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반응은 일정한 에너지 이상을 가진 분자들의 충돌에 의해 일어나는데 이 때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분자의 최소 운동 에너지를 활성화 에너지라고 한다. 마치 놀이공원에 있는 롤러코스터가 일정 높이까지 올라가야 하듯이 물질대사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분자들이 활성화 에너지라고 하는 언덕을 넘어야 한다. 활성화 에너지가 너무 크면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아 반응속도가 느리지만 활성화 에너지를 낮추면 반응이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 효소는 활성화 에너지를 낮추어 줌으로써 물질대사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정촉매 역할을 한다.
효소는 특정기질에만 작용하는 활성부위를 가지고 있다. 효소의 활성부위는 특정기질에만 결합하는 결합부위(주효소의 단백질 부분)와 특정기질에만 작용하여 변화시키는 반응부위(조효소 또는 보결족 부분) 두 가지가 있다. 이 활성부위 때문에 효소는 특정기질에만 반응하는 기질특이성을 가진다. 예를 들면, 간과 적혈구 속의 카탈라제는 과산화수소에 작용하고, 침 속의 아밀라제는 녹말에 작용하며, 위 속의 펩신은 단백질에 작용하고, 소장 속의 리파아제는 지방에 작용한다. 이러한 관계를 1효소-1기질 또는 열쇠와 자물쇠의 관계라고도 한다.
1961년 국제효소학회는 촉매하는 반응에 따라 효소를 다음과 같이 6가지로 분류하였다.
⑴산화환원 반응에 관여하는 산화환원효소
⑵어떤 분자에서 기능기(화학 반응에 동시에 관여하는 원자의 집단)를 떼어내어 다른 분자에 옮겨주는 전이효소
⑶고분자를 가수분해시켜 저분자로 만드는 가수분해효소(소화효소 등)
⑷가수분해에 의하지 않고 기질로부터 어떤 기(몇 개의 원자들의 집단)를 떼어내어 기질분자에 붙여주는 부가효소
⑸기질분자의 분자식은 변화시키지 않고 분자구조를 바꾸는 데에 관여하는 이성질화효소
⑹ATP 또는 이와 유사한 물질로부터 인산기를 떼어 내면서 그 때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어떤 두 물질을 결합시키는 연결효소
오줌의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지에 들어있는 글루코오스옥시다제가 포도당을 산화시키고 이때 나오는 과산화수소에 페록시다아제가 반응하여 검사지를 푸른색으로 변화시킨다. 이 푸른색의 농도를 보고 소변 속의 포도당 양을 알 수 있다. 이밖에 방향제, 효소치약, 효소화장품, 다이어트 음료 등에도 효소가 사용되고 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효소를 이용하여 전통식품인 된장, 고추장, 김치, 젓갈 등을 만들어 왔다.
유전적으로 효소가 결핍되면 선천성 물질대사 이상이 발생된다. 예를 들면, 페닐알라닌을 티로신으로 전환시키는 ‘페닐알라닌히드록실라아제’가 선천적으로 결핍되면, 페닐케톤이 오줌으로 배설되는 페닐케톤뇨증으로 발병된다. 또한 바이러스는 효소가 없어서 물질대사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다른 생물의 세포에 기생하면서 숙주 세포의 물질대사를 이용한다. 이렇게 효소는 물질대사라는 생명현상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중요 물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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