집트·소아시아 전문가 토마스 슈나이더(Thomas Schneider) 교수 연구팀이 기원전 3400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제작된 석회암으로 발견했으며 그 안에 알파벳 연상기호가 새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많은 언어학자들 사이에 최초의 알파벳이 기원전 4000년경에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돼온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리고 첨단 기술을 통해 인근 지역에 묻혀 있는 돌판 들을 탐사해왔다. 지금까지 판독한 가장 오래된 돌판은 기원전 3200년 전의 것이었다.
이번에 발견한 유적은 이전에 발견한 유적보다 200년이 앞서는 것이다. 교수는 “이 석회함에 새겨진 알파벳 유적이 언어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알파벳 기원을 추적할 수 있는 최초의 역사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논문은 이번 주 초 미국 ‘동양학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Schools of Oriental Research)’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아직 판독되지 않은 5개 고대 언어들(5 Ancient Languages Yet to Be Deciphered)’이다.
영어를 비롯해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알파벳은 기원전 3500~2300년 사이 지중해 무역을 석권했던 페니키아인들이 전해준 것이다. 사실 이들은 언어학자들이 셈족어(Semitic language)라 부르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셈족어란 히브리어, 아랍어 등 근동지역(소아시아)에서 여러 민족을 통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던 언어 군을 말한다. 언어학자들은 이 셈족어의 표기법이 어디서 나왔는지 의문을 가졌고, 알파벳 조상을 찾기 위한 연구가 시작됐다.
그리고 1995년 니겔 스투루드위크(Nigel Strudwick) 박사가 이끄는 ‘Cambridge Theban Tombs Project’를 통해 상이집트 테베 서쪽 셰이크 아브드 엘 크루나에 있는 제 18왕조시대의 암굴묘에서 알파벳 연상기호가 새겨진 석회암을 발견했다.
읽기 쉽도록 질서정연하게 표기해
이 묘는 아멘호테프 2세(재위 B.C. 1450경~B.C. 1425경) 치하의 테베시장이며, 성원(聖園) 관리인이었던 센네페르(Sennefer)의 묘로 확인됐다. 묘가 상하로 나뉘어져 있고 하부의 현실과 전실의 벽화가 잘 보존돼 있었다.
요철(凹凸) 모양의 천정에 그린 포도 가지와 잎, 포도송이의 청신한 표현으로 매우 유명한 곳이다. 탐사팀은 이곳에서 이해하기 힘든 문자가 새겨진 석회암을 발견했다. 석회암 위에는 고대 이집트 성각(聖刻) 문자(상형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판독 결과 땅뱀(earth snail) 모양의 성각문자와 함께 ‘비비야-타(bibiya-ta)란 글이, 비둘기(dove) 모양을 한 성각문자와 함께 ’가루(garu)’란 글이, 연(kite) 모양을 한 성각문자와 함께 ’다아-트(da’at)’란 글이 새겨져 있었다.
기원전 3000여 년 전 이집트에서는 ‘g’라는 알파벳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오늘날 ‘c’ 발음을 대신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슈나이더 교수팀은 석회암에 새겨진 이 문자들이 ‘BCD’를 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슈나이더 교수는 논문을 통해 “성각문자 옆에 알파벳 문자를 적절한 순서대로 표기해 사람들이 알파벳 문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석회암 조각에서 발견된 글자들 역시 성각문자와 함께 알파벳으로 쓰여 있었다.
‘하하나 라위 헬파트 마이-인 레카브(hahāna lāwī ḥelpat mayyin leqab)’이라고 쓰여진 이 글의 첫 번째 네 글자를 종합하면 ‘HLHM)이 된다. 교수는 “이들 문자들이 고대 알파벳 순서를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단어 첫 글자를 통해 알파벳을 표기한 것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알파벳을 잘 기억하게 하기 위한 방식이었을 것으로 슈나이더 교수는 추정했다. ‘HLHM’을 판독한 사람은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의 벤 하링(Ben Haring) 교수다.
슈나이더 교수는 “이 3400년 전 문자를 통해 고대 알파벳이 어떻게 쓰여졌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문자들이 발견된 묘의 분위기에 묘 주인인 센네페르(Sennefer)가 글자를 계몽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자 역사에 있어 알파벳의 기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학자들은 그리스인들이 기원전 1100년경 에게 문명 몰락 후 기원전 800년경 알파벳을 사용하면서부터 찬란한 문명을 꽃피우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기원후 유럽, 소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서양문명 역시 알파벳과 무관하지 않다. 알파벳을 통해 지중해 지역이 서로 소통하면서 세계 역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구축할 수 있었다는 것. 이 알파벳 조상이 이집트에서 발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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