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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5-07-06

10kg을 1kg처럼 느끼게 해준다 근로자 건강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외골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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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골격(exoskeleton) 시스템은 인간의 근골격계 움직임을 도와주는 보조기기다. 시스템이 처음 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재활이나 군사 분야를 중심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산업 현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위한 외골격 시스템
산업 현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위한 외골격 시스템 ⓒ Robo-Mate

외골격 시스템이 실용화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재활과 군사 분야 외에 과학계가 기대하는 분야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산업 분야다.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기즈맥(gizmag)’은 유럽연합(EU)의 공동 기술진이 산업 현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위해 외골격 시스템 모델을 선보였다고 보도하면서, 이 시스템이 육체노동을 위주로 일하는 근로자들의 건강은 물론,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 링크)

무거운 제품을 쉽게 들도록 도와주는 외골격

로봇이나 통신 기술의 발달로 자동화와 무인화 시스템이 널리 보급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산업 현장은 무거운 제품을 들거나 운반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주 무거운 물건이 아니더라도 하루 종일 제품을 들고 움직이다 보면 피로도가 쌓여 몸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로 많은 현장 근로자들이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외골격 시스템으로 해결해 보겠다는 기술자 집단이 등장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베테랑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로보 메이트 프로젝트(Robo-Mate project)’다.

이 프로젝트는 2년 전 유럽의 7개 국가에서 모인 12명의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스위스 취리히대 부설 메카니컬 시스템연구소의 한스 베르너 반 덴 벤 소장이 주도하고 있으며, EU의 기술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선정되어 지원을 받고 있다.

로보 메이트 외골격은 무거운 제품을 들 때 인체 각 부위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팔과 다리 부분이 모듈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근육을 외골격이 지탱할 수 있는 원리로 설계되어 상대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기 쉽다.

10kg의 물건을 마치 1kg 정도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10kg의 물건을 마치 1kg 정도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 Robo-Mate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무거운 제품을 반복적으로 들어야 하는 근로자들의 업무 강도를 줄여주는데 있다. 외골격 시스템 착용 시 10kg의 물건을 마치 1kg 정도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단기적 개발 목표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유럽의 근로자들 중 약 4천 4백 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근육이나 허리 디스크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스 소장은 “10kg 정도의 물건을 매일 옮기다보면 허리에 무리가 갈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로보 메이트의 개발 목표는 단지 근로자들의 힘을 덜어주거나, 일의 강도를 낮춰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라고 전하며 “관절이 휘거나 비틀리지 않도록 방지해서 근로자를 사고로 부터 보호하는 근본적인 예방 조치도 포함되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독일 프라운호퍼에서 데모 시연 행사를 가졌다. 세상에 처음 선을 보인 로보 메이트 외골격은 산업현장에서 적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생김새가 재활이나 군사용 외골격 시스템과는 약간 다른 모양을 띄고 있었다.

시연은 성공적이었다. 부분적으로 작동 시 문제점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이런 점을 보완하면 실제 산업현장에서 무거운 제품을 날라야 하는 근로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것이 시연에 참가한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보행 효율을 올려주는 무동력 외골격도 선보여

무거운 짐을 가볍게 해주거나 보행을 돕는 외골격이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작동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기 같은 외부 에너지에 의존해야만 하는 것이 외골격 시스템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에는 이 같은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는 무동력 외골격 시스템이 소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외부 에너지의 도움을 전혀 빌리지 않고도 보행 효율을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는 보도를 통해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와 카네기멜론대의 연구진이 발과 발목에 착용하는 외골격 시스템으로 보행 효율은 물론 대사에너지 소비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문 링크)

별도의 에너지 보급이 필요없는 무동력 외골격 ⓒ nsf.gov
별도의 에너지 보급이 필요없는 무동력 외골격 ⓒ nsf.gov

연구진은 사람들이 걸을 때 사용하는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 등을 연구하여 움직이는 초경량 스프링·클러치 시스템을 제작했다. 탄소섬유로 제작된 이 장치는 무게가 운동화와 비슷할 정도로 가볍고, 에너지를 요구하는 구동장치도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그레고리 사위키(Gregory Sawicki) 교수는 "무동력 외골격 시스템은 새총과 비슷하다"라고 비유하며 "아킬레스건의 움직임을 모방한 스프링이 종아리 근육과 함께 움직이면서 걸을 때 마다 가해지는 하중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사에너지 소비가 7% 정도 줄었다는 것은 배낭에서 4.5㎏을 덜어내고 걷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하며 "앞으로 부상이나 노화로 걸음걸이가 어려워진 사람들을 위해, 가볍고 단순하며 저렴한 외골격 시스템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7-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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