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나는 인체 기관인 피부는 노화나 병적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고운 피부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은 얼굴에 기미나 주근깨가 생기는 듯하면 햇빛 차단제를 바르고, 보습 크림과 각종 미용화장품으로 피부를 보호한다.
피부는 사람들의 이런 의도와는 약간 다른 측면에서 자체적인 보호기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섬유아세포(fibroblasts)다.
섬유아세포는 세포 외 기질과 콜라겐을 합성하는 생물학적 세포의 한 종류로서, 동물조직에서 구조적 틀을 만드는 가장 흔한 결합조직이다. 피부의 섬유아세포 역시 결합조직을 생성하고 피부가 상해에서 회복되는 것을 돕는, 피부 깊숙한 곳에 있는 특화된 세포다.
일부 섬유아세포는 표피 아래의 진피 밑에 존재하는 지방세포로 전환돼 피부를 통통하고 젊게 보이도록 한다. 이와 함께 피부 감염과 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펩티드를 생산한다.
피부의 현미경 사진. 파란색은 피부세포, 녹색은 지방세포를 나타낸다. 지방세포층은 인체 깊숙히 침입하려는 세균을 막는 최종 방어막을 형성한다. CREDIT : UC San Diego Health
노화에 따라 섬유아세포 지방 전환능력 상실
미국 캘리포니아(샌디에고) 의대 연구팀은 최근 연구에서 섬유아세포가 어떻게 지방세포로 발달하는지를 보여주는 한편,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이 과정이 중단되는 경로를 확인해 냈다. 이 연구는 의학저널 ‘면역’(Immunity) 26일자에 발표됐다.
논문 시니어 저자이자 피부과 주임교수인 리처드 갈로(Richard Gallo) 석학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피부가 노화되는 동안 어떻게 지방 형성 능력을 잃게 되는가를 발견했다”고 말하고, “노화에 따라 섬유아세포가 지방으로 전환되는 능력을 상실하면 피부가 감염에 대처하는 능력이나 겉으로 보이는 외양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체중이 늘면 섬유아세포가 지방세포로 전환되는데 도움을 줄까. 그렇지는 않다. 비만은 감염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을 방해하기 때문에, 체중을 늘리는 것이 피부 섬유아세포를 지방세포로 전환시키는 길은 아니다.
TGF-β가 차단 역할
대신 연구팀은 TGF-β (transforming growth factor beta)라고 불리는, 많은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이 피부 섬유아세포가 지방세포로 전환되는 것을 막고 항균 펩티드인 카텔리시딘(cathelicidin)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고 보고했다.
갈로 교수는 “아기들은 피부 아래에 이런 종류의 지방이 많아 일부 감염들을 대처하는데 효과가 있으나, 노화된 피부 섬유아세포는 이런 능력과 함께 피부 아래에 지방을 생성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래에 지방층이 있는 피부는 더욱 젊게 보인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피부의 외양은 지방 손실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연구팀은 쥐 모델에서 화학 차단제를 사용해 TGF-β 경로를 억제했다. 그러자 피부가 좀더 젊었을 때의 기능을 회복해 피부 섬유아세포를 지방세포로 전환시켰다. 유전자 기술로 생쥐에서 그 경로를 정지시켜도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났다.
면역시스템 이해에 도움
이 같은 특정 지방세포가 노화에 따라 소실되는 생물학적 과정을 이해하면, 피부가 포도상구균과 같은 적들과 맞서 싸우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S. aureus)]은 피부와 심장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병원균으로, 습진 같은 피부병을 악화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포도상구균이 항생제 저항성을 갖게 되면 MRSA(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로 알려진 항생제 내성균이 되며, 이는 현재 미국에서 감염으로 인한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갈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유아의 면역시스템을 잘 이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또한 비만과 당뇨병, 자가면역질환에서의 문제점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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