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필요한 물질을 흡수해 합성 혹은 분해 과정을 거쳐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 물질대사 과정에서 대사물질을 생성하는데 성장‧번식과 성숙을 돕는 1차 대사물질과 1차 대사물질로부터 생성되지만 생리 기능에 직접 관여치 않으면서 다른 종과의 유대관계 등 특이한 일을 하고 있는 2차 대사물질이 있다.
식물 세포 속에서 생성되는 2차 대사물질(secondary metabolites)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물질은 아니지만 외부 미생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향을 분출해 곤충 등을 유혹하며, 다른 식물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등의 부수적인 역할을 한다.
유전공학을 통해 그동안 미지의 세계로 알려진 식물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사작용의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2차 대사물질이 미생물과 긴밀한 교류를 하면서 식물 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사진은 미생물 속 메커니즘 상상도. ⓒWayne Keefe/Berkeley Lab
대사물질 합성‧분해 연구 돌파구 열어
유전공학을 통해 그동안 미지의 세계로 알려진 식물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사작용의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2차 대사물질이 미생물과 긴밀한 교류를 하면서 식물 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기능을 활용해 의료계는 물론 농업, 식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 귀중한 원료를 생산해왔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의 원료가 되고 있는 아세틸 살리실산은 버드나무껍질로부터, 항암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레스베라트롤은 포도껍질로부터, 2015년 중국의 투유유 박사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말라리아 치료제 아티미시닌은 개똥쑥 등의 식물에서 유도된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식물 세포로부터 미량 생산되던 이 물질을 미생물을 통해 다량 생산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제이 키슬링 교수 연구팀은 효모의 유전자를 조작해 대마에 들어있는 주요 약효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과 칸나비디올(CBD) 등 칸나비노이드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서는 2차 대사물질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그동안 감춰져 있던 메커니즘을 속속들이 밝혀낼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15일 미국 과학논문소개사이트인 ‘유레칼러트(eurekalert)’는 미국 에너지부 조인트게놈연구소(DOE JGI), 독일 괴테대학, 미 에너지부의 환경‧분자과학연구소(EMSL)와 공동으로 2차 대사물질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유전공학적 툴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CRAGE’란 명칭의 이 툴은 2차 대사물질이 어떻게 합성‧분해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으며, 또한 식물 속에서 외부 환경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으며, 진화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능하다.
관련 논문은 ‘네이처 미생물학회지(Nature Microbiology)’ 14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 CRAGE enables rapid activation of biosynthetic gene clusters in undomesticated bacteria’이다.
다양한 의약품 원료 등 생산 가능해져
2차 대사물질이란 명칭에 ‘2차’란 용어가 들어있는 것은 식물 생존에 있어 부차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식물을 해치는 세균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혹은 접근하는 동물을 유혹하거나 퇴치하는 등의 부수적인 일을 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물질이다.
이 물질은 생합성 유전자 클러스터(BGCs)라 불리는 유기체 안에서 주변 미생물과 끊임없이 관계하면서 다른 식물들과의 신호를 주고받거나, 해충과 동물들을 퇴치하는 등 생존에 필요한 일들을 수행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2차 대사물질들이 미생물과 관계하면서 돌연변이는 물론 수평적 유전자 전이 (horizontal gene transfer)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평적 유전자 전이란 부모에게서 자식에게 전달되는 수직 유전자 전이와 달리 종(種)의 범위를 넘어 유전자 변이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고등 생물보다는 미생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식물 내에서도 이런 일이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이런 놀라운 현상을 알고 있었지만 세부적으로 이런 일이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작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만큼 실험실 장비가 따라주지 못했고, 기술적 문제로 이를 밝혀내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공동 연구를 통해 유전공학적 툴 ‘CRAGE’가 개발되면서 연구를 가로막던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사실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JGI의 야스오 요시쿠니(Yasuo Yoshikuni) 박사는 “‘CRAGE’를 통해 본 2차 대사물질은 마치 판타지 영화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생물들이 2차 대사물질을 사용해 마치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는 것.
요시쿠니 박사는 현재 ‘CRAGE’를 통해 BGCs 안에 있는 2차 대사물질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생물 활동을 더 활성화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합성과 분해 과정을 추적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2차 대사물질 연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산업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새로운 대사물질 생산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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