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생명과학·의학
우정헌 기자
2008-11-28

'펄펄 날다 골병 난다'…스키 부상 예방 10계명 주말 오후 3시경 부상 사고 가장 많아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본격적인 스키시즌이 돌아왔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약 8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스키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될 만큼 스키의 인기는 여전하다. 하지만 날로 높아지는 인기만큼이나 스키장 내 안전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스키로 인한 부상은 낙상, 충돌 등 물리적 충격에 의해 관절부위 부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추운 날씨로 인해 관절이 굳어 있어 작은 충돌에서도 부상이 커지기 쉽다.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부상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스키 탈 때 '무릎부상' 가장 조심해야= 스웨덴의 에나 에릭슨 박사의 보고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스키인구 1천명당 3~7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며 성별로는 남자가 63% 내외 여자가 37% 내외로 나타나고 있다. 스키어의 경력과 손상관계를 살펴보면 1년 이내의 초보자가 32~35%로 가장 많은 부상을 당하고 있으며, 4년 이내 경력자가 부상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의료계에서는 우리나라 역시 외국에 비해 좁은 슬로프에 많은 스키어들이 과밀하게 타기 때문에 충돌 위험이 높고, 특히 초보자들이 본인의 실력보다 어려운 상급자용 슬로프에서 스키를 타다가 속도 조절을 하지 못해 넘어지거나 충돌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심한 부상을 입히는 경우가 많아 외국 사례보다 더 많은 부상이 발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99~2000년 스코틀랜드 스키 부상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키 부상의 부위는 무릎(35.0%), 머리(20.0%), 손(12.5%), 어깨(7.6%), 기타 하지(7.5%)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무릎 앞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가장 흔한 부상인데 실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사고로 꼽힌다.

전방십자인대에 부상을 입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뿐더러 심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전방십자인대 부상은 대개 넘어지는 자세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지게 됐을 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체에 힘을 주며 버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하체는 스키에 고정된 채 상체가 앞으로 쏠려 넘어지게 된다. 이때 힘이 들어간 무릎이 바닥에 부딪히면서 무릎 인대가 쉽게 끊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 관절에 상처를 입었을 때 섣불리 부상 부위를 건드리거나 함부로 비틀었다가는 부상이 심해지거나 연부조직이나 뼈, 인대, 근육 등 주요 조직마저 덩달아 손상될 수 있다.

◆스키 부상, 주말이 평일보다 3배 높아 = 스키 손상은 시간대에 따라 뚜렷한 특징을 나타내므로 부상 예방에 참고하는 것도 좋다. 우선 요일별로 보면 주말에 평일보다 3배 이상 부상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 공통 현상이다. 이는 주중에는 스키에 조예가 깊은 경력자가 많은 반면 주말에는 아마추어 스키어가 급격히 늘어나 충돌사고의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하루 중 사고는 오전 10~11시 사이가 가장 외상 빈도가 낮은 반면 오후로 갈수록 부상이 많아져 오후 3시경에 가장 많은 부상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분석한 결과 오후 3시대가 가장 피로도가 높은 시간대라는 점과 또 기온상승에 의해 눈이 서서히 녹아 스키의 회전력이 감소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하루 중 시간대를 오전, 오후로 나누면 오전 32%, 오후 68%로 나타나며 3~5시대가 36%로 가장 많다.

그러나 토요일 시행되는 야간스키의 경우 5.5%의 비교적 낮은 부상률을 보여 피로가 나타나기 전에 스키를 종료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하루 중 스키를 몇 시간 탔는지 분석해보면 평균 3시간 정도 탄 후에 가장 많은 부상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키부상, 어떻게 변모했나?=
어느 스포츠에서나 부상은 생기지만 스키부상은 독특한 특징을 나타낸다. 이는 발목을 고정시키는 스키부츠와 스키, 이를 연결하는 바인딩과 스키폴이라는 장비를 갖추고 미끄러운 경사면을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특수성에 의해 스키 장비에 의한 특정부위 손상이 매우 많다.

단적인 예로 스키부츠의 경우, 60년대 이전에는 낮은 부츠와 유연한 스키화 때문에 발목 부상이 대부분이었으나 부츠가 길어지고 딱딱해진 60년대 이후에는 발목염좌는 거의 없어진 대신 무릎손상이 현저히 증가했는데, 특히 내측 전십자인대 손상의 빈도가 많아졌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1슬로프당 매일 1명씩의 전십자인대 손상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그 빈도가 높다.

또 바인딩(부츠와 스키를 연결하는 장치)의 형태에서도 손상빈도가 변화하는데 바인딩이 풀어지는 경우 상지손상 32%, 하지손상 55%인 반면 바인딩이 풀리지 않는 경우 상지손상 12%, 하지손상 80%로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

손상 순간 바인딩 상태를 살펴보면 양쪽이 모두 풀리지 않은 경우가 48%, 양쪽 모두 풀린 경우가 35%, 한쪽만 풀린 경우가 17%로 가장 낮은 손상을 일으켰다. 이는 바인딩이 풀리지 않을 경우 심한 충격이 무릎관절에 전달되어 내측 및 전십자인대의 손상이 발생하지만, 바인딩이 풀리면 큰 충격이 관절에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손상의 정도가 약화된다. 따라서 초보자는 바인딩의 강도를 약하게 고정하여 넘어질 때 바인딩이 쉽게 풀어져 손상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이외에도 상지손상 환자의 37%가 엄지손가락 부상이었는데 이는 스키 폴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엄지손가락 부상 당시 폴의 상태를 보면 양손을 모두 놓은 경우 19%이나 양쪽 모두 쥐고 있을 경우 71%의 높은 부상빈도를 나타냈다. 이는 폴과 지면의 충돌에 의한 충격이 손목관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므로 넘어질 때는 자연스럽게 폴을 놓아야 한다.

◆스키로 인한 부상을 줄이기 위한 10계명= 스키 부상 방지의 최상책은 예방이지만 만반의 준비에도 부상이 발생할 때에는 적절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스키로 인한 부상 중에는 큰 부상이 많으며 심지어는 추락 등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스키 부상시 상처부위를 절대 건드리지 말고 환자를 안정시킨 후 부목이나 보조도구로 상태를 그대로 고정시키고 전문 의료진에게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인체구조상 다쳐서는 안 될 중요조직인 혈관, 신경들은 깊숙한 곳에 뼈 조직에 의해 보호되기 때문에 처음에 부상을 당해 뼈가 부러지더라도 해부학적으로 이들 조직은 보호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부상을 당했다고 부상 부위를 함부로 비틀거나 하면 주요 조직마저 다쳐 큰 후유증을 남기게 되므로 스키장 내 패트롤(안전요원)을 찾아 안전하게 이송하도록 한다.

① 자기 수준에 맞는 슬로프에서 즐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느 운동이건 조금만 익숙해지면 곧 욕심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 스노보드나 스키를 탈 때도 자신의 실력보다 더 난이도가 높은 슬로프를 욕심내다가 속도조절 실패 등으로 자신뿐 아니라 남까지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신의 실력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② 충분한 체력을 유지하자= 평소 체력을 단련해 놓는 것이 좋다. 다른 계절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 겨울철에 갑자기 무리해 스키를 타게 되면 심폐기능, 관절, 근육 등 골격계 기능에 무리가 오게 된다. 하지 근육강화와 심폐기능 향상을 위해 가장 좋은 운동은 자전거 타기이다. 실제로 외국 프로 선수 중에는 여름에 사이클 선수로 활약하는 경우도 있다.

③ 필요장비를 다 준비하고 점검을 소홀히 하지 말자= 특히 부츠는 필히 자기 것을 준비하여 발에 맞춰 신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바인딩의 작동상태와 스키, 폴의 점검과 헬멧, 고글 등 보호장비 착용을 반드시 해야 하며, 스키복, 장갑 등 의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④ 트레이닝을 소홀히 하지 말고 안전 규칙을 지키자= 모든 스포츠 외상의 요인 중 가장 흔한 것이 트레이닝의 소홀이다. 스키를 처음 배우면서 너무 많은 것을 갑자기 배워 자신의 기량보다 무리해 타는 것은 큰 문제이다. 스키는 속도가 있는 스포츠이어서 자신의 실수가 타인에게도 부상을 안겨주기 때문에 스키 기술뿐만 아니라 안전에 대한 교육을 꼭 받고 지킬 것을 권한다(예: 슬로프에서 넘어질 경우 반드시 슬로프 위쪽을 주시하여 내려오는 스키어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빠르게 슬로프 가장자리로 이동한다).

⑤ 슬로프의 상태를 미리 점검하자= 스키장의 슬로프 상태를 확인하여 장애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피해야 한다. 또 설질(눈의 상태)이 좋지 않은 경우 평소보다 한 단계 낮은 코스에서 스키를 타거나 속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특히 눈이 녹았다가 얼어 빙판을 이룬 곳, 눈이 일부 녹은 곳, 스키중 눈이 내리는 경우에 부상이 많으므로 조심하여야 한다.

⑥ 피로를 느낄 때는 즉시 중단하라= 피로를 느낄 때는 즉시 스키를 중지해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활강 중이라도 피로를 느끼면 옆으로 비켜 안전지대로 내려와야 한다. 하루 3~4시간의 스키는 피로를 유발하므로 적절한 시간 안배가 필요하다.

⑦ 음주상태에서는 스키를 타지 말자 = 음주운전과 마찬가지로 음주 스키도 매우 위험하다. 음주상태에서는 순발력이 떨어지고 순간 판단력이 둔화해 자기 능력 이상의 동작을 유발하고 위험한 순간의 제동을 불가능하게 한다.

⑧ 시작 전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자 = 스키를 타기 전 적어도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 근육을 유연하게 푸는 게 중요하다.

⑨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 말라 = 넘어지지 않으려 하다가 더 큰 부상을 당하지 말고 안전하게 넘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넘어지는 순간 앉는 자세를 취해 체중을 엉덩이 쪽으로 실리게 하면서 서서히 주저앉는 게 좋다. 앉을 때는 스키 위에 그냥 주저앉지 말고 약간 옆으로 돌려 눈 위에 앉아야 한다.

⑩ 과거 부상의 공포감에서 벗어나자 = 스스로 부상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심리적 불안은 부상 위험을 증가시킨다.
우정헌 기자
rosi1984@empal.com
저작권자 2008-11-28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