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스마트교육… 현재와 미래

쿰풀라이넨 헬싱키대 교수 인터뷰

3년마다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PISA) 평가에서 줄곧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가 핀란드다. 그러나 이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핀란드 교육 제도다. 핀란드는 수업료 없는 ‘평등주의 노르딕 제도’(egalitarian Nordic system)를 통해 높은 수준의 교육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핀란드에서 스마트교육 전문가, 크리스티나 쿰풀라이넨(Kristina Kumpulainen) 헬싱키대 교수가 내한했다. 쿰풀라이넨 교수는 교육학을 전공했지만 과학에 관심이 많다. 2002년 과학교육에 있어 융합적인 방법론을 기술한 저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 핀란드 정부는 21세기 교육이 시간, 장소, 공간을 넘어선 글로벌 교육이 돼야 한다고 보고, 그 수단으로 스마트교육을 도입하고 있다. ⓒ핀란드 교육위원회


그는 핀란드 학술원 회원이면서 교육위원회 자문위원으로 미래 스마트교육 플랜을 세워나가는 중책을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의 언어교육을 컴퓨터, 휴대폰 등의 미디어와 융합해 새로운 학습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스마트교육은 기술이 아니라 문화

쿰풀라이넨 교수는 “스마트교육이 단순한 지식 재생·전달 수단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스마트교육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인 학생들이 미래 새로운 사회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것. 지금 핀란드에서는 그 창조 가능성에 대해 면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교육 도입에 있어 가장 중시하는 첫 번째 원칙은 학생들의 문화다. 교육관계자들은 “스마트 교육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라고 질문하지 않고 “학생들이 스마트하냐?”고 물으면서 학생들이 정말로 스마트교육을 받아드릴 준비가 돼 있는지 그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크리스티나 쿰풀라이넨(Kristina Kumpulainen) 헬싱키대 교수

이는 스마트교육을 시스템 차원이 아닌 문화 차원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술만으로는 교육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기술을 적용해 학생들의 문화를 바꾸는 작업이 가능한지 그 여부를 신중하게 분석하고 있으며,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스마트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원칙은 핀란드 교육의 핵심가치 중의 하나인 형평성이다. ‘모든 아이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는 이 형평성을 손상하지 않기 위해 전국에 있는 학교에 차별이 없는 스마트교육 환경을 조성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에서는 교육당국이 학교를 대상으로 감사활동을 하지 않는다. 학교 간의 순위도 매기지 않는다. 많은 부분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는데, 그런 만큼 학교 간의 형평성 있는 스마트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교육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쿰풀라이넨 교수는 그러나 21세기 교육환경은 글로벌한 차원으로 시·공간이 넓어졌으며, 학습 형태 역시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실의 안과 밖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기존 과목을 넘어선 다문화적인 교육을 해야 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 과정 속에서 스마트교육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런 차원에서 핀란드 교육부가 새로운 스마트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쿰풀라이넨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 핀란드 교육제도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신뢰다. 신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교사와 학생들 간의 신뢰, 정부와 학교들 간의 신뢰, 교사와 학부모, 정부와 학부모 간의 신뢰 등 다양한 신뢰가 결합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 스마트교육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고 있는가. 중요한 부분을 말해 달라.

“중요한 것은 다양한 주제들을 통합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여러 과목을 서로 연결해 통합 커리큘럼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세심하게 구성돼 있는 기본과목을 토대로 여러 과목을 융합해 학생들 입장에서 좀 더 포괄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만들고 있다.”

– 통합 커리큘럼을 만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21세기는 글로벌 세상이다. 학생들에게 포괄적인 사고가 전수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학제적(多學際的)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핀란드 정부의 생각이다.”

– 통합 커리큘럼을 만드는데 애로사항은 없는지.

“핀란드 학교들은 국가적 커리큘럼 안에서 자유롭게 기본과목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매우 다양한 내용들을 가르치게 되며, 통합 교과과정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러나 학교 간, 교사들 간에 협력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 21세기 교육에 있어 스마트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교육혁신을 이룰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다학제적인 교육을 위해 스마트교육 시스템 활용이 가능하다. 핀란드 정부가 스마트교육을 도입하려는 것은 스마트교육 시스템 기술 때문이 아니라 21세기 글로벌 교육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 21세기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무엇보다 학생들이 배우는 일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창의성, 협력문화, 개인·사회적인 웰빙 등에 대해 관심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정규 교육과정과 비정규 교육과정을 연결하고, 더 나아가 일자리와 연결하는 교육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학제적인 포괄성과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 현재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교육 시스템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성공할 수도 있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교육의 씨를 핀란드 교육에 뿌렸다는 것이다. 이 씨에서 나온 싹을 잘 키우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핀란드에서는 다양한 민간기구들을 통해 스마트교육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으고(입찰) 있다. 좋은 안들을 도출해 채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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