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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순강 객원기자
2021-02-04

폭설·한파 등 한반도 '기온 변동성' 커진다 온난화로 인한 대기 흐름 변화와 해수 온도 상승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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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우리나라 날씨는 역대 최고의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8일에는 기온이 영하 18.6도까지 떨어져 20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가 2주 후에는 1월 하순 기온으로는 역대 최고로 따뜻한 기온을 기록했다. 즉 한 달 내에 역대 최저와 최고 기온을 기록해 역대 최고의 변동 폭을 나타냈다.

3일 '지구 온난화 속 한파:겨울철 기상재해 바로 알기'를 주제로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영상 캡처

지구온난화 속 한파 발생 이유는?

그렇다면 기후변화로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는데 왜 이처럼 한파가 발생하는 것일까. 3일 열린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에서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미래기반 연구부 팀장은 그 이유를 “온난화가 균등하게 일어나지 않고 지역별로 차이를 보여 대기 흐름의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온난화가 지구 전체를 골고루 더워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북극을 좀 더 집중적으로 뜨거워지게 하고 있다는 것. 그로 인해 북극 얼음이 녹아내리고, 얼음이 사라진 곳에는 엄청난 양의 열과 수증기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북극의 고온 현상으로 제트 기류가 약해져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게 됐고 우리나라를 경계로 북서쪽에 대륙 고기압이, 북동쪽에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찬 북풍 기류를 강화시켜 한파를 야기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환경부와 기상청이 펴낸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 2020’에 따르면 최근 영하 12도 이하의 한파 발생 빈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 지구 평균 지표 온도가 1880~2012년 동안 0.85℃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912~2017년 동안 약 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반도의 기온 변동성이 전 지구적인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미래기반연구부 팀장이 '한반도의 미래 기후변화와 기상재해'를 주제로 발제했다.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영상 캡처

온난화에 따라 한반도의 한파 양상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변 팀장은 “미래 한파는 우리가 앞으로 계속 밝혀내야 할 여러 가지 요소들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쉽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온난화에 따른 대기 흐름의 변화가 당분간은 극한 저온과 같은 한파의 발생 가능성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온난화는 한파와 같은 극한 기온 변화를 초래하고 그것이 여러 재난재해와 연결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온난화 정도가 과거에 비해 빨라지고 있어 그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고 이에 대한 과학기술적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폭설, 한파 등 한반도 '기온 변동성' 일상화

정지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도 “한파의 전체 발생은 줄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쪽에서 내려오는, 강하고 오래가는 한파는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겨울철 평균기온은 오르더라도 변동성이 커지면서 강하고 파괴적인 한파 발생 가능성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런 한반도 겨울 특성 변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는 혹한뿐 아니라 폭설도 예년보다 빈번했다. 전국 평균 눈 내린 일수가 7.2일로, 1973년 관측 이후 1위를 기록했다. 대설주의보도 올해 들어 서울에만 벌써 5번째 발령되면서 최다 기록을 깰 전망이다. 이처럼 올해 폭설이 잦은 이유 역시 온난화로 인한 북극 한파와 라니냐 현상이 겹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가 '지구온난화 속 북극 한파의 이해'를 주제로 발제했다.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 영상 캡처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동태평양 지역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내려가는 라니냐 현상이 발생해 상대적으로 서태평양 지역의 바닷물 온도가 상승했다. 온난화로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한반도 주변의 따뜻해진 수온으로 발생된 수증기가 만나게 되면서 잦은 폭설이 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평균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징으로 인해 극단적인 기온 변동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일상화될 것”이라며 “특히 우리나라의 해수면 온도가 지구 전체 중에서도 가장 많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 많은 수증기가 증발할 때 북극 한파가 내려오게 되면 어김없이 폭설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처럼 국지적이고 갑작스러운 잦은 폭설에 대한 국가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21-02-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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