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억년 전 호수에 살았던 유기물의 화석에서 광합성과 유성생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나타남에 따라 육지에 진핵세포가 등장한 시기가 생각보다 훨씬 이를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4일 보도했다.
영국과 미국 과학자들은 영국 스코틀랜드 서부 토리돈 협만(sea loch: 바다와 이어져 있지만 대부분 육지로 둘러싸인 해안 염수호)의 암석을 조사하던 중 최고 10억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기물의 매우 잘 보존된 화석들을 발견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크고 복잡하며 매우 정교한 형태를 지닌 이 화석들은 생명체가 단순한 원핵(原核)세포에서 보다 크고 복잡한 진핵세포로 진화한 결정적인 시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진핵세포로부터 녹조식물이나 육지의 녹색식물이 진화해 육지를 차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핵세포가 등장한 지 5억년쯤 지나 육지 표면은 지의류와 이끼, 우산이끼 등으로 덮이기 시작했고 최초의 동물이 바다를 떠나 육지에 오른 데 이어 최초의 물고기가 등장했으며 고사리와 파충류, 침엽수, 포유류, 개화식물이 그 뒤를 따르고 마침내 인간의 출현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연구진은 "생명체는 바다에서 시작했고 생명체 초기 진화의 중요한 과정은 해양환경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즉 바다가 원핵생물과 진핵생물, 유성생식과 다세포생물의 기원이 된 반면 이 시기 육지는 불모지였고 기껏해야 남조류가 지배하는 미미한 미생물 생물상이 존재했을 것으로 여겨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자신들이 스코틀랜드에서 발견한 것은 약 10억년 전의 복잡한 생명체의 증거라면서 이는 당시의 육지 생물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풍부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생명체 초기 역사의 주요 사건이 바다에서만 일어나지 않고 육지에서도 일어났을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새로 발견된 세포들은 핵과 미토콘드리아, 엽록체 등 광합성에 필수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박테리아의 조상과는 다르며 양성생식 과정을 거쳐 보다 빠른 진화 속도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공생박테리아가 세포와 합쳐져 엽록체를 형성하는 결정적인 단계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바다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토리돈 협만과 같은 유리한 조건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지금 토리돈 호수의 인산염 속에 갇혀 있는 이들 작은 고대 미생물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발견한 유기물은 지구를 황폐한 바위 사막에서 녹색의 낙원으로 바꿔놓은 주역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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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4-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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