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에 있는 빙하들은 11만~1만 2000년 전까지 이어진 빙하기에 의해 형성됐다.
이 시기 수차례에 걸쳐 빙하가 확장되거나 쇠퇴를 이어나갔는데 지구 표면에 빙하가 가장 큰 폭으로 확장되었을 때는 마지막 빙하기인 1만 8000년 전이다.
그러나 화성의 빙하기는 지구보다 훨씬 길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미국 콜게이트 대학 연구진이 새로운 분석 방식을 통해 화성 표면에 3억~8억여 년에 걸쳐 6~20번의 빙하기가 지속돼 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질학자들이 화성 정찰 궤도위성에서 촬영한 빙하로 덮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미지. 이를 분석한 후 3억 년이 넘는 빙하기가 존재해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사진은 화성 정찰 궤도위성이 촬영한 화성 표면. ⓒNASA/JPL-Caltech/Univ. of Arizona
빙하 이미지 속의 암석들, AI로 분석
논문은 19일(미 현지 시간) PNAS(미 국립과학원 회보)에 게재됐다.
제목은 ‘Surface boulder banding indicates Martian debris-covered glaciers formed over multiple glaciations’이다.
20일 미국 과학논문 사이트 ‘유레칼러트’에 따르면 그동안 화성 표면을 뒤덮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빙하가 오랜 기간을 통해 지속적으로 형성됐는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형성됐는지 화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논쟁이 벌어진 이유는 빙하로 덮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들이 한 번의 빙하기 동안 형성됐는지 아니면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번의 빙하기를 통해 형성됐는지 그 여부를 알 수 없었기 때문.
빙하기가 행성 축의 기울기 변화에 의해 발생하므로 이 의문을 풀 수 있다면 ‘화성의 궤도와 기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래서 빙하기 어떤 종류의 암석들과 가스, 심지어 미생물까지 어떻게 얼음 속에 가둬놓을 수 있었는지’ 등을 설명할 수 있었다.
화성 정찰 궤도위성을 통해 촬영한 화성 표면 빙하가 덮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미지. 이 이미지는 빙하를 통해 바위가 어떻게 이동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여러 번에 걸쳐 퇴적물이 형성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 Joe Levy/Colgate University
이런 분위기 속에서 콜게이트 대학의 지질학자 조 레비(Joe Levy) 교수는 획기적이고 새로운 분석 방식을 적용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빙하 속에 있는 암석들이 가라앉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암석들이 지금 있는 지역으로 어떻게 운반됐는지 그 진행 과정을 파악해 화성에서의 빙하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됐는지 파악하는 ‘자연 실험(natural experiment)’에 의한 분석 방식을 말한다.
연구팀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화성 정찰궤도 위성에서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 중 빙하로 덮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45개의 이미지를 수집했다. 레비 교수는 “픽셀당 25cm 해상도의 영상으로 식탁 크기의 사물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수집한 연구팀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그 안에 들어있는 암석의 크기와 개수를 파악했다. 그러나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인 만큼 이들 암석들이 거친 빙하 표면에 있었던 바위인지 아니면 빙하 속에 들어있었던 바위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다.
빙하 관련 최초의 지질학적 연구 결과
그래서 연구팀은 10명의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약 6만 개에 이르는 암석들을 개별화해 일일이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가상현실 시스템 속에서 이들 암석들을 일일이 도표화(mapping) 했는데 레비 교수는 “놀랍게도 가상현실 속의 암석들이 화성 빙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작업이 끝난 후 연구팀을 놀라게 한 것은 암석의 크기가 아니라 암석들의 배치 상황이다. 레비 교수는 “이를 통해 바위가 빙하의 흐름과 연계해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레비 교수는“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 3억~8억 년 동안 화성이 6~20 번의 개별 빙하기를 겪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최고 공로자는 학생들이다. PNAS에 게재된 저자 명단에는 6명의 학생 이름과 함께 수학 교수인 윌 치폴리(Will Cipolli), 그리고 NASA, 애리조나 대, 피츠버그 주립대, 텍사스-오스틴 대학 동료들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레비 교수는 “이 논문이 화성 궤도와 기울기가 지난 수억 년 동안 어떤 변화를 해왔는지 그래서 화성 표면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지질학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설명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발표된 최초의 지질학적 증거”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성의 빙하를 지질학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향후 빙하로 보이는 이미지 분석을 통해 화성의 오랜 역사를 추적해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연구팀의 자연 실험 방식을 통해 화성에 생명체 징후를 발견할 수 있을지 여부다.
연구팀은 현재 그동안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은 화성 표면의 나머지 추정된 빙하 지역들을 매핑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이 바위를 식별하게 하고, 그 속성을 분석해 나머지 바위들을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에는 화성의 과거 역사 및 기후 등을 파악하기 위한 작업이 포함돼 있다. 특히 화성에 염수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는지, 그래서 따뜻하고 습한 시기, 장소가 존재했는지 추적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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