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사이트를 통해 과학자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화성이 물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다고 밝혔다.
답변은 ‘예(yes)’였다. 물의 형태가 지구와 같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지구에서 물은 산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2개로 이루어진 그냥 물 혹은 얼음이다. 그러나 화성에서는 물과 얼음이 이산화탄소와 혼합돼 있다.
워낙 춥기 때문에 화성에서만 볼 수 있는 이산화탄소와 혼합된 물이 얼음의 형태로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바위 안에 얼음이 있는 들어 있는 경우도 있고 암석층과 층 사이에 얼음이 갇혀 있는 경우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해왔다.
화성 매리너 협곡 표면 얕은 층에서 대량의 물이 발견되면서 과거 생명체의 징후 및 초기의 유기물질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은 매러너 협곡. ⓒNASA
화성탐사 최초로 짙은 농도의 수소 발견
NASA는 과학자들에게 두 번째 질문을 했다. ‘화성에서 액체 상태의 물을 발견한 적이 있느냐?’는 것.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아직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는지 관찰하거나 분석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계곡 등의 ‘반복적인 경사 라인(recurring slope lineae)’이라고 불리는 일부 언덕에 어두운 줄무늬 지형들이 있는 것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사 라인들이 액체 상태의 물 흐름으로 인해 형성될 수 있다는 추정을 하고 있었다는 것.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실제로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다. 성명서를 통해 화성 표면에서 불과 몇 미터 아래에 있는 거대한 물 저장고에 ‘상당량(significant amount)의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이 지난 2016년 공동으로 발사한 화성 탐사선 엑소마스(ExoMars)의 가스 추적 궤도선(이하 TGO, Trace Gas Orbiter)이 관련 데이터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물을 발견한 곳은 태양계에서 알려진 가장 큰 협곡인 매리너 협곡 내 4만 1000 제곱킬로미터 지역인데 연구원들은 표면에서 가까운 곳에서 비정상적으로 짙은 농도의 수소를 확인했으며 이는 상당량의 물이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구 생명체들의 경우 물은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논문에서 밝히듯 화성 표면 아래 액체 상태의 물이 대량 존재하고 있다면 그곳에 언제인가 생명체가 살았거나 지금도 여전히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논문 검색사이트 ‘사이언스 다이렉트(ScienceDirect)’에 최근 게재됐으며 오는 2022년 3월호 오프라인 판에 게재될 예정이다. 제목은 ‘The evidence for unusually high hydrogen abundances in the central part of Valles Marineris on Mars’.
화성 초기 유기물질 찾는데 큰 도움
유럽우주국과 러시아연방우주국 공동 발표에 의하면 화성 표면 아래 대량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실시하고 있다.
논문 저자인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우주연구소의 알렉세이 말라코프(Alexey Malakhov) 박사는 “매리너 계곡 중앙 부분에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주저자인 이고르 미트로파노프(Igor Mitrofanov) 박사는 이런 모습이 “지속적인 저온 때문에 건조한 토양 아래에 얼음이 영구적으로 존재하는 지구의 영구 동토층 지역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 또 “만약 검출된 수소가 산소와 결합해 물 분자를 형성한다면 이 지역에서 표면에 가까운 물질의 40%가 물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계곡인 매리너 협곡의 길이는 4,000km, 깊이는 8km로 애리조나의 그랜드 캐니언보다 10배 길고 5배나 더 깊다. 과학자들은 이 협곡이 화성 표면의 거대한 지각 균열로 형성됐으며 바람과 물의 침식에 의해 더 매끄럽고 넓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었다.
물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고 있는 면적은 네덜란드 크기와 비슷하면 깊은 계곡인 ‘칸도로 카스마(Candor Chasma)’ 계곡과 겹치는 지역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TGO가 화성 표면 또는 바로 아래에서 방출되는 중성자를 감지해 물의 단서가 되는 수소를 스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전에 과학자들은 표면 먼지에 달라붙는 물질의 이상한 흔적을 통해 물의 흔적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번에 수소 농도를 통해 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화성의 지하까지 분석이 가능한 TGO 때문이다.
연구팀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발견은 화성 표면 아래까지 볼 수 있는 TGO의 능력에 의한 것으로 화성 표면에서 깊지 않은 곳에 큰 저수지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견은 인류의 붉은행성 탐사에 있어 해를 마감하는 매우 중요한 연구 결과다. 이번 발견으로 인해 화성에 고대 호수가 있었는지, 그래서 화성을 뒤흔들었던 수천 번의 화산 폭발이 많은 물을 앗아 갔는지 등의 연구가 이어질 수 있다.
ESA의 TGO 프로젝트 책임자인 콜린 윌슨(Colin Wilson) 박사는 “현재 화성에 물이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 존재하는지에 대해 더 많이 아는 것은 한때 풍부했던 화성의 물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며, 거주 가능한 환경, 과거 생명체의 징후 및 화성 초기의 유기 물질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7000)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서울대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지능형 '전자피부' 개발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AIST 조성호 전산학부 교수와 서울대 고승환 기계공학부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제난 바오(Zhenan Bao)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전기·전자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29일 게재했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에 국내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과 수학자 허준이의 필즈상 수상 등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과총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 해의 주요 연구개발 성과와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과학기술 등을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 성공을 발표하면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지구를 넘어 달에 닿았다"고 28일 밝혔다. 오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8월 5일 지구를 출발한 다누리는 145일간의 항행 끝에 달에 도착했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일곱 번째 달 탐사 국가로서 우주탐사 역사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에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고 우주산업 육성에 나선다. 또 민관이 협력해 국가전략 기술을 본격 육성하고, 양자나 첨단 바이오 등 신기술 분야의 생태계 조성에 힘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러한 내용의 2023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한국재료연구원(이하 재료연)은 국민투표를 거쳐 올해의 우수 연구성과 '탑3'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료연은 기관의 대표 연구성과를 조명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 국민투표 방식을 통해 우수 연구성과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미역, 다시마 등과 같은 갈조류(brown algae)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는 숲처럼 많이 흡수하고 주변 생물이 분해하기 까다로운 점액 형태로 방출해 온실가스를 장기 격리하는 지구온난화 시대의 '원더 식물'로 제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협회에 따르면 산하 '해양미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갈조류의 배설물을 분석해 탄소 순환 과정에서 많은 양의 CO₂를 장기간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내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러시아 패배부터 현재와 같은 전황 지속까지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BBC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영국, 미국, 이스라엘의 전문가 5명의 전망을 전했다.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전 소장 겸 엑시터대 전략연구소(SSI) 부소장은 이번 봄 러시아의 공격이 관건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