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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4-04-30

먹지 않고 몸에 붙이는 전투식량 금연보조제 원리와 동일한 ‘패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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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기술 전문 기획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이 최근 ‘패치형 전투식량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군인들의 효율적인 야전 활동을 위해 패치형 전투식량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패치형 전투식량이란 군인들이 피부에 붙여 영양을 공급하고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개념의 영양 공급제다. 국방기술품질원의 관계자는 “조만간 패치형 전투식량 개발을 위한 선행연구를 시작하여 오는 2019년부터는 운용평가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패치형 전투식량의 원리 ⓒ MBC
패치형 전투식량의 원리 ⓒ MBC

핵심 군수품 중 하나인 전투식량

전투식량은 국가 방위의 주체인 군인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주는 핵심적인 군수품이다. 전쟁터나 훈련 장소에서 사용하게 되므로 보관, 조리, 식사가 간편해야 한다. 아무리 맛있는 레시피로 조리되었다 하더라도 부피가 크거나 식사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전투식량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인류는 오래 전부터 효과적인 전투식량 개발에 열을 올렸다. 최근 들어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투식량에 첨단의 과학기술이 접목되면서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전쟁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 중세시대 경우는 과학기술의 수준이 낮았기 때문에 육포나 말린 생선, 견과류와 같이 부패를 막고 부피를 줄이기 위한 건조식품들이 주로 전투식량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맛과 영양에 있어서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식품의 건조만으로는 더 이상 전투식량이 될 수 없었다.

본격적으로 전투식량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베트남 전쟁 기간이다. 이 시기에 미국은 채식과 비채식으로 구분된 24가지의 전투식량 메뉴를 개발하여 보급했다. 우리나라도 베트남 참전을 계기로 음식의 풍미까지 고려한 다양한 전투식량 개발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전투식량의 기본적인 의미를 강조하는 흐름과 맞물려, 세계의 국방 강국들은 군인들의 배고픔을 해결하면서도 더욱 간편하고 간단하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만을 놓고 볼 때 가장 유력한 후보는 몸에 붙이는 패치형 전투식량이 될 전망이다.

전투식량은 전쟁 상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빠르고 간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물만 부으면 자체 발열과 함께 음식이 데워지는 방식이 지금까지의 즉석식품 형태였다. 그러나 전투식량을 먹기 위해 필요한 잠깐의 시간마저도 절약하고 조리할 때 발생하는 수증기 등으로 인한 노출의 위험마저 없애자는 것이 현대전에 사용될 전투식량의 컨셉이다.

이 외에도 기존의 전투식량은 부피가 커서 휴대가 불편한 반면에 패치형 전투식량은 붙이고 다니기 때문에 기동력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먹고 나서 버린 전투식량 용기를 적들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금연보조제 원리와 동일한 패치형 전투식량

패치형 전투식량의 원리는 금연보조제인 니코틴 패치나 멀미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멀미약 패치와 같다. 다양한 물질을 패치에서 서서히 방출시키고 이를 피부를 통해 투입시키는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니코틴 패치는 피부로 니코틴을 공급해 금단현상을 줄여주고 멀미약 패치는 귀밑에 부착하여 멀미를 멈추게 하는 약물을 제공한다.

패치형 전투식량 역시 패치에 달린 여러 센서가 피부로 전달되는 군인의 신진대사를 실시간 감지하는 경피 투과 방식의 영양전달 시스템을 통해 비타민이나 단백질과 같은 각종 영양분과 기능성 성분을 공급한다. 실제 음식을 입으로 먹지 않아도 패치를 피부에 붙이는 것만으로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장기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패치형 전투식량에 대한 연구를 처음 한 국가도 역시 미국이다. 미 육군 산하의 내틱군사연구개발공학센터(NSRDEC)는 지난 1990년대 부터 몸에 붙이는 전투식량을 연구해 왔다. 1954년에 설립된 NSRDEC는 미군의 강화 전투복 및 전투식량 등 전투력 강화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다루는 국립 연구기관이다.

미 국방부는 NSRDEC가 연구해 왔던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00년에 경피투과 방식의 영양전달시스템 개발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고 2025년까지 패치형 전투식량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 군도 패치형 전투식량을 개발해 특수전부대 등에 우선 보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치형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군 관계자는 “패치 한 개로 최대 4일까지 작전수행을 할 수 있는 패치형 전투식량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패치형 전투식량의 개념도 ⓒ 미국방부
패치형 전투식량의 개념도 ⓒ 미국방부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패치형 전투식량의 핵심 기술에 대해 “영양공급의 속도조절과 신체 전반에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공복감의 해소 등”을 거론하면서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비로소 상용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패치형 전투식량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전투식량을 휴대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어 군인의 군장 무게 가운데 평균 4.5킬로그램 정도를 줄일 수 있게 되므로 기동성이 향상된다. 전투원에 대한 정상적인 급식이 어려운 악조건에서도 패치를 통해 다양한 영양소를 체내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패치형 전투식량은 군인뿐만 아니라 소방관이나 광부, 우주비행사처럼 극한의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군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비만 환자의 살을 무리하지 않고 빼주는 다이어트용으로도 각광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패치형 전투식량에 대해 “작전 기간동안 3일 내내 잠을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수면 억제제와 더불어 사람을 전투하는 기계나 일하는 기계로 만든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충분히 고민해 봐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패치형 전투식량 외에도 한 끼분의 영양소를 하나의 캡슐 안에 모두 넣는 알약 형태의 전투식량도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군사기술의 경향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군인들은 며칠 동안 식사를 하지 않아도 몸에 붙인 패치나 알약으로 충분한 체력을 확보하여 전쟁을 치룰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4-04-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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