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인재상은 ‘하이브리드형’

과학문화 포럼 개최…가치창출 여부가 인재상의 척도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인재상은 하이브리드형 인재입니다. 컴퓨터 같은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이를 공유하여 세상을 이롭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하이브리드형 인재인 것입니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학을 문화와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보자는 취지로 열린 ‘2020 세계 과학문화 포럼’ 행사장. 기조강연자인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재가 갖춰야 할 자격요건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상으로 하이브리드형 인재가 꼽힌다 ⓒ 유튜브 영상 캡처

대덕연구개발특구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공동 주관으로 지난 7일 온라인상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과학과 문화의 상호 소통을 통해 글로벌 과학 이슈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이해도를 높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은 하이브리드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재상’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원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핵심 요인으로 ‘정보의 재평가’와 ‘물질의 반격’, 그리고 ‘주객의 전도’를 꼽았다.

정보의 재평가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같은 정보 위주의 기술을 말한다. 그리고 물질의 반격은 3D프린터나 로봇 같은 하드웨어 형태의 기술이고, 주객의 전도는 기계장치의 기능에 매여 살게 되는 인류의 미래를 설명한 요인이다.

원 이사장은 “최근에는 약을 언제 먹어야 하는지, 그리고 걷기 운동을 끝내려면 몇 걸음 더 걸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기능이 모두 스마트폰 같은 기계장치에 저장되어 있다”라고 설명하며 “과거에는 모두 사람 스스로가 알아서 했지만 이제는 기계장치가 알려주면서 점차 기계장치에 사람이 의지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임지의 표지에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같은 첨단 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사람과 기계장치의 주객전도 현상은 세계적 시사주간지인 ‘타임’의 표지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타임지는 매년 연말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을 선정해 표지에 싣는데, 지난 1982년에는 ‘The Computer Moves In’이라는 제목의 일러스트를 올린 적이 있다. 단순히 컴퓨터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넘어 컴퓨터에 인격을 부여한 것이다.

이후 2006년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당신(You)’이 선정됐다. 개인이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가 아니라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라는 뜻으로서, 이는 개인도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정부나 기업 같은 거대 조직에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알려주는 이미지였다.

그럼 앞으로 타임지의 표지는 어떤 이미지가 장식하게 될까. 이에 대해 원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예측해 볼 때 올해의 인물로 ‘그들(They)’이라는 제목의 이미지가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망하며 “인공지능이나 로봇, 또는 사물인터넷이나 자율주행자동차 같은 첨단 기술이 바로 그들”이라고 전망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인재 양성 필요

하이브리드는 이질적인 요소가 서로 섞여있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하이브리드를 번역할 때 ‘융합’이라고 표현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하이브리드와 융합은 조금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융합은 A와 B가 만나 C가 될 때 많이 사용한다.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C가 된 이후에는 A와 B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반면에 하이브리드는 A와 B가 만나서 AB가 될 때 주로 사용한다. 이질적인 것들이 각자의 정체성은 유지한 채, 상호 보완과 상승작용을 통해 최적의 결과물을 제시하는 것이 하이브리드의 핵심인 것이다.

원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에서는 하이브리드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어있다”라고 설명하며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리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과 데이터 같은 경우가 바로 하이브리드의 좋은 비유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할 때 과거에는 알고리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상대방이 돌을 바둑판 위에 놨을 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애를 쓴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인재상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비유되고 있다 ⓒ Wikimedia

하지만 알파고 같은 첨단 바둑 프로그램은 수많은 대국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 수를 계산하는 등, 딥러닝 학습방법을 통해 바둑 실력을 진화시키고 있다. 알고리즘보다 데이터가 더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재상인 하이브리드형 인재는 어떤 경우를 말하는 것일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원 이사장은 “기계장치로 이루어진 시스템을 활용하지만 기계가 할 수 없는 일, 즉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이를 공유하며, 함께 사유(思惟) 할 수 있는 사람을 하이브리드형 인재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정의했다.

이를 다시 표현하자면 하이브리드형 인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능력은 ‘공감’과 ‘소통’, 그리고 ‘협력’이라는 것이 원 이사장의 의견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공지능 및 사물인터넷 등 주변 환경이 첨단 기술에 의해 많은 변화가 생기겠지만, 공감과 소통 같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분야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원 이사장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가솔린과 전기가 상호 간에 공존하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최고의 성능을 만들어낸다”라고 소개하며 “사람과 기계도 협력하여 시너지 효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기계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인재들이 많아져야 진정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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