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이 사상 두 번째 큰 대멸종 유발”

4억 5000만 년 전의 ‘후기 오르도비스기 대멸종’ 원인 제시

지구 역사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였던 약 4억 5000만 년 전의 ‘후기 오르도비스기 대멸종’은 대규모 화산 폭발이 그 실마리가 됐다는 연구가 나왔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과학자들은 당시 두 차례에 걸친 강력한 화산 활동이 지구 전체에 냉각기를 초래하고, 바다의 산소 수준을 떨어뜨려 지구 역사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 사건 중 하나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들 연구팀은 독일 올덴부르크대와 영국 리즈대 및 플리머스대 과학자들과 함께 약 4억 5000만 년 전의 극심한 환경 변화 동안 화산재와 용암이 화학적으로 바다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그 결과를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2일 자에 발표했다.

후기 오르도비스기 대규모 화산 폭발은 지구를 냉각시키고, 화산재 인이 바다에서 심각한 화학 변화를 일으켜 대멸종을 유발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사진은 1983년 하와이 킬라우에 화산이 폭발해 용암을 내뿜고 있는 모습. © WikiCommons / J.D. Griggs

생물 종의 약 85% 사라져

이 기간 동안의 냉각 현상은 빙결과 ‘후기 오르도비스기 대멸종(Late Ordovician Mass Extinction)’으로 절정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멸종으로 인해 바다에 서식하는 생물 종의 약 85%가 사라지고 지구 생명체의 진화 과정이 바뀌었다.

논문 제1저자로 사우샘프턴대 박사후 연구원이었다가 현재 올덴부르크대에 재직하는 잭 롱맨(Jack Longman) 박사는 “지구 냉각은 바다로 유입되는 인(phosphorus)의 증가로 인해 야기됐다는 의견이 제시돼 왔다”고 말하고, “인은 생명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조류(algae)와 같은 작은 수생 유기체들이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유기물질로 전환하는 속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유기체들은 해저에 정착해 묻히게 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냉각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논문 공저자인 사우샘프턴대 톰 거넌(Tom Gernon) 부교수는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왜 이 시기 빙결화(glaciation)와 멸종이 약 1000만 년 간격을 두고 두 개의 별개 단계로 발생했는가 하는 점”이라며, “여기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 공급을 촉진하는 어떤 메커니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4억 5000만 년~4억 4000만 년 전 오르도비스 말기에는 급격한 기후 변화로 삼엽충 등이 멸종하는 등 지구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멸종 사태가 발생해 생물 종의 85%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은 옥스퍼드대 자연사 박물관에서 촬영. © Dr Tom Gernon/University of Southampton

해저에 쌓인 화산재 인이 극심한 화학 변화 일으켜

연구팀은 지금의 북미와 중국 남부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두 개의 예외적으로 큰 전 지구적인 화산 활동 파동(pulses)이 빙결화와 멸종의 두 정점과 매우 밀접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거넌 교수는 “그러나 강력한 화산 폭발은 일반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대규모 이산화탄소 방출과 관련이 있으므로, 갑작스러운 냉각 사건을 설명하려면 다른 과정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화산 물질의 자연 분해나 ‘풍화’ 같은 2차 과정이 빙하 도래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인의 급증 현상을 일으켰는지를 고려하게 됐다.

논문 공저자인 사우샘프턴대 마틴 팔머(Martin Palmer) 교수는 “화산 물질이 바다에 퇴적되면 인 방출을 포함한 빠르고 극심한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영양분이 풍성하게 만든다”며, “따라서 그런 가설은 실행 가능하고, 확실히 테스트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플리머스대 유기화학과 헤일리 매너스(Hayley Manners) 박사는 “그런 논의를 거쳐 연대가 오래되지 않은 해양 퇴적물에 쌓인 화산재층을 연구해 그 속에 함유된 인이 해수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변화되기 전과 후의 상태를 비교했다”고 말했다.

육지와 해저의 화산 퇴적물은 빠르게 풍화돼 인과 같은 영양소를 바다로 방출한다. 사진의 사례는 서인도의 몬트세라트 지역 화산지대. © Dr Tom Gernon/University of Southampton

“대규모 화산 폭발, 단기간엔 지구 온난화, 장기적으론 냉각 유발”

이들은 이 같은 정보를 확인하고 나서 오르도비스기 동안 엄청난 화산 분출로 생겨난 광범위한 화산 층이 지화학적으로 미친 잠재적인 영향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논문 공저자인 리즈대 벤자민 밀스(Benjamin Mills) 부교수는 “이를 통해 인이 화산 퇴적물로부터 바다로 빠르게 침출돼 급증하는 탄소 순환의 연쇄 효과를 이해하기 위한 전 지구적 지화학 모델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오르도비스기 동안 해저에 광범위하게 깔린 ‘화산 물질 담요’가 기후 냉각과 빙결화, 해양 산소 수준의 광범위한 감소 및 대량 멸종을 포함한 일련의 사건들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양의 인을 방출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기후 온난화가 문제가 되는 지금 바다에 인을 뿌리면 기후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은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과학자들은 더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밀스 박사는 “농사용 비료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과도한 영양분 유출은 해양 부영양화의 주요 원인으로서, 부영양화가 되면 바닷말이 빠르게 성장하고 부패하게 돼 그 과정에서 산소를 소모하고 현재의 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화산 폭발이 단기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통해 기후를 온난화시킬 수 있으나, 수백만 년이라는 긴 시간대에서 볼 때는 지구 냉각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롱맨 박사는 “이번 연구를 바탕 삼아 지구 역사상의 다른 대량 멸종에 대해서도 재조사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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