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의 비밀이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이탈리아 피렌체대학, 영국 쿼드램연구소 등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대변 이식으로 쥐들의 장내 미생물군을 변화시킨 결과, 공간 학습 능력 및 기억력이 변화되었다고 밝혔다.
노화는 출생 직후부터 시작돼 궁극적으로는 신체적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 웰빙과 인지 기능의 저하로 이어지는 불가피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새로운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의 노화 과정은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와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
회춘의 비밀이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들어 ‘장-뇌 연결축(Gut-Brain Axis)’이 우리의 행동과 인지 기능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뇌 연결축이란 장내 건강과 뇌 건강의 연관 관계를 뜻하는 말로서, 장에서 흡수되는 물질이 혈관을 타고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이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나이가 많이 든 쥐의 장내 미생물을 어린 쥐에게 주입하면 노화와 관련된 중추신경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젊은 쥐에게 나이가 많은 쥐의 대변 이식을 시행한 후 불안, 탐구 행동, 기억력 등에 대해 평가했다.
그 결과 노인 쥐의 대변을 이식받은 어린 쥐들은 불안, 탐구 행동, 운동 기능 등에서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미로 실험에서 공간학습 능력 및 기억력이 저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변화는 신경세포의 접합 부위인 시냅스 및 신경 전달과 관련된 단백질 발현의 변화, 그리고 학습 및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변화에 의해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변 이식 후 공간학습 및 기억력 변화
다시 말해서 어린 쥐들이 인지 기능 면에서 늙은 쥐처럼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이스트앵글리아대학 노리치의과대학의 데이비드 바우저 박사는 “늙은 쥐에게서 젊은 쥐로의 대변 이식은 장내 미생물 구성에서 노화와 관련된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대변 이식은 특히 해마의 주요 기능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는 기억, 학습은 물론 공간 탐색, 감정적 행동과 기분 등 다양한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부위이다.
건강한 사람의 장내에 존재하는 유용 미생물은 비만, 당뇨, 자폐증, 우울증과 같은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대변 이식이란 간단히 말해서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추출한 후 내시경이나 관장을 통해 다른 사람의 대장에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물론 대변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아니고 대변에 존재하는 유용한 미생물을 선별해 식염수 등과 함께 특수 처리한다.
건강한 사람의 장내에 존재하는 유용 미생물은 대장과 관련된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만, 당뇨, 자폐증, 우울증과 같은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는 반대로 젊은 쥐의 대변을 늙은 쥐에게 이식할 경우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회춘 위한 장내 미생물군 치료법 연구 계획
이번 연구에 공동 저자로 참여한 피렌체대학의 클라우디오 니콜레티 교수는 “어린 쥐의 대변 이식이 늙은 쥐의 인지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가 나이와 관련된 중추신경계의 구성 요소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노화에 있어서 장-뇌 연결축의 중요성을 확인했으며, 노인들의 인지 기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장내 미생물군의 회춘을 목표로 하는 치료법을 고안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심각한 장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노리치 연구단지에 ‘분변 미생물군 이식(FMT,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서비스를 구축한 쿼드램연구소는 앞으로 인지 기능 저하 등 노화와 관련된 기타 질환을 퇴치하는 데 대변 이식의 효과를 연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에 벨기에에서는 자동양조증후군에 걸린 40대 남성이 대변 이식을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자동양조증후군이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음에도 술에 취한 것 같은 증상이 지속돼 알코올 중독과 같은 증세를 나타내는 질환을 말한다.
자동양조증후군을 치료하지 않으면 혈중 알코올 수치 상승과 다양한 간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남성은 식단 조절 및 항진균제 치료로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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