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 랜더(InSight lander)가 처음으로 직접 관측한 화성의 지진 자료를 바탕으로, 화성의 지각과 땅속 모습이 밝혀졌다.
미국과 독일, 스위스 등 국제과학자 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3일 자에 발표한 세 편의 논문을 통해 인사이트 탐사의 예비 발견 결과를 보고하고, 화성 내부의 지도화에 착수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발표된 세 편의 연구가 화성의 현재 구조에 대한 중요한 제한사항들을 제시하는 한편, 화성이 수십 억 년 전에 형성된 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어떤 행성의 내부 층(지각과 맨틀, 핵)을 연구하면 이 행성의 형성과 진화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고, 지자기 및 지각 활동을 밝혀낼 수 있다.
NASA의 인사이트가 감지한 두 개의 가장 큰 지진은 화성의 세르베루스 포세(Cerberus Fossae)라는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전에 이곳에서 산사태를 포함한 지각 활동 징후를 발견한 바 있다. 이미지는 NASA의 화성 정찰 궤도선(Mars Reconnaisance Orbiter)에 있는 과학실험용 고해상도 이미징(HiRISE) 카메라로 촬영했다. © NASA/JPL-Caltech/University of Arizona
지진과 같은 사건이 발생해 행성의 몸체 속을 통과하는 지진파 등의 파동이 생기면 이를 측정해 땅속의 내부 깊은 영역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다. 이런 방법은 실제 지구의 내부 특성을 조사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성 지각의 평균 두께는 24~72km
인사이트 랜더는 지진 조사와 측지 및 열 수송을 활용해 화성의 내부를 탐사할 목적으로 지난 2018년 11월 26일 화성에 착륙한 뒤 2019년 초부터 화성 표면에서 지구의 지각 변동과 유사한 여러 지각 밑 지진(subcrustal quakes)을 포함한 화성의 지진들을 감지하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독일 쾰른대 지질학 및 광물학 연구소 브리기트 크납마이어-엔드룬(Brigitte Knapmeyer-Endrun) 박사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제트추진연구소 마크 패닝(Mark Panning) 박사팀은 인사이트가 전송한 지진과 주변 소음을 사용해 인사이트 착륙지점 아래의 화성 지각 구조를 이미지화함으로써 화성에 두 개 혹은 세 개의 경계면이 있는 다층 지각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인사이트 착륙 지점 아래의 지각은 두께가 약 20~39km이며, 이 데이터를 화성 전체에 적용하면 화성 지각의 평균 두께는 24~72km라고 제시했다.
논문 제1저자인 크납마이어-엔드룬 박사는 “지진학에서도 광학과 매우 유사하게 반사와 굴절 같은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각과 관련해 우리는 지각과 맨틀이 서로 다른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둘 사이에 강한 속도 점프가 있다는 사실로부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며, “이런 점프를 기반으로 지각의 구조를 매우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NASA의 인사이트가 화성에서 두 번째로 찍은 전체 모습 셀프 카메라 사진. 인사이트의 로봇 팔에 있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 14장을 모자이크해서 만들었다. © NASA/JPL-Caltech
궤도 위성의 중력장 측정치와 지진 측정치 조합
이번 분석 결과 연구팀은 화성의 전체 지각이 이전의 화성 표면 측정 자료나 화성에서 날아온 운석과 똑같은 물질로 구성된 것 같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크납마이어-엔드룬 박사는 “오히려 지진 데이터는 지각 최상층이 예기치 않게 다공성 암석으로 구성돼 있음을 시사하며, 더 깊은 곳에는 지표에서 보여지는 현무암과는 다른 유형의 암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 전체 지각의 이미지화는 화성 궤도를 도는 위성의 명확한 화성 중력장 측정치와, 인사이트 착륙지점의 지각 두께 측정치를 비교해 상대적 차이를 전체 지각에 적용함으로써 데이터 조합을 통해 정확한 지도를 만들 수 있다.
화성의 지각 구조 데이터는 화성의 진화를 더욱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태양계에서 초기 분화과정이 어떻게 전개되었고, 화성과 지구 및 기타 다른 행성들이 오늘날 왜 그렇게 다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철-니켈로 구성된 화성의 핵, 생각보다 밀도 낮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지구물리연구소 아미르 칸(Amir Khan) 박사팀은 다른 논문에서 화성 땅 속을 더 깊게 조사해 발표했다. 8개의 저주파 지진에서 나오는 직접적인 표면 반사 지진파를 사용해 약 800km 깊이까지의 화성 맨틀 구조를 드러내 보였다.
인사이트 랜더의 일부로, 화성 표면의 지진을 처음으로 감지하는데 사용된 고감도 지진계인 SEIS(Seismic Experiment for Interior Structure instrument)의 단면 그림. © NASA/JPL-Caltech/CNES/IPGP
이들의 발견에 따르면 지표 아래 500km쯤에 두꺼운 암석권(lithosphere)이 위치해 있고, 지구와 마찬가지로 그 아래에 저속층(low-velocity layer)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칸 박사팀은 화성의 지각층에는 열을 생성하는 방사성 원소가 매우 풍부해 지각층을 가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같은 대학 지구과학과 시몬 슈탤라(Simon Stähler) 박사팀은 화성 내부로 좀 더 깊이 들어가 핵과 맨틀 경계에서 반사되는 희미한 지진 신호를 사용해 화성의 핵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큰 화성의 액체 금속 핵이 반경 약 1830km에 달하며, 지표와 행성 중심 사이의 거의 중간 위치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화성의 맨틀 층이 지구와 같은 두 개가 아니라, 하나의 암석층으로 구성됐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슈탤라 박사팀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철-니켈로 구성된 화성의 핵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밀도가 낮고, 더 가벼운 원소가 풍부하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케임브리지대 지진학자인 사네 코타르(Sanne Cottaar) 박사와 로열 소사이어티대 지진학자인 폴라 콜레마이어(Paula Koelemeijer) 박사는 이 논문들과 관련한 기고문(Perspective)에서 “화성에서의 직접 지진 관측은 화성 지진학 연구를 위한 중요한 도약”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지진이 측정되면서 과학자들이 화성의 지진 모델들을 정제하고 불가사의한 미스터리들을 더 많이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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