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결과에 깊은 신뢰와 찬사를 보내던 내로라하는 세계 과학계 석학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황우석 교수는 어떻게 수많은 국내 인사들은 물론이고 해외 줄기세포 연구 전문가들까지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을까?
황 교수가 해외 과학계를 속일 수 있었던 데에는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특유의 입담과 친화력, 사이언스와 네이처 등 유력 언론을 활용하는 뛰어난 수완 등이 큰 역할을 했다는게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10일 황 교수가 미국에서 자신의 연구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는 강연을 한 게 전문가들로 하여금 그의 연구결과를 믿게 만든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젓가락 기술' 등의 전문적인 기법들을 소개하며, 자신의 줄기세포 연구가 모두 진짜인 것처럼 설명한 게 미국 전문가들을 사로잡는 데 주효했다는 것.
줄기세포 연구의 권위자인 어빙 와이스만 스탠퍼드대 교수는 "황 교수는 구체적인 기법들을 자세히 밝히며, 어떻게 줄기세포를 만들어냈는지를 사람들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황 교수가 이 분야 미국 최고의 전문가로 꼽히는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를 끌어들인 건 그의 연구를 의심하지 않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됐다.
와이스만 교수는 "사람들은 모두 섀튼이 어떻게 교신저자가 됐는지 의아해 했지만, 그의 황 교수에 대한 `보증'은 황 교수의 연구를 더욱 그럴 듯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가 세계 최고의 과학전문지인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번갈아 논문을 발표해 성가를 높인 것도 그의 연구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심을 잠재우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꼽힌다.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논문 게재과정에서 연구 결과의 오류를 잡아낼 책무가 있지만 논문의 과학적 검증은 사실상 어렵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사이언스지는 2005년 황 교수팀이 11개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논문을 제출하자 보통의 경우보다 더욱 엄격한 심사 절차를 거쳤다고 밝히고 있다.
보통 논문의 경우 외부 전문가 2명이 검증작업을 하지만 황 교수팀 논문은 6명의 외부 전문가가 동원돼 정밀 검증작업을 벌였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문의 문제점이 발견되지 못하자, 황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세계 어떤 전문가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울 정도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실제로 황 교수팀의 최대 줄기세포 연구 경쟁자로 꼽혀온 로버트 랜자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T) 부사장은 황교수의 2004년 논문이 제출된 직후부터 논문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전문가들까지 감쪽같이 속여넘긴 황교수팀의 `거짓 논문'은 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사이언스지가 검증 시스템의 변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까지 야기했다.
사이언스지는 10일 도널드 케네디 편집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들 두 논문의 과거 편집 과정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이들 논문의 평가 절차도 함께 점검해 이의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언스지는 "연구 부정행위 적발 절차를 재평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한 뒤, 그 결과를 과학계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해 기존의 논문 검증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06-01-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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