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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7-04-28

3D 로봇 건축시대가 온다 MIT, 반나절 동안 높이 3.6m 돔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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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하다보면 많은 부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공사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그만큼 거칠고 또한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IT의 재료공학과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로봇을 개발해왔다. 그리고 최근 새로운 형태의 집짓는 건축 로봇을 개발했다.

27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이 로봇 시스템은 3D 프린팅 방식을 활용해 불과 반나절 동안 에스키모의 얼음집 ‘이글루(igloo)’ 같은 둥근 모양의 집을 지을 수 있다.

스폰지와 같은 폴리우레탄 발포제(polyurethane foam)로 거푸집을 만든 후 그 안에 콘크리트를 채워 넣어 빠른 시간에 집을 짓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MIT MMT(Mediated Matter Group) 연구소도 공동 참여했다.

MIT가 개발한 3D 건축 로봇이 에스키모의 얼음집과 같은 돔 형태의 집을 짓고 있다. 첨단 센서, 거대한 로봇 팔을 이용해 사람이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MIT
MIT가 개발한 3D 건축 로봇이 에스키모의 얼음집과 같은 돔 형태의 집을 짓고 있다. 첨단 센서, 거대한 로봇 팔을 이용해 사람이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MIT

MIT, 센서로 움직이는 로봇팔 완성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크고 튼튼한 집을 빠르게 지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왔다.

문제는 건축현장에 이 3D 기술을 어떤 식으로 적용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를 MIT 네리 옥스만(Neri Oxma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해결했다. MIT 교수이기도 한 네리 옥스만은 미디어 랩(Media Lab)과 MMT 설립자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3D프린터 건축가이면서 뉴욕 현대 미술관(MOMA)에 그녀의 작품들이 다수 영구 소장돼 있는 창조적 예술가다.

MIT 재료공학자들과 디자인 전문가들, 그리고 그녀가 이끄는 MMT 연구진은 그동안 산업용 로봇 팔이 장착된 건축용 로봇을 개발해왔다. 최근 공개한 이 로봇 팔에는 다양한 종류의 압출가공 노즐(extrusion nozzles)이 달려있다.

이 노즐에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조정이 가능한 다양한 기능의 센서가 장착돼 있다. 센서를 통해 여러 유형의 건축자재를 적당량 분사하는 것은 물론 구멍을 뚫을 수도 있고 분사한 물질 겉면을 말끔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레이저 기술도 적용되고 있다. 로봇 팔 끝에서 레이저를 분사해 작업 중인 건축물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건물을 지어나갈 수 있다. 레이저 기술이 건축 현장에 적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 건축 로봇이 일반 건축공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절연 콘크리트용 거푸집 공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집을 짓는다고 말했다. 노즐을 통해 먼저 거푸집을 만들고 그 안에 콘크리트 등 건축자재를 부어 건물을 층층이 쌓아올리는 방식을 말한다.

이전 공사방식을 보면 거푸집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고층건물이나 지하 건물을 건설할 경우 난공사로 인해 인명 피해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건축 로봇이 등장하면서 사고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IT에서 선보인 3D 건축 로봇은 14시간 동안 지름 15.24m, 높이 3.65m의 건물을 완성했다. 옥스만 교수는 이 로봇 팔이 미래 3D 프린팅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 로봇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건축 로봇을 개발해온 취리히 공과대학의 마티아스 콜러(Matthias Kohler) 교수도 이 로봇 팔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놀라운 기술을 선보였다”며, “건축 로봇 역사의 큰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향후 이 3D 건축 로봇이 거대한 창고나 고층건물의 돔 등 특정 패턴의 건축물 제작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축 로봇 개발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지난 2015년 7월 취리히 스위스공과대학은 캠퍼스 안에 '스위스 국립과학재단'이 주도하는 '디지털건축연구소(Digital Fabrication Lab)'를 오픈했다. 이 랩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로봇 건축 기술 을 개발해왔다.

'인-시튜 패브리케이터(In-situ Fabricator)'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경우다. 궤도 차량처럼 생긴 로봇이 건축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미리 작성된 3D 맵에 따라 로봇 팔을 이용해 자율적으로 벽돌을 쌓아 올릴 수 있다.

불규칙한 형태의 건축 재료를 다루는 기술도 개발해왔다. 다양한 건축 재료를 디지털 이미지로 선별해 3차원 건물을 건축해나가는 방식이다. 이와 비교해 MIT 로봇은 기존의 건축 방식을 유지하면서 그 역할을 3D 프린터에 맡기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디지털 정보를 주고 받는 센서 기술을 통해 돔과 같은 큰 건축물은 물론 매우 작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건축이 가능한 방식이다. 과거 에스키모가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얼음집을 지었듯이 센서와 로봇 팔이 그 역할을 대신해나가는 방식이다.

 NASA, 구글 등 건축 문의 이어져  

MIT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14시간 만에 돔과 같은 어려운 건축물을 완벽하게 제작했다는 것이다. 예민한 건축기술인 만큼 미 항공우주국(NASA), 구글, 미 국방성과 같은 기관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 건축 로봇 기술이 향후 건축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MIT의 스티븐 키팅(Steven Keating) 엔지니어는 “현재 개발한 방식으로 즉시 건물 제작이 가능하다”며, “미래 건설 분야에서 새로운 건축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04-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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