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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의 수학 [한국일보 공동] 수학으로 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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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것 하나하나가 모두 신비롭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압권은 이집트의 피라미드라고 할 수 있다. 실제 피라미드에 얽힌 미스터리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한 예가 피라미드의 무게중심이다. 미라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부패하지 않는 것은 방부 기술이 뛰어나서이지만, 파라오의 무덤을 피라미드의 무게중심에 배치한 것도 한 이유가 된다고 한다.


피라미드의 무게중심은 우주의 에너지를 흡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한 실험에 의하면 무게중심에 녹슨 면도날을 놓으면 녹이 사라진다고 하니, 믿기는 어렵지만 무게중심에 신통한 효력이 있기는 한가 보다.


피라미드 중에도 돋보이는 것은 카이로에서 서쪽으로 15km 떨어진 곳에 우뚝 서있는 3개의 거대한 피라미드와 주변에 있는 6개의 작은 피라미드로, 일명 기자(Giza)의 피라미드라고 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이 쿠푸왕의 대피라미드이다. 그런데 이 피라미드가 위치하는 곳은 그리니치로부터 경도 31°인 수직선과 북위 30°인 수평선이 만나는 지점으로, 지구 대륙의 넓이를 4등분하는 점이다. 피라미드의 위치에는 세계의 중심에 피라미드를 세우겠다는 이집트인의 의지가 담겨 있다.


피라미드의 존재를 신비화하는 다양한 해석을 접하다 보면 혹시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치밀한 계획 없이 피라미드를 세웠는데, 후손들이 여러 가지로 분석해 보고는 피라미드에 심오한 의미를 부여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쿠푸왕의 피라미드에 담긴 수학적 해석을 보면 꿈보다 해몽이 아니라 실제 꿈 자체가 대단했을 것이라고 인정하게 된다.


피라미드는 밑면이 정사각형이고 옆면에 네 개의 삼각형이 모이는 사각뿔 모양이다. 피라미드의 수치는 로얄큐빗(royal cubit)이라는 단위로 표시되어 있는데, 1로얄큐빗을 현재의 미터법으로 고치면 약 0.524미터이다.


피라미드의 높이는 280로얄큐빗이고, 밑면을 이루는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는 440로얄큐빗이므로 밑면의 둘레는 4를 곱한 1,760로얄큐빗이다. 피라미드의 밑면의 둘레와 높이의 비를 구해보면 원주율 π에 2를 곱한 값으로, 원의 둘레와 반지름의 비와 같다.


이는 피라미드에 지구를 담아내고자 하는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피라미드의 밑면의 둘레를 지구의 둘레로, 피라미드의 높이를 지구의 반지름으로 생각하면 그 비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피라미드에는 원주율 π 뿐 아니라 황금비도 들어 있다. 피라미드의 옆면을 이루는 삼각형의 높이는 356로얄큐빗이고, 밑면인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의 반은 220로얄큐빗으로, 그 비를 구하면 약 1.618이 된다. 이는 바로 인류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 온 황금비이다.


피라미드는 기원전 2,550년경에 건축되었으므로, 4,600여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지금까지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건축물로서의 불가사의 뿐 아니라 피라미드에 담긴 수학적 원리까지 고려하면 피라미드의 신비감은 점점 더해만 가는 것 같다.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저작권자 2004-08-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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