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운석, 60만 년 만에 귀향한다

탐사 로버의 레이저 기기 정확성 향상 목적

약 60만 년 전에 화성에서 떨어져 나와 태양계를 떠돌아다녔던 작은 현무암 조각이 곧 귀향하게 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의하면, 이 운석을 태우고 갈 우주선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다섯 번째 화성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다.

‘Sayh al Uhaymir 008(SaU008)’로 알려진 이 운석은 약 60만 년에서 70만 년 전 사이에 소행성이나 혜성의 충돌로 인해 화성에서 떨어져 나온 후 우주를 떠돌다 지난 1999년 오만에서 발견됐다. 그 후 2000년부터 영국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가 이번에 NASA의 화성 탐사선에 실려 귀향하게 된 것이다.

화성으로 되돌아가게 될 화성 운석 SaU008. ⓒ NASA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이자 NASA가 추진하는 ‘마즈(Mars) 2020 미션’의 일원인 캐롤라인 스미스는 “매년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연구용으로 수백 개의 운석 표본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 같은 표본 중 하나가 지구를 떠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사실 화성 운석은 매우 희귀한 재료다. 각종 유성 및 운석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국제운석협회에 따르면 화성 운석은 약 200개가 확인되었을 뿐이다.

이처럼 귀한 운석이 화성으로 되돌아가는 데엔 이유가 있다. 마즈 2020 미션의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팔 끝에는 카메라와 형광 분광계 등이 결합된 고정밀 레이저가 장착된다. 셜록(SHERLOC, Scanning Habitable Environments with Raman and Luminescence for Organics and Chemicals)으로 명명된 이 레이저는 인간의 머리카락만큼 미세한 암석의 특징을 밝혀내 유기분자 및 생명체의 잠재적 징후를 확인할 수 있다.

고정밀 레이저의 보정 목표물로 사용

그런데 셜록이 그처럼 높은 정밀도를 갖기 위해서는 보정 목표물이 필요하다. 온도 변화나 모래에 착륙했을 경우처럼 약간의 조정 불량이 발생할 경우 목표를 수정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의 NASA 로버들도 암석, 금속, 유리 같은 보정 목표물이 있었다. 그런데 마즈 2020의 과학자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실제로 화성에서 온 암석 조각을 보정 목표물로 사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바로 그것이다.

탐사선이 화성에 도착한 후 화성 운석으로 셜록을 보정할 경우 화성 암석 샘플을 분석하기 전에 기기가 잘 작동하는지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셜록에 적합한 화성 운석을 찾기 위해 NASA 연구진은 몇 개의 샘플을 떼어내 시험해보는 등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쳤다. 오차 한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정 재료가 가능한 한 테스트 샘플과 유사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선택된 것이 바로 SaU008이다.

로버의 보정 목표물로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운석의 상태가 견고해야 한다. 발사와 착륙 시 깨어지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화성 운석 중 일부는 깨어지지 쉬운 것들이 많지만, SaU008은 매우 튼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셜록의 민감도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화학적으로 적합한 재료여야 한다. 캐롤라인 스미스는 “셜록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SaU008을 사용하게 되면 화성 표면과 대기의 화학적 상호 작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운석 안에 갇힌 작은 기포는 화성의 대기와 정확히 같은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 거주 가능성에 관한 정보 수집

셜록의 보정 목표물로 사용되는 것은 SaU008뿐만 아니라 몇 가지 흥미로운 샘플도 포함되어 있다. 우주복용 장갑과 직물, 헬멧용 얼굴 가리개의 재료 등이 바로 그것. NASA는 미래의 유인 화성 탐사를 위해 방사능을 포함한 화성 날씨에서 그 재료들이 어떻게 견디는지 관찰할 계획이다.

SaU008은 화성 표면으로 되돌아가는 첫 번째 운석이 확실하지만, 화성 탐사선에 실리는 최초의 운석은 아니다. 지금도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NASA의 화성 궤도 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에 자가미(Zagami)라는 운석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되는 또 다른 기기인 슈퍼캠(SuperCam)도 보정 목표물로 다른 화성 운석 조각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일에 발사될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이미지. ⓒ NASA/JPL-Caltech

퍼서비어런스는 아틀라스Ⅴ 로켓에 탑재돼 오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 창이 열리는 시간은 오전 7시 50분(현지 시간)이며, NASA는 오전 7시부터 발사 장면을 TV 및 웹사이트로 중계할 계획이다.

퍼서비어런스는 내년 2월 18일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Jezero) 크레이터’에 착륙하게 된다. 그곳은 과거에 생명체가 거주했을 가능성이 높았던 환경을 지녔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므로, 이번 탐사에서 NASA는 인간의 거주 가능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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