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최고 포식자 상어는 해수욕객이나 서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점차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연안에도 상어 출현이 잦아졌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상어가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상어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거나 자극하는 행위는 금물이다. 몸에 상처가 났을 때는 바다에 들어가지 말고, 물 속에서 불필요한 소음을 내지 않는 것이 좋다. 화려한 색의 수영복도 위험할 수 있다.
상어 중에서도 특히 ‘식인상어’로 꼽히는 종류는 백상어. 백상어의 감각은 가히 전설적이어서 수㎞ 떨어진 곳에서도 먹이감을 감지하고 다가온다.
최근 미국 대학 협동 연구진이 환경 DNA(environmental DNA ; eDNA) 분석법을 개발해 주변 백상어의 존재 유무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해양저널 ‘해양과학 프론티어’(Frontiers in Marine Science) 최근호에 발표된 이 연구에는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대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 캘리포니아 주립 롱비치대 및 미시간 중앙대(CMU) 연구팀이 참여했다.
물 속의 환경DNA를 분석해 백상어의 존재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이 eDNA 기술은 물 속의 모든 어류와 양서류의 DNA를 검출할 수 있어 여러 생물다양성 관련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Photo Credit: CHRIS JERDE ILLUSTRATION
백상어 출현 경보 및 개체 수 파악에 활용
논문 제1저자인 미 지질조사국 생태학자이자 산타바바라대 해양과학연구소(MSI) 연구원 케빈 래퍼티(Kevin Lafferty) 박사는 “이번 연구의 목표 중 하나는 안전감시요원들이 해변의 바닷물을 떠서 검사용 병에 담아 흔들어보면 백상어가 주변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에 백상어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도 활용됐다. 백상어들은 남획에 따라 그 수가 점점 줄어들었었다.
논문 공저자이자 상어 전문가인 캘리포니아 롱비치대 크리스 로우(Chris Lowe) 교수는 상어 개체 수 회복에 대해 “남획으로부터 해양동물들을 보호하고 개체 수를 회복시켜 어업 관리를 개선하려는 주 정부와 연방정부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고 말했다.
로우 교수는 “그러나 공교롭게도 휴식과 놀이를 즐기려는 바다 휴양객 증가와 상어 개체 수 회복이 맞물려 결과적으로 사람과 상어의 접촉이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8년 간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어린 백상어 목격 사례가 상당히 증가했으나, 사람들이 상어에게 물린 사례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동물이 남긴 흔적에서 DNA에 분석
환경 DNA는 살아있는 유기체에서가 아니라, 주변 환경에서 수집된 유전물질이다.
동물들이 남긴 점액이나 대변 혹은 피부 껍질 같은 것들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식별될 수 있는 유전 신호를 담고 있다.
물 샘플에서 발견된 DNA 조각으로부터 특정 유전자를 추출해 증폭시키면 샘플에 포함된 DNA가 어떤 종의 것인지 알아낼 수 있다.
로우 교수는 UC 산타바바라의 해안가에 있는 카핀테리아에서 어린 상어들을 음향과 위성으로 추적했었다. 이 상어들은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의 여러 여름 및 가을 양육지에서 붙잡아 표지를 부착한 것들이었다.
래퍼티 박사와 로우 교수는 이 상어들이 검출 가능한 환경 DNA 자취를 남기는지 궁금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환경 DNA에서 상어 표본을 추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러다 래퍼티 박사는 산타바바라대 해양과학연구소 환경 DNA 전문가인 크리스 저드(Chris Jerde) 박사가 앤드류 매언(Andrew Mahon) CMU 생물학과 교수와 공동 개발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를 통해 관련 작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상어는 일반적으로 사람을 먹이감으로 삼지는 않으나, 방어책이나 호기심 혹은 먹이로 오인해서 물어뜯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Photo : UC Santa Barbara The Current
eDNA 접근법의 단점과 보완책
논문 공저자인 저드 박사는 “10년 전에 환경 DNA 작업을 시작했다”며 “그 이후 기술이 크게 발전돼 신뢰성, 휴대성 및 응용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논문 공저자 중 한 사람인 매언 교수는 ‘디지털 물방울 PCR’이라 불리는 새로운 종-특정 유전자 분석법을 사용해 백상어 조직으로부터 특정 유전 표지자를 검출해 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매언 교수의 대학원생인 케이시 베네쉬(Kasey Benesh)가 해수 샘플과 대조군에 대한 맹검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상어들이 모여있는 곳 근처에서 퍼온 해수 표본 분석은 백상어 조직 유전자와 일치했다. 반면 상어들이 있는 곳으로부터 1마일 떨어져 있는 곳에서 떠온 물에서는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아 물 표본에서 백상어 존재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환경 DNA는 해류를 따라 표류할 수 있고, 상어는 환경 DNA를 남겨놓고 먼 거리로 가버릴 수 있다. 때문에 이 새 접근법은 상어가 실제 특정 순간에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줄 수는 없다.
때문에 연구팀은 다른 부가적인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래퍼티 박사는 “크리스 로우 교수가 환경 DNA에 실시간 음향 추적과 드론 비행 추적을 포함한 새 백상어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보트에 환경 DNA 기술 탑재해 실시간 경계경보 가능
서퍼나 바다수영자, 해변 여행객들에게는 상어 개체 수 증가가 우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행히 백상어는 사람을 먹이로 잘 삼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에게 위협을 느끼거나,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
가오리 등으로 잘못 인식해 물어뜯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사람은 심각한 치명상을 입는다.
환경 DNA 모니터링은 해상 안전요원들이나 다른 안전관리자들에게 언제 상어 출현 경계를 강화해야 할 지를 알려줄 수 있다.
또 해양 생물학자들에게는 백상어가 보호정책에 따라 개체 수가 잘 회복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eDNA기술은 미국에서 처음에 아시아 잉어(그림 오른쪽)나 황소개구리 같은 침입종을 탐지하는데 사용됐으나 아로요 두꺼비(사진 가운데)나 조수 망둥이(왼쪽) 같은 멸종 위기종을 검색하는 데도 쓰이고 있다. Photo Credit: Josh Hull, USFWS
래프티 박사는 “이제 해변을 따라 환경 DNA 표본을 수집해 백상어가 많은 곳에 대한 지리적 및 계절적 지도를 잘 만들 수 있게 됐다”며 “백상어에 대해서 실시한 것과 같이 다른 해양 종들의 서식 위치나 개체 수 파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로우 교수는 “환경 DNA를 사용해 백상어가 해변에 출현했었는지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상어가 좋아하는 노랑가오리 같은 먹이감도 많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단 이 방법을 더 정교하게 개선한 다음에는 환경 DNA 기술을 자율주행 수상보트에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보트가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해수 표면 분석 데이터를 클라우드 저장장치로 보내고, 지역 해상안전요원들에게 특정 해역에서의 백상어 출현을 문자경보로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환경 DNA 기술, 생물다양성 관련분야에 폭넓게 응용 가능
이번 연구 결과는 eDNA 시퀀싱이 일정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단일 종들의 일반적인 움직임을 추적하는데 강력한 도구가 된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초기에 아시아 잉어나 황소개구리 같은 침입종을 탐지하는 도구로 사용된 환경 DNA 기술은 멸종 위기에 있는 협곡 두꺼비(Arroyo toads)나 캘리포니아 붉은 다리 개구리, 조수 망둥이 같이 탐색이 어려운 종들을 찾아내는 데도 쓰이고 있다.
저드 박사는 “환경 DNA 기술이 새롭게 진보함에 따라 단일 종만을 탐색하지 않고, 물 표본에 있는 DNA로 모든 물고기 종과 모든 양서류가 검색된다”고 말했다.
인간 유전체를 해독하는데 쓰였던 기술이 이제 물 표본에 있는 모든 DNA를 분석하는데 사용된다.
저드 박사는 “이를 이용해 우리는 어종을 모니터링하고 희귀종의 존재 여부를 측정하는 한편 기후변화와 오염이 생물다양성에 어떤 영항을 미치는지를 더욱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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