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그리고 현생인류간의 연결점 증명
매년 9월 말이 되면 전 세계 유수 언론사들은 다양한 노벨상 부분에서 수상자를 예측하기 시작한다. 특히, 글로벌 학술정보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2002년부터 매년 논문 피인용을 기반으로 노벨상 수상이 유력한 후보(Citation Laureates)를 선정해 발표해왔다. 비록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의 정식 후보는 아니지만, 현재까지 64명의 수상자를 예측한 바 있다. 물론 피인용 수를 기반으로 다수 후보를 예측하기에 적중률 자체는 높은 편은 아니다. 노벨상의 예측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이는 기본적으로 과학 분야 노벨상이 충분한 시간이 흐른 후 검증이 완료된 연구 업적에 주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수상자들 역시 대부분 1990년대 후반이나 2000년 초반부터 수행된 장기간의 연구를 통해서 업적이 확인된 경우를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때문에 노벨상의 수상에는 보다 장기적인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 그리고 올해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에도 예외는 없었다.
참고로 노벨 생리학·의학상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에서 결정하며 노벨 화학상, 물리학상, 경제학상은 노벨 왕립 스웨덴 과학한림원(Kungliga Vetenskapsakademien)에서 결정한다. 노벨 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 결정하며 노벨 문학상은 스웨덴 아카데미(Svenska Akademien)에서 결정한다.
2022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은 인간 진화에 대한 연구에 일생을 바친 스웨덴의 유전학자이자 막스 플랑크 진화 인류학 연구소 (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스반테 페보 소장(Prof. Svante Paabo)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페보 교수는 선구적인 연구를 통해 불가능해 보였던 업적을 달성했으며 큰 성취를 이뤘다고 밝혔다.
스반테 페보 소장 © 노벨위원회
페보 교수가 한평생을 바친 분야인 고유전학(Paleogenetics)은 고인류 및 호미닌(Hominin; 인간의 조상으로 분류되는 종족으로 호모 사피엔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호모 에렉터스, 호모 에르가스테르와 호모 하빌리스 등이 이에 해당함)에 관해서 연구하는 학문으로, 인류의 기원 및 진화 과정을 유전체의 기능과 특성을 연구하는 유전학(Genomics)을 통하여 설명하는 학문이다. 특히, 페보 교수는 고유전학 및 고생물학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페보 교수는 멸종되었지만, 오늘날 인류의 먼 조상 및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네안데르탈(Neanderthal)인의 염기서열 분석을 해냈으며,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고인류인 데니소바(Denisovans)를 발견하는 놀라운 업적을 세웠다. 그의 연구는 우리 인류의 진화 역사뿐 아니라 현생 인류가 어떻게 지구에서 이주·이동했는지 탐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참고로 페보 교수는 프로스타글란딘과 관련된 생물학적 활성 물질에 대한 연구로 1982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그의 아버지 수네 칼 베리스트룀 교수(Prof. Sune Karl Bergström)에 이어서 부자가 함께 노벨생리학·의학상을 받는 영광도 함께 안게 되었다.
페보 교수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우리의 조상 및 친척과 같은 고인류가 멸종할 동안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등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1990년 인간 유전자 코드를 분석하는 연구가 한창일 때, 페보 교수는 다른 과학자들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파보 교수는 오래된 고인류의 낡고 퇴화되었으며 오염된 유전물질에 관심을 두며 많은 사람이 그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불가능한 도전에 노력을 기울였다.
스반테 페보 소장 © Reuter
페보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997년 네안데르탈인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서열을 해독하였으며 이어서 게놈 일부를 해독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는 처음으로 40,000년 된 뼛조각에서 DNA를 시퀀싱 함에 성공했다. 2010년 5월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페보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이 연관성을 보이고 있음이 밝혀졌다. 페보 교수는 구체적으로 인류가 아프리카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입증하며,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대략 7-10만 년 전쯤 아프리카를 떠나며 네안데르탈인과 유전학적으로 섞였음을 증명해냈다. 이는 오늘날에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 인간 DNA의 1~4% 정도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와 비슷하며 우리 인류의 면역 체계 감염 반응 등과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페보교수는 유럽과 서아시아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이 현대의 인류 그리고 침팬지와 연관성을 보이지만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다. 페보 교수는 이를 기반으로 현생 인류와 멸종한 고인류를 구별하는 유전적 차이를 규명해 내는 데 성공했으며 현생 인류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은 이유와 무엇이 인류의 생존을 가능하게 했는지에 관해서 연구했다.
페보 교수의 연구팀은 시베리아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40,000년 된 손가락뼈를 발견해냈는데, 손가락뼈에서 추출한 DNA의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이전까지는 밝혀지지 않았던 멸종된 또 다른 고인류인 데니소바인을 발견해냈다. 이어진 연구에서 데니소바인의 핵 게놈을 해독하며 데니소바인이 현생인류보다 네안데르탈인에 더 가까우며, 오세아니아 원주민에게서 데니소바인의 유전자가 5% 정도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동남아시아나 일부 지역에서는 데니소바인의 유전자가 최대 6% 정도 존재하고 있음도 밝혀냈다. 이는 낮은 수준의 산소에 대처 가능하며 높은 고도에서의 생존이 유리한 오늘날의 티베트인에게서 발견되는 유전자로 알려져있다.
이를 종합하면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거주하고 있을 때 유라시아에는 이미 두 개 이상의 호미닌 그룹(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이 살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분석에 따르면 현재 멸종된 이들은 상대적으로 작으며, 근친교배의 습성을 보이고 있었기에 호모 사피언스가 살아남기 더 유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페보 교수의 또 다른 업적이라면 어려운 과학을 쉽게 대중에게 설명하고자 노력함에 있다. 페보 교수는 본인의 연구결과를 대중에게 쉽게 알리고자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네안데르탈인에서 데니소바인까지 (Neanderthal Man: In Search of Lost Genomes)”를 출판하며 베스트셀러자리에도 오르기도 했다.
스반테 페보 소장 © Reuter
또한, 페보 교수는 대중 강연에도 큰 노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그의 TED 강연 ‘우리 안의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유전적 단서’는 160만 명이 시청한 강연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TED 강연 보러 가기 – 한국어 자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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