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온 가스, 동중국에서 다량 배출

2013년부터 급증…추가 지속 배출 우려

지구 대기의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으로 밝혀져 생산과 제조가 금지된 프레온 가스(CFC, 염화불화탄소)가 동중국에서 대량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존층이 파괴되면 지상에 내리쬐는 태양 자외선이 많아져 피부암이나 백내장, 면역계 질환이 발생하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영국과 한국, 일본, 미국, 호주, 스위스 국제협동연구팀은 중국 산둥성과 허베이 성 지역에서 금지된 프레온가스의 연간 배출량이 2013년 이래 약 7000톤까지 증가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22일 자에 발표했다.

이 배출량은 전 지구 프레온가스 증가량의 40~60%에 달하는 양으로 알려진다.

지난해에도 가장 중요한 오존 파괴 물질 중 하나인 CFC-11의 방출량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나온 바 있다. 유엔 환경국(UNEP)과 오존사무국(Ozone Secretariats)은 이런 원인을 알 수 없는 프레온가스 배출 증가를 심각하게 우려했으나, 정확한 배출 증가량과 배출 지역은 밝히지 못했었다.

제주도 고산 관측센터와 일본 하테루마 대기관측소 측정치로 추산한 2008~2012년 사이(왼쪽)와 2014~2017년 사이(오른쪽)의 프레온가스 배출량 비교. 주로 산둥성과 허베이성 주변 지역에서 배출량이 늘어났다.  CREDIT: University of Bristol

제주도 고산 관측센터와 일본 하테루마 대기관측소 측정치로 추산한 2008~2012년 사이(왼쪽)와 2014~2017년 사이(오른쪽)의 프레온가스 배출량 비교. 주로 산둥성과 허베이성 주변 지역에서 배출량이 늘어났다. ⓒ University of Bristol

“보고 없이 생산 사용”

프레온가스 배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은 이 기체가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지난 2010년부터 단계적으로 퇴출됐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어디에서 이를 생산해 대기에 수천 톤을 방출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프레온가스는 냄새가 없는 무색의 안정된 기체여서 한동안 건물 단열재와 냉장고 및 기타 소비재를 만드는 발포제로 많이 사용됐었다.

사용이 금지된 2010년 이전의 사용물에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배출될 수도 있으나 이 양은 위의 배출 증가량에 비해 매우 작기 때문에 현재의 배출 증가는 오존사무국에 보고하지 않고 진행된 새로운 생산‧사용에 따른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영국 기상청 NAME 모델을 사용해 2014년 12월 어느 날의 제주도 고산 관측센터와 일본 하테루마 관측소로 프레온가스의 대기 이동을 시뮬레이션한 모습. 짙은 색상은 프레온가스 측정치가 크게 높아졌음을 나타낸다. 이 모델 정보는 2013년 경부터 시작된 동중국에서의 배출 증가를 추산하는데 사용돼 왔다.  CREDIT: University of Bristol

영국 기상청 NAME 모델을 사용해 2014년 12월 어느 날의 제주도 고산 관측센터와 일본 하테루마 관측소로 프레온가스의 대기 이동을 시뮬레이션한 모습. 짙은 색상은 프레온가스 측정치가 크게 높아졌음을 나타낸다. 이 모델 정보는 2013년 경부터 시작된 동중국에서의 배출 증가를 추산하는데 사용돼 왔다. ⓒ University of Bristol

2013년부터 프레온가스 배출 갑자기 증가

과학자들은 ‘고등 대기기체 실험(AGAGE)’ 네트워크와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의 지구관측부(NOAA GMD) 같은 지구 관측 네트워크를 통해 지난 40년 동안 대기 중의 프레온가스(CFCs)를 측정해 왔다.

논문 제1저자인 영국 브리스톨대 대기화학과 맷 릭비(Matt Rigby) 박사는 “최근 수십 년 동안 우리는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CFC 배출량이 줄어드는 것을 보아 왔다”며, “따라서 가장 중요한 CFC 가스 중 하나의 전 세계 배출량이 2013년 경부터 갑자기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프레온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면 대기 오존층과 남극의 오존 ‘구멍’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지연되게 된다.

제주도 고산 소재 온실기체 관측센터. 동중국의 프레온가스 배출 증가를 추정한 이번 새 연구에 고산 기지의 관측자료가 사용됐다.  CREDIT: 한국 기상청

제주도 고산 소재 온실기체 관측센터. 동중국의 프레온가스 배출 증가를 추정한 이번 새 연구에 고산 기지의 관측자료가 사용됐다. ⓒ 한국 기상청

한국과 일본 관측자료에서 단서 포착

그러면 어디에서 프레온가스가 새로 배출되는 것일까? 연구자들은 최근까지도 배출량의 일부는 동아시아에서 나올 것이라고 짐작만 하고 있었다.

논문 공저자로 AGAGE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론 프린(Ron Prinn)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처음에 우리 관측기지들은 잠재적인 배출처로부터 먼 거리에 설치돼 있었다”며, “그 이유는 대기의 대표적인 공기 표본을 수집해 지구 전체의 농도 변화를 관측하고 수명을 파악하는데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배출원을 정확하게 집어내기 위해 측정 기지를 산업화된 지역에 가깝게 설치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제주도 고산에 있는 경북대의 AGAGE 관측기지와 일본 국립환경연구소가 운영하는 하테루마 AGAGE-제휴 기지에서 단서가 포착됐다.

논문 공저자로 제주도 고산 ‘경북대 온실기체 관측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박선영 교수(지구시스템과학부)는 “우리 측정치는 공기가 산업화된 지역에 도달했을 때 오염으로 인해 수치가 치솟는 현상(spikes)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2012년 이후 이런 스파이크 규모가 증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것은 지역 어디에선가 배출량이 증가해 왔음을 가리킨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경북대 관측센터에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실시간 연속 관측한 고정밀·고밀도의 CFC-11 농도 자료를 활용했다.

대만과 가까운 일본 하테루마 섬의 관측기지에서도 비슷한 신호가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추가 배출 우려

영국 브리스톨대와 영국 기상청, 스위스 재료과학기술 연방연구소(Empa), 미국 MIT 등 국제 모델링 그룹팀은 어느 나라가 오염 수치를 증가시키는데 책임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오염된 공기 샘플의 출처를 확인하는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루크 웨스턴(Luke Western) 브리스톨대 박사후 연구원은 “우리 모델을 사용해 한국과 일본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중국, 특히 산둥성과 허베이 성 지역에서의 CFC-11 배출이 2012년 이후 해마다 약 7000톤씩 증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선영 교수는 “현재로서는 어떤 과정들에서 배출이 증가됐는지 분명치 않다”며, “전통적으로 프레온가스의 대기 중 배출은 생산 과정뿐 아니라 단열재에 초기 충진되는 과정에서도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프레온가스의 배출지가 생산지와 일치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현재 관측된 배출량 증가는 실제 생산된 전체 프레온가스 양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고, 프레온가스가 사용된 새로운 단열재들에서 지속적으로 추가 배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프레온가스 배출 증가는 오존층을 2050년까지 1980년대 수준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 유엔과 국제 사회의 노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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