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위기 대비 물재생 산업 고도화 방안 논의

물순환 심포지엄 개최…그린 인프라 개념도 소개

“현재 서울시에 위치한 4개의 물재생센터에서는 매일 498만 톤의 재생수가 생성되고 있습니다. 이 중 8%만이 재활용되고 있고 나머지 92%는 한강으로 그냥 흘러들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의 물순환 정책은 빗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앞으로는 빗물을 포함하여 지하수와 하천수, 재생수까지 모두 합친 통합 물순환 정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건강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서울의 미래를 위해 물순환 정책 방향이 논의되고 있는 행사 현장. 패널로 참석한 물 관련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재생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물 순환을 통해 서울형 그린뉴딜 방향을 모색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 서울시 유튜브방송 캡처

지난 24일 온라인 상에서는 그린 뉴딜의 한 축인 물순환을 통해 서울형 그린 뉴딜 방향을 모색하는 ‘2020 서울 물순환 심포지엄’이 서울시 주최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펼쳐질 환경위기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서울시가 물순환 도시에 한 발 더 앞장서 나가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물산업 발전의 거점이 될 물재생센터

서울시가 보유한 4개의 물재생센터는 중랑센터와 탄천센터, 그리고 난지센터 및 서남센터다. 서울시는 이들 4개의 물재생센터를 고도화 하는 동시에 산업거점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오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물재생센터 비전 3.0’을 최근 발표했다.

비전 3.0의 핵심 사항으로 서울시는 △부지 효율의 다각화로 미래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거점 조성 △초고도 수처리로 수생태계의 건강성 강화 △혁신을 통한 공간 및 조직 재창조 등 3대 목표를 제시했다.

부지 효율 다각화의 전략으로는 그동안 이용률이 저조했던 물재생센터 부지를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계획이 눈에 띈다. 해당 부지에 물산업 분야의 강소기업과 벤처기업 등을 입주시켜 R&D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연구원들이 일할 수 있는 입주공간, 혁신기술 R&D를 위한 ‘물기술 연구소’ 등을 구축하고 기술 검증을 위해 물재생센터 시설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한다.

서울시 탄천 물재생센터 전경 ⓒ 서울시

기술력은 있지만 재정기반이 약한 강소‧벤처‧창업기업의 혁신기술의 사업화를 지원함으로써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물재생센터는 혁신기술을 현장에 도입해 수처리 및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이다.

또한 물재생센터의 기본 업무인 ‘수처리’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도 비전 3.0에 포함되어 있다. 녹조 발생 및 미세플라스틱 확산과 같은 문제로 우려를 낳고 있는 한강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지금까지 기피시설로 여겨지고 있는 물재생센터를 시민친화적인 시설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녹조와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물질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최신 수처리공법’을 도입해 장기적으로는 방류수 수질을 한강 수질 수준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비가 많이 내리면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되지 않는 하수와 빗물이 한강으로 유입돼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농도 초기우수처리시설’도 구축한다. 또한 최근 새로운 수생태계 위협 물질로 떠오른 미세플라스틱 등 ‘미량 오염물질 관리’에도 나선다.

그린 인프라는 그린 뉴딜로 도약하는 통로

물순환 정책의 추진에 있어 물재생센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행사의 발제를 맡은 현경학 환경정의 그린인프라위원회 위원장은 ‘기후위기 시대의 물순환 그린 인프라’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현 위원장은 “그린 인프라란 회색 인프라와 대비되는 개념”이라고 밝히며 “도로와 건물, 그리고 상하수도처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콘크리트 구조물이나 철골 인프라 등이 바로 회색 인프라”라고 소개했다.

반면에 그린 인프라라는 개념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생태공원이나 캠핑장 같은 녹지공간을 의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색 인프라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단순한 기반 시설이나 공간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벗어나 환경 불평등과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까지 그 개념이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 순환 개념도 ⓒ 서울시

이처럼 현 위원장이 회색 인프라와 그린 인프라의 개념을 도입하여 설명하는 이유는 회색 인프라가 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공간, 즉 불투수 지역이기 때문이다. 불투수 면적률이 20%를 넘어가는 지역의 하천은 수질이 악화되고, 침전물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물순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상반되는 개념인 그린 인프라에 대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자연적인 배수에 따른 순환형 물관리 시스템으로 본다. 하수도나 빗물펌프장 등 인공적으로 건설된 시설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자연적으로 조성된 지역을 중심으로 건강한 물을 관리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이에 대해 현 위원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린 인프라는 물리적으로 조성된 녹지공간을 가리키는 의미가 강했다”라고 소개하면서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녹지공간은 물론 물이 자연스럽게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진화하면서 그린 뉴딜을 달성할 수 있는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현 위원장은 “서울시 물재생센터는 물순환의 시발점이자 그린 인프라를 상징하는 대표적 모델”이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그린 인프라는 통로를 거친 물순환이 산업으로 이어지게 될 때 본격적인 그린 뉴딜이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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