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조절하는 뇌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와 환각물질 사이의 결합 구조가 밝혀졌다.
환각 증세 없는 항우울제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재단의 박사후 국외연수 지원을 받은 김국래 박사가 속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이 세로토닌 수용체와 환각물질 간 결합 구조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세로토닌은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뇌 신경전달물질로,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세로토닌을 조절해 우울증을 치료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는 불면·성 기능 장애 등 부작용이 보고된다.
이에 따라 세로토닌을 받아들이는 단백질(수용체) 2A를 표적으로 한 항우울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환각제 LSD와 25CN-NBOH는 세로토닌 수용체 2A에 달라붙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결합 구조는 밝혀지지 않았다.
환각이나 중독 등 부작용 없는 항우울제 개발을 위해서는 세로토닌 수용체 2A와 환각 물질 간 결합 부위를 회피한 분자 설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막 단백질 형태의 세로토닌 수용체 2A는 세포막을 관통해 자리 잡고 있어 단백질 결정만 순수하게 분리해 관찰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막 단백질을 생성하는 데 유리한 곤충 세포를 이용, 충분한 양의 세로토닌 수용체 2A 단백질 샘플을 얻어냈다.
이어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과 X선 결정학 기술을 이용해 수용체와 환각물질 간 결합 구조를 높은 해상도로 규명했다.
초저온에서 단백질을 얼린 뒤 전자현미경 이미지를 얻음으로써 25CN-NBOH의 결합 구조를 얻었으며, 단백질 결정에 대한 X선 회절 이미지를 통해 LSD와의 결합 구조를 찾는 데 성공했다.
김국래 박사는 "새로운 항우울제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발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브라이언 로스 교수와 스탠퍼드대 조저스 스키노이티스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셀'(Cell)에 지난달 17일 자로 실렸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0-10-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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