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말라리아는 가장 위험한 전염병으로 꼽힌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중동 등에서 매년 60만 명 이상의 말라리아 사망자가 나온다.
말라리아는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 원충이 감염되는 일종의 기생충병이다.
병원체인 말라리아 원충은 단세포 진핵생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전혀 다르다.
말라리아 원충은 5종이 알려졌으나, 가장 위험한 건 ‘열대열 원충’, 약칭 Pf(Plasmodium falciparum)다.
국내엔 ‘삼일열 원충'(P. vivax) 한 종만 발견되는데 기본적인 치료제가 잘 들어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가장 환자가 많이 나오는 아프리카 동남부 같은 곳에서 말라리아는 거의 풍토병이 됐다.
그런데 말라리아 감염이 일상화된 이 지역 주민들도 새로운 변이 원충이 나타나면 다시 감염된다.
이른바 ‘교차 면역'(cross-immunity)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를 독일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면역 기억’에 관여하는 ‘보조 T세포’가 말라리아 원충에 대해선 폭넓게 면역 반응을 유도하지 못했다.
독일 암 연구 센터(DKFZ)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저널 ‘사이언스 면역학'(Science Immunology)에 논문으로 실렸다.
사멸한 Pf 종충(種蟲 ㆍsporozoite)으로 실험 백신을 만들어 투여하면 모기에 물렸을 때 이 종충이 감염하는 걸 억제하는 면역 반응이 생긴다.
DKFZ 연구팀은 말라리아 백신의 어떤 단백질 시퀀스(protein sequence)에 보조 T세포(helper T cell)가 반응하는지 밝혀내고자 했다.
백신은 CSP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게 디자인됐다.
말라리아 원충은 종충 단계에서 인간에게 감염된다. 이 종충의 표면에 나타나는 단백질 중 가장 많은 게 CSP다.
말라리아 백신을 개량하려면 면역 반응으로 어떤 방어 항체가 생기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런데 항체는 여포성(follicular) 보조 T세포에 의존해 생성된다.
B세포가 형질세포(항체 생성 세포)나 기억 B세포로 변하려면 이 보조 T세포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연구팀은 백신에 들어 있던 죽은 Pf 종충을 분리해 자원자에게 주입했다. 자원자는 말라리아에 걸린 적이 없는 유럽인 혈통으로 선별했다.
그런 다음 몸 안에 유도된 ‘Pf 식별’ 여포성 보조 T세포를 단세포 수준에서 분석했다.
여기서 놀랄 만한 결과가 나왔다.
보조 T세포의 수용체가 표적으로 삼는 건 주로 CSP 단백질의 아미노산 두 개(311번, 333번)였다.
또 서로 다른 T세포 클론(clone) 간에는 ‘교차 반응성'(cross-reactivity)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헤다 바르데만 면역학 부교수는 “보조 T세포 수용체는 원래 백신에 존재했던 CSP의 항원결정기하고 정확히 결합했다”라면서 “어떤 경우엔 단 하나의 아미노산만 빗나가도 결합을 허용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열대열 원충의 경우 CSP 단백질의 두 아미노산 영역에서 높은 수준의 ‘연쇄 다형성'(sequence polymorphism)이 생긴다는 걸 시사한다.
보조 T세포의 수용체가 말라리아 원충의 항원결정기와 결합할 때 보이는 이런 엄격성이 자연 감염에 따른 면역력 생성을 막는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말라리아 감염에 항상 노출돼 있는데도 아프리카 주민한테 면역력이 생기지 않고,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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