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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11-11

“혈압 120 이하 낮춰야 오래 산다” 수축기 혈압 가이드라인 140mmHg 바뀔 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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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 수축기 혈압을 120mm Hg 이하로 낮추면 심장마비나 심부전 등의 심장질환 발생률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축기 혈압 가이드라인이 기존의 140 mm Hg보다 크게 낮춰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 학술대회와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9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을 120mm Hg로 낮추면 심장마비와 심부전을 38% 줄이고,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도 27%나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 이 같은 집중치료는 50~74세 연령층에서와 마찬가지로 75세 이상 연령층에서도 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의 102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수년에 걸쳐 실시한 ‘수축기 혈압 조정 임상시험’(the 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 SPRINT)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미국에서 현재 고혈압 표준치료는 수축기 혈압 140 mmHg를 기준으로 삼는다. 대한고혈압학회 역시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약물치료는 위험인자 또는 동반 질환 유무에 상관없이 혈압이 140/90 mmHg 이상인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고혈압학회는 ‘혈압에 따른 심뇌혈관질환의 사망률은 115/75 mmHg에서 수축기혈압이 20 mmHg, 확장기혈압이 10 mmHg씩 증가함에 따라 두 배씩 계속 증가하므로, 혈압이 120/80 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 발생과 심혈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비약물치료를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미국의 이번 연구 결과는 수축기 혈압이 120 mmHg 이상이면 비약물치료보다 적극적으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심질환 위험과 사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실시한 고혈압 치료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수축기 혈압을 120mmHg 이하로 낮추는 것이 기존의 가이드라인인 140 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보다  심질환과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부작용 위험도 뒤따라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NEJM
미국에서 실시한 고혈압 치료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수축기 혈압을 120mmHg 이하로 낮추는 것이 기존의 가이드라인인 140 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보다 심질환과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부작용 위험도 뒤따라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NEJM

9300명 대상, 100여개 기관 참여해 3년 여 임상시험

문제는 이같은 집중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을 낮출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 저혈압이나 기절, 콩팥 부전을 포함해 심하면 목숨을 위태롭게 하거나 장기 입원 및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이 보고됐다. 이 가운데 급성 신부전은 비록 장기적인 콩팥 손상이 입증되지는 않았으나 64%의 가장 높은 위험률을 보여, 향후 세부적인 조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미국 유타 보건대 신장 및 고혈압과 주임교수인 알프레드 청(Alfred Cheung)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모든 사람에게 놀라움을 안겨준 내용으로, 집중치료의 장점이 부작용 위험을 능가한다”며, “고혈압을 공격적으로 치료하기 전에 추가적인 의문들에 대한 답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권고했다.

그는 집중치료가 치매나 인지장애, 신장질환 등에 대해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지속적인 집중치료를 했을 때의 장기적인 결과와 비용 대비 효과 등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SPRINT 임상시험 참여자들은 3년 남짓 추적 조사를 받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는 지난 9월에 SPRINT 임상시험을 예정보다 1년 앞서 조기 종결했다. 혈압을 120 mmHg로 낮추는 것이 현재의 가이드라인인 140 mmHg(60세 이상은 150 mmHg)보다 현저하게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결과는 고혈압을 앓고 있는 미국인 7900만명과 10억명의 세계인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연구에 따른 고혈압 집중치료로 75세 이상의 노인들은 가장 큰 효과가 얻는 반면 부작용도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심장질환 검진을 하고 있는 모습.  ⓒ University of Utah Health Sciences
이번 연구에 따른 고혈압 집중치료로 75세 이상의 노인들은 가장 큰 효과가 얻는 반면 부작용도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심장질환 검진을 하고 있는 모습. ⓒ University of Utah Health Sciences

고혈압 치료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될지는 미지수

이 임상시험은 50세 이상으로서 수축기 혈압이 130mm Hg 이상으로 점증하는 심장병 위험이 있으나 당뇨병은 앓고 있지 않은 9361명을 대상으로 했다. 한 그룹은 혈압 가이드라인을 120mm Hg (집중 치료)로 잡고, 다른 그룹은 140mm Hg(표준치료) 로 정해 고혈압 약을 투여하며 비교 시험했다.

유타 보건대 노인학과 마크 수피아노( Mark Supiano) 교수는 75세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75% 이상이 고혈압을 앓고 있기 때문에 이 집중치료의 이점이 가장 큰 반면 아직 조사 중인 부작용의 위험 또한 가장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효과적인 약이 단일 제제로 나온다면 블록버스터 약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심장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전인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따라서 이런 정보를 실제 임상에 적용할 때는 많은 주의와 실습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혈압을 120 mmHg로 줄였을 때 사망위험이 현저하게 낮아지지 않는다는 이전의 결과와 다르게 나타났다. 청 교수는 이것이 표본 수의 차이와 이번 임상시험에서 참여자의 자격을 제한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가 고혈압 치료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11-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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