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태양계 행성 중 우리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행성으로, 지금까지 많은 영화와 소설의 소재로 사용되었다. 지구와 가까이 있는데다가, 여러 에피소드에 의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다른 행성에 비해 비교적 많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신비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행성이 바로 '화성'이다. 마리너 6호와 바이킹 1호를 비롯하여 많은 우주선들은 화성으로 날아가 탐사를 했고, 그 결과 화성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화성 연구가 많이 진척되기도 하였다.
지금도 화성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스티븐 호킹 박사가 제 2의 지구를 찾는 이른바 '플랜B'(Plan B)를 이야기 한 이후로, 사람이 살 수 있는 또 다른 행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행성이 바로 '화성'이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2일, 3년 전 모로코 사막에 떨어진 화성 운석에서 생명체가 남겼을 가능성이 높은 탄소 흔적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발표되었다. 학술지 '운석학과 행성학'(Meteoritics and Planetary Science)를 통해 발표된 내용이다. (원문링크)

필립 질렛(Philippe Gillet) 로잔 연방 공과대학(É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 Switzerland) 박사를 비롯한 국제 연구팀은 이 화성 운석의 균열을 정밀 조사하였다. 그 결과, 생물이 기원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특이한 탄소 흔적을 발견하였다.
티신트(Tissint)라는 이름의 이 운석은 2011년 7월 18일 지구로 낙하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소행성 충돌로 화성과 부딪혀 튕겨 나온 뒤, 우주 공간을 떠돌다가 지구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에서 온 몇 안되는 운석 가운데 하나로, 그 가치는 금보다 10배 이상 높다.
티신트의 모석에 액체가 저온 상태에서 침투했을 가능성이 나타났다. 이 액체는 생물의 기원인 탄소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는데, 운석의 균열 안에는 지금도 탄소 화합물 동위 원소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 점을 밝혀낸 것이다.
운석에 포함된 탄소의 동위원소가 증거인데, 탄소-13과 탄소-12비율이에 그 답이 있다. 이 비율은 지구 상 암석에서 나타나는 생물 자원에서 유래한 석탄 속 동위원소 비율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인터뷰를 통해 이보다 더 설득력이 있는 가설은 없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물론 다른 연구에서는 이번 연구를 반박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어쩌면 현명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만 놓고 본다면 적어도 과거에는 화성에서 생물 활동이 존재했다는 논쟁의 불씨를 다시 피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루베리 암석'의 형성 원인은 무엇일까
화성 암석 중에는 '블루베리'를 닮은 암석도 있다. 그래서 원래 이름인 'Martian spherules' 보다는 'Mars Blueberries'라고 불린다. 이 암석은 지난 10년 동안 학계의 큰 논쟁을 불러왔는데, 이 암석이 만들어진 원인을 밝힌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원문링크)
아누팜 미스라(Anupam K. Misra) 하와이 대학(University of Hawaii at Manoa, USA)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운석 충돌로 인해 블루베리 모양의 암석이 생겨났다고 밝혔다. 강옥과 같은 결정구조를 가지는 삼방정계에 속하는 광물인 적철석(hematite)이라는 것이다.
10년 전, 미국항공우주국의 화성 탐사 로봇인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엔데버 크레이터 인근에서 처음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암석이다. 동그란 암석의 정체를 놓고 다양한 토론이 벌어졌으며, 그 원인으로는 '화산 폭발'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암석 내부에 수분이 결집되면서 형성된 것이라는 이론이 가장 각광 받았다. 과거 화성에 물이 흘렀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이와 같은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대체로 지름이 4밀리미터(mm)로 작다는 것이다.
이 크기는 물의 영향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이 내놓은 원인은 바로 '운석 충돌'이다. 약 지금 4센티미터(cm) 정도의 운석이 충돌하면서 특이한 구체의 암석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 역시 논란이 되었다.
오퍼튜니티의 조사 결과, 이 구체 암석들은 저온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운석 충돌시 발생하는 고온에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반박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블루베리 암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화성 생명체 비밀 간직한 광물질 발견
한편 103년 전 이집트에 떨어진 나클라 운석 속에서는 희귀한 점토 광물질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화성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알려줄 수 있는 물질이다. 이 운석은 1911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인근 나클라 마을에 떨어졌고, 최초 발견으로부터 70년이 지나도록 별 다른 해석이 이뤄지지 않았다.
2006년 해당 운석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던 중,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과 같은 미세 터널이 운석 내부에서 발견되기도 하였다. 박테리아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터널은 화성 펴묜에 지구 박테리아와 유사한 미생물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높은 가능성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러다 지난 8월 이안 리온(Ian Lyon) 맨체스터 대학교(The University of Manchester, UK) 박사를 비롯한 공동 연구팀은 엑스레이, 분광기, 전자현미경으로 이 운석을 촬영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결과, 나클라 운석 내부에는 특정 점토광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문링크)
미세한 광물 입자로 된 토상 광물의 총칭이 바로 점토광물인데, 주로 풍화작용을 받은 암석에서 나타난다. 특히 화산대가 발달한 지대의 화산재와 같은 퇴적물 또는 퇴적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물의 존재를 명백히 알려주는 지표로도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매우 의미있는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본다면 이 점토광물은 과거 화성 표면에 존재했던 물의 가능성과 더불어 외계 생명체가 존재했을 확률을 비약적으로나마 높여줄 수 있는 증거가 된다. 이와 관련하여 브라운 대학 연구팀은 아리산 화산 북서부 빙하지대를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지역으로 선정하기도 하였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4-12-10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