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핀테크를 이끄는 AI가 금융산업 변화 선도

[AI 돋보기] 금융업무뿐만 아니라 비금융업무에도 적용

금융혁신을 이끄는 핀테크 ⓒDepositphotos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신조어로 ‘금융을 위한 기술 혁신’으로 정의할 수 있다.

2015년 당시만 해도 핀테크의 정체성은 모호했다. 핀테크라는 추세가 새롭게 등장했지만, 기존과 구분할 기술적 차별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 IT라고 불리던 것이 핀테크라는 용어로 바뀐 것뿐이었다. 실제로 금융전산 담당 종사자 또한 핀테크에 회의적인 경우가 많았다.

참고로 2015년은 인공지능(AI)이 주목받기 전이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핀테크의 기술적 차별성을 ‘모바일뱅킹’과 ‘디지털 자산(혹은 블록체인)’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에서는 핀테크를 기술적 혁신보다는 인식의 전환 혁신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기존의 경우 IT는 금융에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지원 도구에 불과했지만, 핀테크 시대에는 IT가 금융 서비스 혁신을 이끄는 주체로서 역할을 한다는 식이었다.

정리하면 2015년 당시 핀테크는 금융에서 IT 비중이 커졌음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된 셈이다.

물론 지금의 핀테크는 인식의 전환뿐만 아니라 기술에 의한 혁신도 내재돼 있다. AI와 디지털 자산이 함께 핀테크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자산의 경우 원천기술인 블록체인이 중심이 되어 금융 서비스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AI 또한 핀테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산업에서 AI 역할은 방대하다. 금융업무뿐만 아니라 비금융업무에도 AI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AI가 핀테크로서 금융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펴보자.

재무관리, 사람보다 AI를 더 신뢰

지난 2월 오라클은 금융산업에서 AI 적용 현황과 전망에 관해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오라클은 14개국 금융산업에서 소비자와 임원 총 9000명 대상으로 조사했다.

오라클에 따르면 51% 기업이 AI를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56%의 임원은 AI가 5년 뒤 금융전문가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의 경우 42%가 5년 뒤 재무관리자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응답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재무관리에 있어 사람들이 AI를 더 신뢰한다는 것이다. 67%의 응답자가 재무관리에서 사람보다 AI를 더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오라클 연구결과는 AI가 여러 금융업무에 활용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AI는 오래전부터 금융업무에 활용돼왔다. 특히 투자분석에 주로 활용됐다.

퀀트(Qunat)가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정량적 분석(Quantitative Analyst)의 약자로 수학모델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기술이다. 시카고 대학교수인 마이런 솔즈(Myron Scholes)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인 로버트머튼(Robert C. Merton)가 투자 가격 예측 모델을 만들어 투자 전문 회사인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Long Term Capital Management)라는 회사를 설립한 것을 시초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성과로 1997년 노벨경제학을 수상했지만 러시아 경제 위기 변수를 고려하지 못해 1998년에 파산 위기를 겪었다.

이후 수학 기반 투자모델을 발전하기 시작했고, 시타델(Citadel), 르네상스 테크놀로지(Renaissance Technologies) 등 여러 퀀트 기반 기업들이 생겨났다.

현재 퀀트는 기계학습을 적용해 투자모델을 발전해나가고 있다. 기존 퀀트는 사람이 세운 수학적 근거 투자모델에만 기반했다. 현재는 기계학습 방식을 투자모델에 적용하고 있는데, 투자 시스템이 데이터를 학습해 투자모델을 스스로 만드는 방식이다.

기계학습 기반 퀀트는 알파고 등장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8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를 기반한 퀀트 펀드 규모가 1조 달러(약 1200억원)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퀀트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로 확장할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는 퀀트와 분리되어 정의되는 경우가 많다. 기계학습 적용 유무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은 퀀트에 기계학습 모델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앞서 살펴봤듯이 최근 추세는 퀀트에도 기계학습을 적용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로보어드바이저에도 퀀트의 투자모델이 적용된 경우도 있다. 두 기술의 투자모델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기계학습 적용 유무로 퀀트와 로보어드바이저를 분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퀀트는 로보어드바이저 안에 속한 기술로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퀀트는 로보어드바이저가 개인에 적정한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리 기술로도 볼 수 있다.

여러 은행에서는 이미 로보어드바이저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은 케이봇쌤이라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출시해 제공하고 있다. 그 외 신한은행의 쏠리치, 우리은행의 우리로보알파, 하나은행의 하이로보 등이 있다.

비금융업무에도 적용되는 AI

핀테크에서 AI는 투자 예측과 같은 금융업무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비금융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오라클 조사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9% 임원은 AI를 금융 사기 방지에 활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20%는 청구서 발행에 활용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에서는 금융 사기 방지 일환으로 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개발이 한창이다. 2019년 금융감독원은 IBK 기업은행과 함께 성문을 가지고 보이스피싱을 탐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금융결제원은 AI를 기반으로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를 추적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 외 여러 비금융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삼성전자에서 개발한 인공인간 ‘네온(Neon)’을 은행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AI를 인사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AI는 금융산업의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IT가 금융혁신을 이끄는 핀테크에서 AI가 차지할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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