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는 키보드나 마우스가 아닌 뇌파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는 기술로써, 사지가 마비된 사람들이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로봇 보형물을 조작할 수 있게 한다.
임상시험 등에 사용되던 기존의 연구용 BCI는 뇌파 신호를 디코딩하여 외부 장치를 구동하는 컴퓨터에 연결하기 위한 케이블이 필요했다.
그런데 케이블이 없는 무선 BCI가 인간에게 장착돼 최초로 시연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를 디코딩 시스템에 물리적으로 연결하지 않고도 단일 뉴런의 해상도와 완전한 광대역 충실도로 뇌 신호를 전송할 수 있다. 디코딩이란 부호화된 데이터를 부호화되기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케이블이 없는 무선 BCI가 인간에게 장착돼 최초로 시연에 성공했다. ©Braingate.ord
미국의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의하면, 이 시스템은 전통적인 케이블 대신에 폭 5㎝에 무게 42g을 약간 넘는 작은 송신기가 달려 있다. 이 장치는 유선 시스템과 동일한 포트를 사용하여 사용자 뇌의 운동피질 내에 있는 전극 배열에 연결된다.
이 기술은 현재 개발 중인 뉴럴링크의 BCI와 유사하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최근에 원숭이의 뇌에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무선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장치는 돼지와 원숭이 등 동물에게만 실험하고 있는 뉴럴링크와는 달리 인간에게 적용한 최초의 장치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대역폭이 낮은 무선 BCI는 이전에 보고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 소개된 무선 BCI는 대뇌피질 내 센서에 의해 기록된 신호의 전체 스펙트럼을 전송한 최초의 장치다.
장비에 물리적으로 얽매이지 않아도 돼
이 새로운 연구는 미국 브라운대학, 스탠포드 대학,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과 프로비던스 보훈병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학제간 연구 그룹인 ‘브레인게이트 컨소시엄’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브라운대학의 존 시메랄(John Simeral) 박사는 “이 무선 시스템은 지난 수년간 BCI 성능의 표준이 되어온 유선 시스템과 기능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유일한 차이점은 사람들이 더 이상 장비에 물리적으로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브레인게이트 연구진은 2012년에 BCI를 이용해 임상시험 참가자가 다차원 로봇 보철물을 조작하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다. 그 후 꾸준히 시스템 개선을 함으로써 뇌파만으로 컴퓨터를 사용하고 심지어 사지마비 환자가 자신의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임상적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번 시연에서 척수 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된 35세 및 63세의 남성 2명은 무선 송신기가 장착된 브레인게이트 시스템을 사용하여 태블릿 PC를 마음대로 클릭하고 문자를 입력했다. 이 무선 시스템은 유선 시스템과 사실상 동일한 충실도로 신호를 전송했으며 클릭의 정확도와 높은 타이핑 속도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대부분의 BCI 연구가 이루어지는 실험실이 아니라 자신들의 집에서 이 시스템을 사용했다. 케이블의 제약을 받은 않은 탓에 참가자들은 최대 24시간 동안 연속적으로 BCI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연구진은 잠자는 시간을 포함한 장기간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연구 계속
임상시험을 이끈 매사추세츠병원의 신경과 전문의 리 호크버그(Leigh Hochberg) 교수는 “우리는 신경신호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진화하는지 이해하고 싶었다”며 “이 시스템을 통해 이전에는 거의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오랜 기간 동안 뇌 활동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긴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는 이전의 BCI 버전. ©Brown University
이 시스템은 유선 연결을 유지하는 기술자가 필요 없으므로 임상시험 참가자의 집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무선 연결을 설정하는 방법을 간병인에게 교육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브레인게이트 연구진은 코로나19의 대유행 기간에도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장치는 브라운 공과대학 아토 누르미코(Arto Nurmikko) 교수의 연구실에서 개발됐다. 브라운 무선기기(Brown Wireless Device)로 불리는 이 기기는 최소한의 전력을 사용하면서도 충실도가 높은 신호를 전송하도록 설계됐다.
존 시메랄 박사는 “여러 기업이 BCI 분야에 진출했으며 일부 기업은 완전히 이식된 무선 시스템을 포함해 저대역 무선 시스템의 인간 사용을 이미 입증했다”며 “임상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미래의 고대역 무선 시스템을 우리가 개발할 수 있게 되어 흥분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블랙록 마이크로시스템스라는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전 세계 신경과학 연구자들에게 이 장치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3076)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포함된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 국제 공동 연구팀은 15일 거대 은하 'M87' 중심부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질량이 태양의 수십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블랙홀)이 강력한 제트를 분출하는 관측 결과를 공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읍·면·동 농어촌 지역에 5G 서비스를 조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농어촌 5G 공동이용 계획'을 15일 발표했다.
AI 음악 생성 기술 콘텐츠 제작사 '엔터아츠'의 음반 레이블 'A.I.M'은 가수 하연의 디지털 싱글 'idkwtd'(I don't know what to do)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글로벌 NFT 마켓인 '민터블'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물리학과 김대식 특훈교수 연구팀이 0㎚(나노미터·10억분의 1m)부터 시작하는 초미세 틈(제로 갭·zero gap) 구조의 광학 소자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연구진이 냉각소자가 필요한 기존 열영상센서와 달리 냉각소자 없이도 100℃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열영상센서를 개발, 스마트폰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자율주행자동차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다양한 미래 체험이 가능한 '4차산업 체험문화 공간 놀이터'가 15일 전북 정읍학생복지회관 3층에 둥지를 틀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5일 우리나라가 제안한 정차(停車) 중 고출력 무선 충전 기술의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국제표준화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