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증강현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학교로 이동하고 있다. 앞으로 미래의 교실에서 아이들은 인공지능이 내준 맞춤형 문제로 공부하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플랫폼 및 첨단 기술이 담긴 디바이스를 이용해 새로운 형태의 학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 개최된 ‘에듀테크 페어(Edutech Fair 2019)’ 전시회에서는 미래의 교실에 들어온 신기술들이 선보였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와 학습의 실재성을 높여주는 가상·증강현실 기술, 딥러닝이 활용된 인공지능 학습법, 아두이노와 3D 프린터를 통해 만드는 메이커 체험 등 첨단 기술과 융합한 교육 콘텐츠들이 공개됐다.

가상·증강현실, 디지털 디바이스가 여는 새로운 교실
변화되고 있는 ‘미래의 교실’에서 가장 돋보였던 전시는 교육부에서 공개한 ‘디지털 교과서’였다.
에듀넷·티-클리어(www.edunet.net)를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교과서는 기존 서적형 교과서 내용에 용어 사전, 멀티미디어 사전, 실감형 콘텐츠를 추가해 풍부한 학습 자료를 제공한다.
디지털 교과서 사업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2014년 연구학교 운영을 통해 시범 적용을 끝내고 지난해부터 초·중·고등학교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가 적용됐고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2학년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올해부터 디지털 교과서가 적용된 초등학교 6학년 영어 과목에는 게임형 문항이 등장한다. 게임 속 이야기처럼 그림을 보고 알맞은 낱말을 골라 쓴 후 읽어보도록 하고 있다.
과학 교과서에는 현미경으로 곰팡이를 관찰하는 동영상이 나오는가 하면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신체 내부를 보다 실감 나게 살펴볼 수도 있다.
이처럼 앞으로 학교에서는 디지털 교과서를 통해 텍스트와 이미지만으로 공부하던 기존의 학습 방식을 벗어나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와 학습의 실재성을 높여주는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실감나는 학습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 교과서의 가장 큰 장점은 학습 커뮤니티와 연결된 실시간 의견 공유와 피드백으로 소통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한 검색 기능을 통해 다양한 외부 자료 연계 활용이 가능해 풍부한 학습 자료를 제공해준다는 점도 장점이다.
7일 현장에서 만난 김태희 경기도 숲속초등학교 교사는 디지털 교과서를 교실에서 활용하고 나서 교사 주도형 학습에서 학생 활동 중심으로 수업이 변화하고 있다며 디지털 교과서의 장점을 설명했다.
김 교사는 “디지털 교과서를 교실에 적용하면서 풍부한 멀티미디어 학습 콘텐츠로 인해 아이들은 새로운 배움의 자극을 느끼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변화는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자료를 제공할 수 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의 지난 2018년도 ‘디지털 교과서 연구학교 학생 중심 교수 학습 활동 변화 조사’ 결과 또한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고 나서 ‘친구들과 토론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항목이 3.24점에서 3.77점으로, ‘학생 스스로 학습 계획을 한다’는 항목도 3.24점에서 3.77점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맞춤형 학습 AI, 코딩·메이커·로봇 활용한 창의융합 선보여
수학여행을 독도로 떠나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은 HMD 기기를 쓰고 가상현실 시뮬레이터기에 앉아 쉽게 독도 수학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VR 전문 시뮬레이터 개발기업 다림비전은 배를 타지 않고도 독도를 실감 나게 여행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다림비전 관계자는 “학교에 기기와 프로그램을 대여하며 학생들에게 가상현실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에는 실내에서 체육 수업을 대신할 수 있다.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면 양궁이나 야구, 축구 등의 스포츠도 간편하게 실내에서 즐길 수 있다. 누리봄은 다양한 스포츠를 실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실내 체육관 브이 캐치 스포츠’를 선보였다.
학생들에게 디지털 교과서가 있다면 교사에게는 전자칠판이 디지털 교육의 시발점이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전자칠판 업체들이 자사의 제품을 뽐냈다.
CVT 일렉트로닉스가 개발한 전자칠판은 고사양의 슬롯 PC가 내장되어 외부 연결선이 필요 없고 와이파이를 사용해 보다 간편함을 추구했다.
㈜아이엘에스 커뮤니케이션은 아예 전자칠판이 없어도 기존의 일반 녹색 칠판이나 화이트보드 혹은 TV 등의 전자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았다.
전시회에는 ‘맞춤형 AI 학습’ 업체들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타임교육은 월드 버텍(주)과 손잡고 ‘내 손안의 인공지능 선생님’이라는 이름을 단 인공지능 튜터링 서비스를 선보였다. 학생이 모르는 문제를 찍어 사진을 올리면 AI가 인식하고 답을 제공하고 채팅하고, 영상과 퀴즈를 제시해 학습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신기술이 교육 현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에게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켜야 한다는 것은 앞으로 미래 교육의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화두이다.
‘찾아가는 메이커 버스’를 운영하는 (사)엠에피교육공작소 측은 “점점 일상에서 손을 사용하는 일이 드물어지고 있다”며 “인간의 손과 머리를 사용해 상상하는 힘, 사고하는 힘, 느끼는 힘이 조화롭게 발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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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09-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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