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ST 발사부터 현재까지] 암흑 성운 내 얼음 발견 그리고 복잡한 분자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단서 포착
카멜레온자리(Chamaeleon)는 남쪽 하늘에 있는 다소 작은 별자리이다. 위 별자리를 구성하는 별들이 카멜레온을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으며, 대략 16세기부터 알려지게 된 탓에 아쉽게도 연결된 그리스 신화나 로마 신화는 없다.
2023년 12월경 시드니에서 바라볼 수 있는 밤하늘 풍경, 가운데에 카멜레온 자리가 보인다. © Stellarium
위 별자리는 남반구에서는 쉽게 관측할 수 있지만 아쉽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별자리이다. 초창기의 우주 관측 연구 역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된 탓에 북반구에서 보이는 천체들에 집중되었으며, 남반구에서 보이는 천체들은 연구가 그다지 활발하진 않았다.
하지만, 위 별자리와 주변 천체들은 천문학자들에게는 꽤 유명한 천체이다. 1999년엔 카멜레온 η (η Chamaeleontis) 별 주변에서 산개성단이 발견되었으며 이들은 지구로부터 약 316광년 떨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카멜레온 별자리를 구성하는 별들 © IAU and Sky & Telescope magazine (Roger Sinnott & Rick Fienberg)
성운은 우주 공간에 수소나 헬륨 등의 가스와 먼지 등이 어떠한 이유에서 뭉쳐져 있는 천체를 뜻한다. 특히, 고밀도 성운 내 대량의 수소가 분자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천체를 분자구름(Molecular Clouds)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러한 분자구름은 낮은 온도 덕에 별이 탄생하기 안성맞춤인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성운은 성간 먼지와 가스등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본래대로라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이 주변 태양 빛이나 전리된 수소 원자들과의 반응하는 방식에 따라서 대략 3가지로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먼저 가스와 먼지들이 주변 고온 별로부터 가열되어 전리된 수소 원자들이 재결합하는 방식으로 빛을 내는 성운을 발광 성운(Emission Nebula)이라고 부른다. 가장 흔한 성운으로 오리온성운(Orion Nebula)이나 용골자리 성운 (Carina Nebula)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온화 에너지를 공급하는 들뜬 별은 보통 표면온도가 3만K 이상 되는 고온의 별이다. 대부분의 성운은 발광성운에 해당한다.
또한, 스스로 빛나지 않지만, 지구에서 관측할 때 성운의 뒷배경으로부터 오는 밝은 별빛 (혹은 발광성운의 빛)을 성운의 가스와 먼지가 가리며 어둡게 보이는 성운을 암흑 성운(Dark Nebula)이라고 부른다. 가장 유명한 성운 중 하나인 오리온자리의 말머리성운(Horsehead Nebula)이 암흑 성운에 해당한다. 암흑 성운이 발견됨은 위 성운 주변의 가스와 먼지 밀도가 주변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특이하고 희귀한 형태의 성운인 반사 성운(Reflection Nebulae)은 주변의 별이 내는 빛을 반사함으로써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는 성운을 말하며 오리온자리의 마귀할멈 성운(Witch Head Nebula)이 이에 해당한다.
카멜레온 성운에는 바로 암흑성운인 Chamaeleon I 분자구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는 주로 질량이 작은 별들이 생성되고 있다. 이들은 지구로부터 400~600광년 정도 떨어져 있으며 태양 질량의 수천 배에 해당하는 기체와 먼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또 한 번의 기록을 세웠다. 바로 현재까지 관측된 차가운 분자구름에서 가장 깊숙이 박혀있는 얼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미국 애리조나 스튜어드 천문대 (Steward Observatory) 펭우 선 박사(Dr. Fengwu Sun)와 영국 오픈 대학교 (The Open University) 잭 스미스 박사(Dr. Zak Smith)가 이끄는 IceAge ERS 팀은 위 차가운 분자 구름의 가장 어두운 지역에서 다양한 얼음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630광년 떨어져 있는 Chamaeleon I 성운은 NIR38이라는 배경 별에서 나오는 빛을 가리면서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는데, 암흑 분자 구름의 중앙 부분 내 얼음은 적외선의 특정 파장을 흡수하여 특이한 스펙트럼을 남기게 된다. 이는 빛이 에너지를 물질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가스나 먼지의 분자구름이 별빛을 흡수하여 연속 스펙트럼에 어두운 선을 남기는 것으로, 각 분자 및 원소들은 특정 파장의 복사에너지를 흡수 방출하며 이러한 증거를 남기게 된다. 위 어두운 선을 통하여 분자구름 내 대기에 어떤 물질이 존재하고 있는지 식별할 수 있다.
수소와 헬륨의 흡수, 방출 스펙트럼 © Carlos Clarivan/Science photo library
IceAge ERS 팀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새로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차갑고 희미한 구름 물질(중앙 부분에 파란색으로 표시)은 유출(outflowing)을 보이고 있는 젊은 원시별 Ced 110 IRS 4(왼쪽 위 주황색 부분)의 빛에 의해 (적외선으로) 빛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해상도 사진 보러 가기)
Chamaeleon I 성운의 아름다운 모습 © NASA, ESA, CSA, Fengwu Sun (Steward Observatory), Zak Smith (The Open University), IceAge ERS Team, M. Zamani (ESA/Webb)
구름 뒤의 주황색 점으로 보이는 수많은 배경 별에서 나오는 빛 역시 구름을 통과하는 별빛을 흡수하는 구름의 얼음을 감지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이곳에서 태어날 미래의 태양 그리고 태양계의 외계 행성에 통합될 단순한 얼음 분자들을 조사할 수 있었으며, 더 복잡한 분자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얻게 되었다.
아래 도표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MIRCam), 중적외선 기기(MIRI), 그리고 근적외선 분광기 (NIRSpec) 등 3가지 기기를 이용하여 얻은 스펙트럼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고해상도 사진 보러 가기)
Chamaeleon I 성운 내 얼음과 복잡한 분자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단서 포착 © NASA, ESA, CSA, Fengwu Sun (Steward Observatory), Zak Smith (The Open University), IceAge ERS Team, M. Zamani (ESA/Webb)
위 두 패널의 스펙트럼과 왼쪽 아래 패널 스펙트럼은 모두 배경 별의 밝기를 파장별로 보여주고 있다. 낮은 밝기는 분자 구름 내 얼음 및 기타 물질에 의한 흡수를 나타내며 오른쪽 하단 패널 스펙트럼은 배경 별에서 나오는 빛이 구름의 얼음에 흡수되는 정도를 대수적으로 측정한 광학적 깊이(광학두께, Optical depth)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서 덜 풍부한 얼음 종류의 약한 스펙트럼 특징을 보여줄 수 있다.
위 데이터를 통해서 물과 같은 단순한 얼음 이외에도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그리고 메탄 등 가장 단순한 형태의 분자와 복합 유기물 분자인 메탄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자가 얼어있는 모습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음이 식별할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메탄올보다 더 복잡한 분자들에 대한 증거를 발견했다. (오른쪽 아래 사진)
연구팀은 이러한 신호가 특정 분자에서 기인한다고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결과를 통해서 여러 복잡한 분자들이 다양한 조합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별이 태어나기 전 복잡한 분자가 분자 구름의 깊은 얼음에서도 형성된다는 점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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