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혈액은 대부분 조혈 줄기세포(혈액 줄기세포)에서 만들어진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과학계의 이런 통념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제안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알려졌던 조혈 줄기세포에서 분화하지 않는, 전혀 다른 유형의 혈액 전구세포(progenitor cell) 그룹이 생쥐 모델에서 발견됐다.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과 달리, 혈액을 만드는 ‘모세포'(mother cell) 유형이 하나가 아니고 둘이라는 뜻이다.
생쥐 실험 결과, 인간으로 치면 태아기부터 청년기까지의 혈액은 거의 다 새로 찾은 전구세포로부터 만들어졌다.
과학자들은 생쥐에서 발견된 이 ‘배아 다능성 전구세포'(eMPPs)가 인간에게도 똑같은 기능을 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 발견은 생물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특히 아동 혈액암 치료, 골수 이식, 노년기 면역 강화 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미국 ‘보스턴 칠드런스 호스피털'(Boston Children’s Hospital)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5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하버드 의대의 주요 교육병원인 ‘보스턴 칠드런스’는 미국 내에서 최고 수준의 아동병원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수년 전 자체 개발한 세포 ‘바 코딩 기술'(barcoding technique)로 생쥐 모델의 유전자를 조작했다.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에 쓰이는 ‘유전자 전위 효소’를 이용해 독특한 유전자 시퀀스(염기서열)를 생쥐 배아세포에 삽입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이들 배아세포에서 분화한 모든 세포의 DNA에 같은 시퀀스가 들어가, 유형별로 혈액세포의 기원이 어디인지 추적할 수 있었다.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은 하버드 의대 줄기세포 연구소의 페르난도 카마르고 교수는 “과거엔 이런 기술이 없었고 모든 혈액세포가 줄기세포로부터 생긴다는 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라면서 “이번 실험을 통해 새로운 생물학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세포나 B세포 같은 림프구는 종전에 생각한 것과 뿌리부터 달랐다.
실제로 대부분의 림프구는 혈액 줄기세포가 아니라 새로 발견된 eMPPs로부터 생겼다.
연구팀은 인간의 중년에 해당하는 생쥐에게서 eMPPs가 감소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약해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하나의 가설이 될 거 같았다.
비슷한 맥락에서 중년에 접어들면 eMPPs가 왜 주는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eMPPs를 적절히 조작하면 면역계의 회춘도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팀은 이론적으로 가능한 몇 가지 방법도 제안했다.
예컨대 성장 인자나 면역 신호 물질을 써서 eMPPs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 유전자 치료로 혈액 줄기세포를 eMPPs와 유사하게 만드는 것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발견에서 새로운 혈액암 치료법이 나올 거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연구팀은 우선 골수성 백혈병과 림프성 백혈병의 뿌리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고령자가 많이 걸리는 골수성 백혈병은 혈액 줄기세포에서 비롯되지만, 어린이에게 많이 생기는 림프성 백혈병은 eMPPs에서 기인할 거라는 얘기다.
연구팀은 백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쥐의 조혈 줄기세포와 eMPPs에 각각 어떤 충격을 주는지 실험하고 있다.
또 다른 혈액 모세포의 발견이 골수 이식의 혁명을 가져올지도 궁금하다.
과학자들은 생쥐에 골수를 이식할 때 eMPPs가 겨우 몇 주 견디다 죽는다는 걸 확인했다.
유전자 치료로 eMPPs의 장기간 접목을 유도할 수 있으면 훨씬 더 효과적인 골수 이식이 가능할 거라고 한다.
카마르고 교수는 “어린 골수 기증자에겐 eMPPs가 혈액 줄기세포보다 더 흔하다”라면서 “eMPPs가 성숙해져 림프구로 분화하면 면역계가 더 좋게 재구성되고 접목 후 감염 합병증도 덜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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