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팬데믹(pandemic)이 선포되고, 9월 23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3100만 명을 넘었고 희생자는 98만 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사태는 특정 국가를 넘어서 전 세계 인류에게 깊은 상처와 고통을 남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인하여 박물관, 미술관들의 휴관이 장기화되고, 예정된 전시가 연이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과 소셜 플랫폼(Social Platform)을 활용한 온라인 전시와 디지털 뮤지엄이 ‘언택트 시대’ 미술 관람 문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3월 올해 첫 신규 전시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을 개관 이래 최초로 유튜브 채널 ‘MMCA Korea’을 통해 80분 분량의 영상으로 개막했으며, 홈페이지의 온라인 미술관을 새롭게 개편하여 큐레이터 해설 전시 영상과 VR 전시 콘텐츠를 한층 더 강화했다. <미술관 홈페이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원형 전시실에서 6월 18일 개관하여 2021년 2월 28일까지 개최되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전시 ‘신나는 빛깔 마당(Diving into the Color)’ 또한 오프라인 전시와 온라인 전시를 함께 병행한다. 김용관, 김진송, 박기원, 박미나, 백인교, 조숙진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색과 형태가 확장하며 상호소통 하는 작품으로 구성되었으며, 반짝이는 빛과 알록달록한 색으로 신나는 놀이와 체험이 가득한 현대미술을 경험할 수 있다. <관련동영상>

국립현대미술관 ‘보존과학자 C의 하루’展은 11월 19일까지 옛 담배공장 건물의 외관과 굴뚝 등 기존의 형태를 유지하여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리고,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재건축된 국내 최초의 수장고(收藏庫) 형 미술관인 청주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고 있다. <VR 전시보기>
미술작품의 상처는 보존과학자의 손길을 거쳐 생명을 연장하며, 현대미술에서 보존복원은 물리적 생명 연장을 넘어서 작품에 새로운 시간과 의미를 불어넣는 생로병생(生老病生)의 과정이다. 이 전시는 가상의 상상 인물인 보존과학자 C의 하루를 통해 과학과 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채널 ‘MMCA Korea’에는 <낯선 전쟁(Unflattening)>, <탄생 100주년 기념: 박래현, 삼중통역자>, <방탄소년단 ‘봄날’ 득음득획(得音得劃)>,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 <판화, 판화, 판화(Prints, Printmaking, Graphic Art)>,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등의 다양한 전시 콘텐츠가 올려져 있어 인터넷 상으로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코로나19로 미술관 방문이 어려운 관람객들이 집에서도 전시를 감상하고, 미술로 감동과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1996년 개관 이후 꾸준히 미술과 과학 간의 융복합 전시를 개최하고, 2012년부터 국내 미술관으로는 최초로 VR 전시 프로그램을 개발, 구축해온 사비나미술관 또한 유튜브 채널과 홈페이지 디지털 뮤지엄 및 버추얼 미술관을 개편 · 운영하고 있으며, 관람객은 VR 미술관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현장감 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 홈페이지>
현재 사비나미술관 VR 미술관에는 <나 자신의 노래>, <양대원: 밀어密語 - 왕의 속삭임>, <천 개의 횡단, 다발 킴의 레드스타킹>, <우리 모두는 서로의 운명이다 - 멸종위기동물, 예술로 HUG>, <나나랜드: 나답게 산다>,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예술가의 명상법>, <먹고, 즐기고, 사랑하라!>, <#셀피selfie - 나를 찍는 사람들> 등 다양한 지난 전시 콘텐츠가 올려져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사회 전반의 사회적 우울(코로나 블루)의 영향으로 ‘언택트(Untact)’ 문화가 서서히 ‘온택트(Ontact)’라는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로 발전하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은 더욱 확장될 것이다.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려는 예술적 대응으로서의 온라인 미술 전시는 이제 단지 오프라인을 일시적으로 대신하는 미봉책을 넘어, 현장 전시와 나란히 함께 하는 새로운 가치와 영향력을 지닌 독자적인 매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전승일 오토마타 공작소 대표감독
- aniexe@daum.net
- 저작권자 2020-09-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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